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대 삭고 시설 붕괴 제주4·3유적…예산 부족에 전면 보수는 '감감'
낙선동4·3성 초가, 땜질식 보수에 내부 부식 심각
전면 재시공 불가피하나...막대한 예산 확보 '난감'
일부 제주4·3유적지 시설물의 뼈대가 삭고 초가 지붕이 무너저 내리는 등 훼손이 심해지고 있지만, 예산 부족으로 인해 전면적인 보수가 어려운 상황으로 나타났다.
특히 고질적인 예산 부족으로 전면적인 보수 보다는 땜질식 처방이 이어지면서, 시설물 훼손을 키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시 조천읍 선흘리에 위치한 4·3유적지인 낙선동 4·3성.
내부 초가집 천장은 주저앉기 직전으로, 기촌 초가 지붕을 묶어놓은 끈들은 풀려서 늘어져 있고, 지붕 붕괴를 막기 위해 플라스틱끈(PP로프로) 묶어놔 관람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었다.
초가와 초소 등 앞에 설치된 안내 표지판 상당수는 글씨가 전혀 보이지 않을 정도로 삭아 있었다.
낙선동 4·3은 1948년 11월21일 마을이 전소된 이후 1949년 군당국의 명령에 따라 주민들이 쌓은 성이다. 주민들은 성 안에 허름하고 좁은 가건물 '함바집'에서 생활하면서, 낮에는 밭일을 하고 밤에는 보초를 섰던 4·3당시 주민들의 고충이 서린 곳이다.
현재 성곽 292m와 함바 1동, 초소 5동 등 일부 시설물이 복원·전시중이다.
관리를 맡고 있는 제주특별자치도가 현장을 점검한 결과, 시설물 내부는 보기보다 심각한 상태로 나타났다.
그동안 초가 지붕을 보수하면서 새 짚을 얹는 땜질식 복원이 이뤄지면서, 내부의 서까래와 깃대 등 목재 골조와 벽체가 부식되고 훼손돼 전면 재시공이 불가피한 상황으로 판단됐다.
문제는 시설물 보수에 막대한 예산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이를 확보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전문가의 현장 자문 결과 낙선동 4·3성 전체를 제대로 전면 정비하려면 약 8억~9억 원 가량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4·3 유적지 정비 사업은 국비 50%를 지원받아 진행하고 있는데, 도비 50%를 합해 연간 8억~9억원을 투입해 도내 1~2곳에 대한 정비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더해 도내 곳곳의 유적지 정비를 위한 풀사업비 4억~5억 원 수준으로 운용되고 있다.
낙선동 1곳을 보수하는 것에만 다른 유적지 2곳 정도를 정비할 수 있는 예산이 투입되는 것이다.
다만 훼손된 안내판의 경우 교체작업을 진행하는 중으로, 금방 훼손되는 저가형 땜질 보수 대신 표준 규격에 맞춘 정식 안내판을 올해 안에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제주도 관계자는 "낙선동 4·3성 보수를 위해 내년도 본예산에 전체 사업비 8~9억원이 편성될 수 있도록 요구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전액 반영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라며 "최소한의 사업비라도 확보해 건물 1개 동(棟)'씩 순차적으로라도 정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헤드라인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