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온난화'에 뜨거워지는 제주 바다…이미 '아열대'로 변했다
제주 일부 해역 아열대 어종 출현비율 최대 '81.8%'
대형 상어.독성 해파리까지...아열대 어종 갈수록 확산
문대림 의원 "AI로 해양생태계 이상징후 선제 예측해야"
지구온난화와 해수면 온도 상승 등 기후위기가 심화되면서 제주 바다의 아열대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아열대 어종이 제주 일부 해역에서 전체 출현 어종의 80%를 넘어선 가운데, 대형 상어와 독성 해파리 등 위해·위험 해양생물의 출현도 증가하고 있다. 기후위기에 따른 해양생태계의 변화가 이미 우리 연안에서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2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문대림 의원이 한국해양과학기술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제주도 해역에서 아열대 해양생물이 갈수록 학산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2013~2023년 제주 연안 조사에서 신흥 해역의 아열대 어종 비율은 47.2~81.8%에 달했다. 사계는 50.0~66.7%, 신창은 45.2~58.5%, 북촌은 33.3~51.1%로 나타났다.
장기간의 조사에서도 제주 바다의 변화는 뚜렷했다. 제주 북부 북촌리에서 2012~2022년 실시된 조사 결과, 2015년 전체 출현 어류 32종 가운데 아열대 어류는 10종으로 31.3%였지만, 2022년에는 전체 42종 가운데 22종으로 늘어 비율이 52.4%까지 높아졌다.
아홉동가리와 독가시치, 긴꼬리벵에돔, 청줄돔, 범돔, 거북복, 강담돔 등 다양한 아열대성 어종도 제주 연안에서 확인됐다.
이 같은 변화는 제주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부산 기장 연안에서도 아열대 어종 비율이 2007~2009년 56%에서 2025년 71%로 상승했다. 당시 78종 가운데 44종이었던 아열대종이 2025년에는 전체 212종 중 151종으로 늘었다. 깃털제비활치, 롤나비고기, 황조어 등 아열대성 어종도 관찰됐다.
기후변화에 따른 해양생태계 변화는 어종 구성뿐 아니라 위해·위험 해양생물의 출현 양상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동해안 대형상어 혼획 건수는 2022년 1건에서 2023년 15건, 2024년 44건으로 크게 증가했다. 올해 4~6월 대형상어 출현도 46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2건보다 3.8배 늘었다.
해파리 피해도 급증했다. 해파리 쏘임사고는 2023년 744건에서 2024년 4224건으로 1년 사이 약 5.7배 증가했다. 해파리 특보 역시 올해 6월 제주를 시작으로 7월 부산·울산 등으로 확대됐다.
노무라입깃해파리를 비롯해 유령해파리, 커튼원양해파리, 작은상자해파리 등 다양한 독성 해파리가 국내 연안에서 확인되고 있으며, 맹독성 파란선문어와 열대·아열대성 바다뱀류의 출현 범위도 제주에서 남해와 동해 연안으로 확대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최근 부산 북항에서 대형상어 ‘부캉이’가 발견돼 국민적 관심을 모으면서 우리 바다의 변화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와 관계기관이 축적한 자료를 종합하면 특정 생물 한 종의 출현을 넘어 국내 해역 전반에서 어종 구성과 해양생물 분포가 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문대림 의원은 “부캉이가 국민적인 관심을 받고 있지만, 그 이면에서는 제주와 부산을 비롯한 우리 바다의 생물상이 빠르게 달라지고 있다”며 “제주 일부 해역에서 아열대 어종 비율이 80%를 넘고, 대형상어와 해파리 등 위해·위험 해양생물의 출현 양상도 달라지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는 해양생태계 변화가 발생한 뒤 조사하는 수준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그동안 축적한 해양생물 자료와 수중영상·음향·환경정보를 AI와 결합해 우리 바다의 변화를 상시 진단하고 이상징후를 사전에 예측할 수 있는 해양 AX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주 바다에서 나타나는 아열대 어종의 증가는 단순한 어종 변화에 그치지 않는다. 해수온 상승과 해양환경 변화가 지속될 경우 어종 분포와 먹이사슬, 어업환경 등 해양생태계 전반에 변화가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체계적인 장기 관측과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헤드라인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