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청 홍보패턴, 왜 갑자기 '시민'에서 '시장님'으로 바뀌었나

달라진 부서별 행사 홍보자료…내용은 '뒷전', '시장님' 부각에 경쟁?

2026-09-18     윤철수 기자

민선 9기 제주도정의 첫 정기인사가 단행된 이후 제주시청의 홍보 패턴이 달라졌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시민들에게 전달하는 각종 행사·정책 홍보자료에서 정작 행사나 정책의 내용보다 '시장님 동정'을 부각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18일 하루 동안 제주시 각 부서가 언론에 배포한 보도자료를 보면, 제목과 본문에서 이상봉 제주시장을 주어로 내세운 자료가 무려 5건에 달했다.

탄소중립 자전거 타기 행사, 다문화가정 행복김치 나누기, 농촌문화 활력화, 추석맞이 대청결 운동 등에 관한 내용이다.

18일

각 내용을 보면, 엄연히 행사 주관 민간단체 등이 있는데도 모두 '시장님 동정'으로 전환해 배포했다. 재일제주인 돕기 특별모금 참석 보도자료는 시장의 참석을 중심으로 작성된 만큼 ‘시장 동정’의 성격으로 볼 수밖에 없으나, 나머지 부서 보도자료까지 동일하게 ‘시장 동정’으로 설정한 것은 다소 작위적인 측면이 있다는 지적이다.

청정환경국에서 배포한 추석맞이 대청결운동 홍보자료의 경우, 내용은 용담2동 주민자치회와 통장협의회에서 주관하는 행사지만 주인공은 '시장님'으로 설정했다.

농수축산국에서 배포한 자료의 경우에도 사단법인 한국생활개선 제주시연합회에서 주최한 '2026 농촌문화 활력화 대회'가 열렸다는 내용이지만, 역시 '시장님'을 주어로 내세웠다.

자치행정국에서 배포한 탄소중립 실천 자전거 타기 행사나 이주 여성을 위한 행복김치 나누기 행사 역시 해당 행사의 개최 취지나 내용에 초점을 맞춘 것이 아니라 '시장님'에 초점을 맞췄다.

지난 8월 말 정기인사로 주요 부서장들의 교체가 이뤄진 후 이러한 패턴의 변화는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시장님 띄우기'에 부서 간 경쟁이 벌어진 듯한 분위기까지 감지된다.

이 때문에 시청 내부에서도 지나치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누리집을 통해 홍보자료를 접한 한 시민은 "시민들이 뜻있는 활동을 하거나 민간단체에서 하는 행사는 당연히 주관 단체와 행사 내용이 돋보이게 해야지, '시장님 참석'에 집착하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시민이 주인공이어야 하는데, 뭔가 앞뒤가 바뀐 듯해 씁쓸하다"고 말했다. <헤드라인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