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영어교육도시 국제학교 추가 설립에…공교육 학생 유출 우려
도내 4개 국제학교 충원율, 설립초 95%대→70%대 뚝↓
정민구 의원 "공교육 재학생 유출 우려...'몇개 유치' 기준 바꿔야"
현재 운영중인 국제학교의 신입생이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서귀포시 대정읍 영어교육도시에 새 국제학교 설립계획이 인가돼 설립 절차가 진행되면서 공교육 학교에 재학중인 학생들이 유출되는 등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주도의회에서 제기됐다.
제주특별자치도의회 더불어민주당 정민구 의원(삼도1.2동)은 9일 열린 제454회 제1차 정례회 교육행정질문에서 고의숙 제주도교육감에게 "4개 국제학교의 충원율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는데, 추가로 학교가 설립될 경우 국제학교간 학생 유치 경쟁이 심화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정 의원은 이 자리에서 "자료를 보면 A학교의 충원율은 2023년 94.8%에서 2025년 77.8%로, B학교는 같은 기간 80.9%에서 59.3%로 크게 떨어졌다"며 "4개 국제학교 전체적으로도 2025년 평균 충원율이 70%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제학교가 제주에 우수한 교육 인프라를 유치하고, 해외 유학 수요를 제주 안으로 흡수하며, 지역경제와 교육산업 발전에 기여하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면서도 "기존 국제학교조차 정원 충원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또 하나의 국제학교를 추가하는 것이 과연 적정한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더욱 중요한 것은, '그 학생들이 어디에서 오는가'"라며 "제주지역 학생들이 국제학교로 이동한다면 단순히 '국제학교 학생이 늘었다'는 문제가 아니라 제주 공교육의 학생 수 감소와 학교 공동화, 교육격차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진단했다.
정 의원은 "이제 교육청은 국제학교 정책도 '몇 개를 유치할 것인가'가 아니라 '제주교육 전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국제학교의 장점은 공교육에도 확산되고 제주 학생 모두가 그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상생의 제주교육 구조를 고민해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에 고의숙 제주도교육감은 "지적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향후 정식 설립 승인 신청이 접수되면 학생 수요 여건과 공교육 파급 효과 등을 국제학교 설립 운영 심의위원회를 통해 더욱 엄격하고 신중하게 심의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제주도교육청은 지난 2024년 3월 국제학교설립‧운영심의위원회를 열어 제주영어교육도시 내 다섯 번째 국제학교인 '풀턴 사이언스 아카데미 애서튼(Fulton Science Academy Atherton)' 설립계획을 심의하고, 공식 승인했다.
'풀턴 사이언스 아카데미 애서튼'은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 있는 과학·수학 중심의 사립학교다.
제주영어교육도시에서는 처음으로 민간자본 100%로 운영될 예정인 이 학교는 과학과 예술교육에 중점을 둔 STEAM교육과정(과학, 기술, 공학, 수학에 인문학.예술을 더한 종합적 융복합 교육과정)을 운영할 계획이다.
미국 교육과정과 AP(Advanced Placement·대학 과목 선이수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내국인 학생이 이 교육과정에 참여하려면 우리나라 국어·사회(역사, 한국사) 교육과정을 이수해야 한다.
편제 학년은 PK(유치원)부터 12학년까지로, 63학급 1354명 규모다.
개교는 당초 2026년 9월 목표였으나, 오는 2028년으로 연기됐다. <헤드라인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