"제주도가 왜 사업자 책임까지 떠안나"...한화 애월포레스트 의혹 확산

물 사용량 하루 '4300톤'...어승생 증설계획도 연기됐는데 어떻게?
지구 지정심의 앞두고 도의회 이어 지역 국회의원도 강한 우려
문대림 의원 "도시계획위원회, 용수공급계획 철저히 검증해야"

2026-10-21     윤철수 기자
애월포레스트

제주시 애월읍 중산간 일대에서 추진 중인 한화그룹 계열사의 애월포레스트 관광단지 조성사업을 둘러싼 논란과 의혹이 확산되는 가운데, 이 사업의 관광단지 개발진흥지구 지정 심의를 앞두고 제주도의회뿐만 아니라 지역 국회의원도 강한 우려를 제기하고 나섰다.

공공 상수도인 어승생정수장의 물 공급 여력이 한정된 상황에서 해당 사업계획상 하루 물 사용량이 4300톤에 달하는 것으로 제시되면서, 중산간 난개발은 물론 지하수와 생태계를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특정 사업자의 용수 확보 부담까지 제주도정이 떠안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는 23일 도시계획위원회 전체회의를 열어 애월포레스트 관광단지 개발진흥지구 지정 심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 사업과 관련해서는 환경성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가운데, 최근에는 용수 공급계획의 적정성 논란까지 더해지고 있다.

애월포레스트 개발사업 환경영향평가서에는 하루 물 사용량이 총 4327톤으로 제시됐다. 이 가운데 상수도를 통한 물 사용량은 2988톤, 사용한 물을 정화해 재사용하는 중수도 이용량은 1289톤이다. 사업자는 용수 공급을 위해 인근 광역상수도와 연결되는 관로 등 공급망 체계를 자부담으로 구축하겠다고 제시했다.

그러나 지하수자원특별관리지역에 포함된 사업 예정지 일대는 어승생수원지에서 물을 공급받는 지역이어서 공공 상수도 공급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어승생수원지는 현재 제주시 동부지역까지 물을 공급하고 있다. 제주도가 지난해 8월과 올해 6월 각각 고시한 수도정비계획 부분변경 내용을 보면, 어승생정수장의 하루 5800톤 증설 시기는 당초 2025년에서 2035년으로 10년 연기됐다.

이에 따라 2025년과 2030년의 계획 시설용량도 하루 2만800톤에서 1만5000톤으로 조정됐다.

어승생정수장 증설이 크게 늦춰지면서 해당 사업의 용수 공급에도 어려움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현재 추진 중인 제주시 조천읍 교래정수장 신설이 이뤄질 경우 어승생정수장의 수도 공급 부담이 줄어들 가능성은 있다. 그럼에도 이 경우 제주도정이 사업자의 용수 확보 책임까지 떠안게 되는 것 아니냐는 부담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 "제주도가 사업자 용수확보 책임까지 떠안아선 안 돼"

이와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문대림 국회의원(제주시갑)은 21일 입장자료를 내고, 23일 예정된 애월포레스트 관광단지 개발진흥지구 지정 심의와 관련해 "제주도가 사업자 용수확보 책임까지 떠안아선 안 된다"며 철저한 검증과 신중한 판단을 촉구했다.

문 의원은 “수원량 감소로 어승생정수장 증설계획이 불과 10개월 만에 10년 뒤로 연기된 상황에서 대규모 관광단지에 추가로 물을 공급하는 것이 가능한지 철저히 검증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사업자가 수립해 제시해야 할 용수 공급계획을 제주도가 공공 상수도 시설 확충과 급수체계 조정을 통해 대신 해결하려는 것은 아닌지, 관련 법령과 행정절차에 문제가 없는지도 따져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질의하고

이어 “제주도는 수도정비계획 부분변경이 한라산 계곡의 수원량 감소에 따른 조치이며, 애월포레스트 개발사업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라며 “그러나 앞서 제주도 상하수도본부는 애월포레스트 사업부지가 상수도 급수구역 밖에 있어 현행 시설로는 물 공급이 불가능하지만, 개발사업 승인 이후 수도정비계획에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고 지적했다.

또 “제주도는 교래리 신규 정수장 조성을 통해 동부지역의 기존 용수 수요를 대체하고, 어승생 수계의 급수체계를 조정하면 서부지역 공급량을 늘릴 수 있다는 입장도 제시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문 의원은 “제주도가 수계 전환을 통해 용수를 공급할 수 있다고 설명하지만, 정수시설을 확충하고 물 공급 경로를 바꾼다고 해서 실제 수원량까지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라며 “와이계곡의 수원량 감소로 정수장 증설계획까지 변경한 상황에서 서부지역에 추가로 공급할 수 있는 물량이 얼마나 되는지 명확한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기후에너지환경부의 수도정비기본계획 수립지침은 개발계획이 확정돼 공식적으로 인정된 경우에 한해 해당 개발사업의 용수 수요를 반영하도록 하고 있다”며 “제주도가 수도정비계획에 애월포레스트의 용수 수요를 직접 반영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아직 확정되지 않은 민간 개발사업에 대한 용수 공급 가능성 판단이 사업 추진의 근거로 활용된 과정이 관련 지침의 취지와 행정절차에 부합하는지 따져봐야 할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전략환경영향평가 협의 조건의 이행 여부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문 의원은 “전략환경영향평가에서 사업자에게 적정한 용수 공급계획을 수립·제시하도록 요구한 것은 사업 추진에 앞서 용수 확보의 실현 가능성과 지속가능성을 확인하라는 취지”라며 “사업자가 이러한 조건을 실질적으로 이행했는지 충분히 검증되지 않았다면 개발진흥지구 지정 심의를 진행하는 것이 타당한지 재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개발진흥지구 지정을 위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와 관련해서는 “제주 서부지역 주민들의 물 부족 우려가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개발사업을 서둘러 추진해서는 안 된다”고 거듭 주장했다.

이어 “사업부지의 입지 적정성과 용수 공급계획의 실현 가능성, 전략환경영향평가 협의 조건의 이행 여부는 물론 관련 행정절차의 법적·절차적 적정성까지 충분히 검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양영식 의원(연동 갑)도 행정사무감사 등에서 이 사업의 용수공급 문제 등을 집중적으로 제기하며 제주도당국의 신중한 판단을 촉구한 바 있다. 

◇ 논란의 애월포레스트 개발사업은?

한편 애월포레스트 관광단지 조성 사업은 제주시 애월읍 상가리와 어음1·2리 일원 125만㎡ 부지에 관광숙박시설과 휴양·체험시설 등을 조성하는 민간 개발사업이다. 총사업비는 1조7000억원 규모로, 2015년 제주오라관광단지 이후 10년 만에 추진되는 100만㎡ 이상 대규모 관광개발사업이다.

시행사는 애월포레스트PFV로, 한화호텔앤드리조트와 한화투자증권 등이 참여하고 있다.

사업 추진 과정에서 전략환경영향평가 및 환경영향평가 부실 논란을 비롯해 용수 공급 문제, 농지법 위반 논란 등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사업 예정지가 해발 300m 이상 중산간 지역이자 지하수자원특별관리구역에 포함돼 있어 중산간 난개발과 지하수 보전 문제를 둘러싼 우려가 계속 제기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