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양문형버스, 내년부터 도입 중단...BRT 재검토 '숙의형 공론화' 철회

위성곤 지사, 섬식정류장 폐지 시사..."BRT 개선방안, 11월 의견수렴"
"교차로 간 거리 짧아 섬식정류장 작동 어려워"...서광로 정류장 철거?
"양문형버스 도입 중단...관련 회사에 내년 구매계획 없다고 통보"
BRT '숙의형 공론화' 계획은 철회?..."공론조사 아니라 의견듣고 결정"

2026-09-26     윤철수 기자
지방선거

지난 지방선거 과정에서 논란이 됐던 제주형 간선급행버스체계(BRT) 사업과 관련해 위성곤 제주도지사가 내년부터 양문형 버스 도입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양문형 버스 운행을 전제로 추진되던 ‘섬식 정류장’도 사실상 폐지가 불가피해졌다.

BRT 사업 전반도 재검토해 오는 11월께 개선방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개선방안을 도출하는 방식은 당초 제시했던 ‘숙의형 공론화’가 아니라 다양한 주체의 의견을 수렴하고 논의하는 데 무게를 둔 ‘공론’으로 설명했다. 숙의형 공론조사 방침에서 한발 물러선 것이다.
 
위성곤 제주도지사는 추석 연휴를 맞아 KCTV 제주방송 ‘이슈토크 팡’에 출연해 제주형 BRT를 비롯한 제주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위 지사는 먼저 서광로 섬식정류장 설치 이후 많은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제주 BRT 체계와 관련해 동광로 구간 사업 추진계획을 묻자, “BRT를 특정 구간의 문제로만 봐서는 안 된다”며 “삼양에서 무수천까지 이어지는 큰 도로의 교통체계 전반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동광로 구간뿐만 아니라 국립제주박물관 앞에서 노형동 무수천 앞까지 이어지는 1단계 BRT 사업 구간 전체를 재검토하겠다는 의미다.

그는 BRT 체계 재검토 방식과 관련해 “현재 먼저 시공된 서광로 구간을 비롯해 전체 교통체계를 전문가와 시민 검증을 통해 들여다볼 계획”이라며 “전문가뿐 아니라 시민, 실제 이용자, 버스업계가 함께 논의해 적절한 대안을 제시하도록 하고, 검토 결과에 따라 정책 방향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BRT 사업에 대한 전면 재검토와는 별개로, 양문형 버스의 경우 내년부터 도입을 중단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위 지사는 “섬식 정류장이나 양문형 버스를 도입하는 것은 어렵지 않겠느냐고 생각한다”며 “선거 때도 폐지까지 검토하겠다고 말씀드렸다”고 밝혔다.

섬식 정류장의 구조적 한계로 제주도의 도로 여건을 꼽았다. 제주 도심의 경우 사거리가 많고 교차로 간 거리가 짧아 섬식 정류장이 실제 교통체계에서 제대로 작동하기 어려운 구조라고 설명했다.

위 지사는 “사거리 문제를 해결하는 방향으로 어떻게 고민할 것인지 전문가와 시민, 이용자, 버스업계가 함께 논의해 적절한 대안을 제시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며 “검토 결과 새로운 방향이 제시되면 그 의견을 수용해 정책을 추진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양문형 버스 도입 중단을 공식화했다.

위 지사는 “내년도 양문형 버스 구매 계획이 없다고 관련 회사에 이미 요청(통보)을 보낸 상태”라며 “양문형 버스는 일단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어 “양문형 버스가 여러 구간으로 이동하면서 운영될 경우 동일한 문제가 반복될 수 있다”며 “양문형 버스가 없으면 섬식 정류장 방식도 운영하기 어렵다. 따라서 양문형 버스와 섬식 정류장을 포함해 BRT 교통체계 전반을 다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즉, BRT 사업을 계속 추진하더라도 섬식 정류장 방식을 채택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

위 지사는 이날 양문형 버스 도입 중단 방침까지는 분명히 했으나, 서광로에 이미 설치된 섬식정류장의 존치 여부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방송

◇ 숙의형 공론조사는 철회?…"공론조사가 아닌 다양한 의견 듣겠다는 것"

공론화 결과는 언제쯤 나올 예정인지를 묻는 질문에는 “11월께 관련 의견을 취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공론화라는 게 공론 조사가 아니고, 공론, 그러니까 정말 언론을 포함해서 다양한 의견을 듣겠다는 것이다”며 “의견을 듣고 그 안에서 최적의 방안을 강구하는 것이 맞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는 종전 도민의 뜻에 따라 결정하겠다며 ‘숙의형 공론조사’ 방침을 제시했던 내용과는 온도차를 느끼게 하는 대목이다.

제주도정은 지난 7월 제주도의회 업무보고에서 “숙의형 공론화를 거쳐 BRT 사업 추진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도민의 의견에 따라 BRT 사업의 계속 추진 여부나 개선 방안을 결정하겠다는 취지였다.

이 방침이 나온 후, 위 지사가 선거 당시 BRT 사업을 민선 8기 도정의 대표적 ‘실패한 정책’으로 규정한 뒤 ‘폐지’와 ‘전면 재검토’를 밝혀왔음에도 최종 결론을 내리지 않고 다시 숙의형 공론화 카드를 꺼내 들면서 결정을 미룬 것을 두고 논란도 이어졌다.

이번 위 지사의 입장은 숙의형 공론화 계획은 사실상 철회하고, 의견 수렴을 거쳐 정책적 판단을 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돼 주목된다. <헤드라인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