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4살 딸 사망 전 엄마의 반복된 안전 확인 요청...경찰 대응 도마
아이 엄마 "경찰 대응 미흡...사건 축소하는 것 아닌가 싶어"
경찰 "8차례 대면확인...강제로 개입할 수 있는 근거 없었다"
제주에서 40대 아빠와 4살 딸이 숨진 채 발견된 가운데, 사건 발생 전에 아이 엄마가 경찰에 아이의 안전 확인을 수차례 요청했던 것으로 알려지며 경찰의 대응이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아이 엄마는 이혼 소송 중 남편이 데리고 입국한 딸의 안전을 확인해달라고 경찰에 요청했지만 대응이 미흡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경찰은 수차례 대면 조사를 진행했으며, 당시 아동의 안전과 관련한 위험 요인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히고 있다.
지난 12일 오후 6시 6분쯤 서귀포시 표선면 한 공영주차장에서 "차량 안에 사람이 쓰러져 있다"는 내용의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는 차량 안에서 숨진 4세 ㄱ양과 40대 남성 ㄴ씨를 발견해 경찰에 인계했다. 두 사람은 부녀 관계인 것으로 확인됐다.
아이 아빠인 ㄴ씨가 몰던 렌터카가 지난 11일 오후 주차장 방면으로 올라가는 모습이 주변 폐쇄회로(CC)TV에 잡힌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 점을 토대로 숨진 시점을 11일 오후에서 12일 사이로 추정하고 있다.
유족과 제주경찰청 등에 따르면, 아이 아빠인 ㄴ씨는 호주에서 아내 ㄷ씨와 이혼 소송을 하던 중 지난해 10월쯤 딸을 데리고 한국에 입국했다.
ㄷ씨는 지난 3월 30일 서울가정법원에서 딸을 호주로 돌려보내 달라는 취지의 국제 아동반환청구 소송에서 승소했다.
1심에서 승소한 ㄷ씨는 딸을 데리고 가기 위해 호주에서 한국으로 왔다. ㄷ씨는 딸이 어린이집에 일주일 넘게 등원하지 않았다는 점을 확인해 4월 13일 경찰에 실종신고를 접수했다. 또, ㄷ씨는 ㄴ씨를 아동학대, 약취 유인 등의 혐의로 경찰에 신고하기도 했다.
당시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ㄱ양과 영상통화를 진행하고, 사건을 종결했다. 이튿날인 14일에는 ㄱ양과 ㄴ씨가 파출소에 직접 방문해 신변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호주로 돌아간 ㄷ씨는 호주대사관 등을 통해 ㄱ양의 안전을 확인해달라고 요청했다.
ㄷ씨는 지난 2일에는 ㄴ씨가 딸을 데리고 미국에 간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경찰에 도움을 요청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ㄷ씨는 국제아동반환청구 소송 2심에서도 승소했다. 지난 1일 아이 아빠인 ㄴ씨에게도 판결문이 송달됐고, 15일 아동 반환 강제 집행이 예정되어 있었다.
판결문 송달 이튿날인 지난 2일 아이 아빠 ㄴ씨는 어린이집에 "미국에 가게됐다. 아이를 더 이상 보내지 않겠다"고 알렸다.
이에 어린이집 측은 이 사실을 아이 엄마 ㄷ씨에게 알렸다. ㄷ씨는 같은날 경찰에 딸의 안전을 확인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경찰로부터 별다른 연락을 받지 못했다는 것이 ㄷ씨의 주장이다. 위험을 알렸는데도 대응이 미흡했다는 것이다. ㄷ씨는 "최대한 사건을 작게 만들려고 한 것이 아닌가 싶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부녀와 총 8차례 대면해 조사를 진행했지만 위험 요인은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 2일 안전 확인 요청은 단순 민원이라고 판단해 사건 접수가 정식으로 되지 않았다"며 "이후 3일부터 5일까지 연휴였고, 8일 외조모에게 연락을 하기까지는 다른 업무가 바빴던 점이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알리지 않고 아이를 데리고 갔다고 해서 약취유인이 되지 않는다. 불법적인 행위가 있어야 한다는 2013년 대법원 판례가 있다"고 설명했다. <헤드라인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