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공항 갈등조정협의회는 '룰' 만드는 기구"…역할.기능 축소하나
위성곤 지사, '3대 방침' 재확인...갈등협의회 성격 달라지나
"갈등조정협의회, 찬반 결정 아닌 의견수렴 방식.절차 결정"
"내년 상반기까지 도민의견 수렴 후 국토부에 의견 제출 예정"
제주특별자치도가 내년 상반기까지 추진할 제2공항 갈등 해소 절차를 전담할 기구로 제시한 갈등조정협의회의 역할과 기능이 당초 구상보다 축소될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위성곤 제주도지사는 추석 연휴를 맞아 KCTV 제주방송 ‘이슈토크 팡’에 출연해 제주 제2공항 갈등문제 등 제주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위 지사는 이 자리에서 제2공항과 관련해서는 최근 발표한 갈등 해소를 위한 ‘3대 방침’을 재확인했다. 다만 법적 근거를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갈등조정협의회의 기능에 대해서는 “‘룰’을 만드는 기구”라고 설명하며, 협의회의 역할을 확대 해석하는 데에는 선을 그었다.
이는 갈등조정협의회 운영 구상과 관련해, 법적 근거 논란이 확산되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앞서 위 지사는 도민 자기결정권 행사를 통해 갈등해소 절차를 진행하겠다며 소위 '3대 방침'을 발표한 바 있다. ‘3대 방침’은 △환경영향평가서 초안 제출 즉시 중점평가사업 지정 및 갈등조정협의회 구성 △주요 쟁점에 대한 전문기관 교차검증 △도민 결정권 행사를 위한 의견 수렴으로 요약된다.
환경영향평가서 초안이 제출되면 즉시 제2공항을 중점평가사업으로 지정하고, 전문기관을 확대해 주요 쟁점에 대한 교차검증을 실시하는 한편, 도의회 동의 절차에 앞서 도민 의견을 수렴하는 방식으로 갈등 해소 절차를 진행하겠다는 구상이다.
이 같은 절차를 진행할 전담기구로는 제주특별자치도 ‘공공갈등 예방과 해결에 관한 조례’에 근거한 갈등조정협의회를 구성하고, 환경부 예규에 따라 중점평가사업 지정과 함께 구성되는 환경영향조정협의회의 기능과 역할까지 맡기는 방안이 제시됐다.
당시까지만 해도 제주도정은 도 조례에 따른 갈등조정협의회가 향후 제2공항 갈등 해소와 관련한 전반적인 절차를 관장하는 ‘포괄적 역할론’을 강조했다.
그러나 법적 근거를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자 제주도는 9월 중 ‘제주도 환경영향평가 등에 관한 협의업무 처리지침’을 마련하고, 도 조례에 따라 구성된 갈등조정협의회가 환경영향 갈등조정 기능까지 겸하도록 하면 두 기구 간 기능과 역할의 유사·중복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그럼에도 적법성을 둘러싼 논란이 지속되면서 제주도는 갈등조정협의회의 역할을 축소하거나 단순화하는 방향으로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위 지사의 이번 방송 대담 발언 역시 이러한 상황에서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 "갈등조정협의회는 ‘찬반 결정’ 아닌 ‘룰 만드는 기구’"
위 지사는 갈등조정협의회의 역할에 대해 찬반을 결정하는 기구가 아니라, 도민 자기결정권을 실현하기 위한 의견 수렴 방식과 절차를 마련하는 기구라는 점을 강조했다. 앞서 제시했던 기구의 성격을 다소 축소해 제시한 것이다.
위 지사는 “제2공항 갈등조정협의회는 제2공항 찬반을 결정하는 기구가 아니다. 분명히 말씀드린다”며 “룰을 만드는 기구”라고 밝혔다.
그는 “갈등조정협의회에서는 주민투표, 공론조사, 여론조사 등 여러 방식을 놓고 도민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절차를 논의하게 된다”며 “그 기구에서 절차를 정하면 제주도는 제안된 내용을 토대로 절차를 이행하겠고, 절차를 이행한 뒤 결론을 내리게 되면 제주도는 국토부에 관련 의견을 제출하는 프로세스가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법적 근거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특히 제주도 자체 지침을 통해 환경부 예규에 따른 협의회의 기능을 갈등조정협의회가 겸할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설명을 내놓지 않았다. 제주도 관계 부서도 뒤늦게 협의회의 성격을 ‘자문기구’로 규정하며, 종전의 포괄적 역할론에서 한발 물러섰다.
◇ "찬성단체 참여 설득…사회협약위 권고도 존중"
갈등조정협의회 구성 안건이 제주도 사회협약위원회에서 심의 보류된 것과 관련해서는 “사회협약위원회에서 권고를 준 것은 좀 더 이해당사자들과 논의하고 토의를 거쳐 함께할 수 있는 틀을 만드는 게 좋겠다는 숙려의 기간을 주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전적으로 존중한다”고 말했다.
이어 “저희가 구상하고 있는 것에 대해 말씀드리고 함께 참여해 논의를 이어가자고 설득하겠다”며 “어떻든 간에 우리가 결론을 내려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부분도 설득을 통해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기후경제부지사를 중심으로 제2공항 찬성·반대 단체를 각각 만나고, 지역 주민들의 의견도 적극적으로 수렴할 계획이다. 제주도 내부에도 관련 전담팀을 구성해 운영할 방침이다.
◇ "내년 상반기까지 결정 마무리...변수 있을 수 있어"
갈등해소 절차에 대해서는 내년 상반기까지 제주도의 의사결정을 마무리하겠다는 기존 방침도 거듭 밝혔다. 다만 각종 절차와 이해관계자들의 의견 조율 과정에서 일정이 달라질 가능성은 열어뒀다.
위 지사는 "환경영향평가서 초안이 제출되면 중점평가사업으로 지정하고, 환경 분야 전문기관 등을 통해 교차 검증을 하겠다”며 “이후 도민 수렴을 거쳐 그 결과를 국토부에 공식적으로 제주도의 입장으로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제2공항이 지난 11년 동안 진행되면서 사회적 소모가 많았고, 한편으로는 많은 기회를 놓친 측면도 강하다”며 “앞으로 계속 그렇게 가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결국 우리가 결정하고 그 결정에 대해 함께 승복하고 새로운 기회와 가능성을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위 지사는 “목표 시점을 가지고 일해 나가는 것”이라며 “사람이 하는 일이니 여러 가지 변수가 있을 것이고, 변수에 따라 속도가 빨라질 수도 있고 늦어질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환경영향평가 본안 심사와 도의회 동의절차는 이번 3대 방침 절차가 진행된 후 이뤄질 사안임을 설명하며, "내년 상반기 의사결정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 "국토부와 제2공항 절차 협의"…‘도민 의견’ 전달 방식은?
도민 결정권 행사 절차와 관련해 국토부와 협의가 진행되고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현재 정부와 제2공항 관련 절차에 대해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정부 역시 제주도민의 뜻을 존중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위 지사는 “정부와 (갈등 해소) 프로세스와 관련해 협의를 해나가고 있다”며 “대통령께서 제주도민의 뜻을 존중하겠다고 말씀하셨기 때문에 국토부가 제주의 뜻을 존중하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도민 의견 수렴 절차를 거쳐 정부에 전달할 ‘의견’의 형식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 기본계획 고시 직전 국토부에 제출했던 의견과 같이 도민 의견을 가감 없이 전달하는 방식인지, 아니면 찬반 여부를 명확히 결정해 제시하는 방식인지 등 향후 ‘제주도의 의사결정’을 어떤 형태로 집약할지는 밝히지 않았다. <헤드라인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