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거미 내려앉는 가을 골목길, '전조등 켜기'와 '일단 멈춤'부터

[기고] 허유리 / 서귀포시 정방동주민센터

2026-10-19     정방동주민센터 허유리

어느덧 아침저녁 바람의 결이 달라진 듯하다. 10월 중순으로 접어들며 오후 6시만 되어도 골목길 구석구석 어스름이 빠르게 내려앉는다. 계절의 변화는 풍경보다 빛의 길이에서 먼저 찾아오고, 안전업무를 마주하는 필자의 눈에는 이 무렵의 도로 풍경이 사뭇 긴장감 있게 다가온다.

가을 환절기는 운전자의 시야 적응력이 떨어지는 해 질 무렵(일몰 전후) 사고 위험이 특히 높은 때다. 실제로 연간 보행자 교통사고 사망자의 약 40% 이상이 10월부터 1월 사이에 집중되며, 특히 해 질 무렵인 오후 6시~8시에 가장 많이 발생한다. 퇴근길 차량과 저녁 후 산책을 즐기는 어르신들이 좁은 생활도로 위에서 뒤섞이는 데다, 어스름한 빛 속 어두운 옷을 입은 보행자는 쉽게 눈에 띄지 않기 때문이다.

이웃의 안전한 귀갓길을 지키는 방법은 일상 속 작은 배려에 있다.

첫째는 '전조등 조기 점등'이다. 해가 완전히 저물기 전, 어스레한 기운이 돌 때 미리 켜는 전조등은 내 시야 확보뿐만 아니라 보행자에게 내 위치를 알리는 신호다. 불빛 하나가 골목을 걷는 주민에게는 든든한 안전장치가 된다.

둘째는 '골목길 서행과 일시정지'다. 모퉁이를 돌거나 신호등 없는 횡단보도를 지날 때 누군가 나타날 수 있다는 마을으로 속도를 줄이고 멈추어 서는 배려가 필요하다. 아울러 보행자 역시 늦은 외출 시 밝음 옷을 입거나 휴대폰 불빛을 비추는 작은 주의가 큰 도움이 된다.

골목길은 단순한 통로가 아니라 우리 이웃이 숨 쉬며 살아가는 생활의 터전이다. 빛이 짧아지는 계절, 조금 일찍 켠 전조등 불빛처럼 서로를 향한 시야를 넓혀보자. 차보다 사람이 먼저인 따뜻한 골목은 오늘 저녁 우리가 켜는 작은 불빛 하나에서 시작된다.  <허유리 / 서귀포시 정방동주민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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