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산읍 신산리 기획전 예술작품 훼손 논란..."아무리 생각이 달라도"
탐라미술인협회 "다른 생각은 예술작품 훼손의 이유 될 수 없어" 규탄
제주 제2공항 예정지와 인접한 서귀포시 성산읍 신산리 해안도로에 설치된 벽화 예술작품이 최근 붉은색 스프레이로 훼손된 사실이 확인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사단법인 탐라미술인협회는 2일 성명을 내고 “다른 생각은 예술작품 훼손의 이유가 될 수 없다”며 이번 작품 훼손 행위를 강력히 규탄했다.
최근 훼손된 것으로 확인된 작품은 2024년 신산리에서 진행한 기획전 '발화'의 일환으로 제작한 벽화다. '발화'는 제주 제2공항을 둘러싼 지역의 현실과 변화 속에서 개발이라는 이름 아래 무엇을 바라보고 무엇을 놓치고 있는지를 예술의 언어로 질문하기 위해 마련된 전시다.
협회에 따르면 해당 벽화는 인간뿐만 아니라 다른 생명체와의 공존을 의미로 담아 제작됐다. 특히 작품 설치에 앞서 신산리 마을회를 직접 찾아 작품의 취지와 내용을 설명하고 사전 협의를 거쳐 동의를 얻은 뒤 공식 작품으로 설치했다.
그러나 최근 현장을 확인한 결과 기존 벽화 위에 붉은색 스프레이가 뿌려지는 등 작품 일부가 훼손된 사실을 확인했다.
협회는 2024년 설치 당시 작품 모습과 2026년 9월 훼손된 작품 모습을 담은 사진자료를 함께 공개했다.
협회는 “예술작품이 담고 있는 생각과 메시지에 동의하지 않을 수 있고 작품을 비판할 수도 있다”며 “서로 다른 목소리가 존재하고 그 목소리들이 만나 질문하고 토론하는 것은 예술이 가진 중요한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훼손은 작가의 창작물에 대한 문제를 넘어 지역사회와의 협의를 바탕으로 이루어진 예술적 표현을 어떻게 존중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더 이상의 훼손 행위를 중단하고 예술가의 창작과 표현을 존중해 달라”고 촉구했다.
이어 이번 사건이 제주 제2공항을 둘러싼 찬반 대립의 또 다른 갈등으로 확대되는 것에 대해서도 경계했다.
협회는 “생각이 서로 다를 수 있다는 것 또한 민주적인 사회에서 존중돼야 한다”며 “하나의 표현을 지우고 그 위에 다른 표현을 덧씌우는 방식으로는 서로의 생각이 만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일을 계기로 예술가의 창작과 표현이 존중되고, 인간뿐 아니라 자연과 다양한 생명들이 함께 살아가는 제주에 대해 서로 다른 생각과 목소리가 자유롭게 표현되고 공존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협회는 작품 훼손 경위를 명확하게 확인하고, 참여 작가 및 관계자들과 협의해 작품 복원과 향후 대응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헤드라인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