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첫선 제주 '지역책임택시'...기존 콜택시.당번택시와 무엇이 다르나

민선 9기 공약으로 구좌읍서 첫 시행..."교통소외지역 이동권 보장"
전화로 호출하면 배차 '수요응답형'...비슷비슷 시책, 효과성 의문
'심야 당번택시' '옵서버스'와 기능 유사...기존 콜택시와 차별점은?

2026-09-07     윤철수 기자

버스 이용에 불편이 큰 제주 중산간 주민들을 위한 ‘읍면 지역책임택시’가 오는 10월 첫선을 보인다. 교통소외지역 주민들의 이동권을 보장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되지만, 비슷비슷한 시책이 이어지면서 예산 투입 대비 효과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시각도 적지 않다. 현재 운영 중인 ‘옵서버스’와 ‘읍면 심야 당번택시’는 물론 기존 콜택시와 비교해 기능적 차별성이 크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전화 한 통이면 택시가 집 앞까지 찾아가는 ‘읍면 지역책임택시’를 도입해, 버스 운행이 뜸한 제주시 구좌읍 중산간 지역에서 10월 1일부터 한 달간 시범 운행한다고 7일 밝혔다.

지역책임택시는 민선 9기 공약인 ‘교통소외지역 이동권 보장 및 공공교통망 확충’을 이행하기 위한 첫 사업이다.

타운하우스 등 중산간 신규 주거지는 늘고 있지만, 대중교통 접근은 지리적 여건상 한계가 있다. 읍면 지역은 택시도 부족해 호출 후 대기 시간이 길었다. 

제주도는 이러한 이동 불편을 덜기 위해 구좌읍을 시범 대상지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운영 방식은 주민이 부르면 인근에서 운행 중인 택시가 곧바로 배차되는 ‘수요응답형’이다. 민선 8기 도정 때 도입해 현재 시행 중인 '옵서버스'와 비슷한 방식이다.

지역책임택시는 통합콜센터 시스템과 연계돼 스마트폰 사용이 익숙지 않은 어르신 등 교통약자도 전화 한 통이면 이용할 수 있다. 대표 호출 번호는 도민이 기억하기 쉽도록 ‘742-8282(도민과 행정은 친구사이 빨리빨리)’로 정했다고 밝혔다.

시범운영 기간에는 구좌읍 일원에 책임택시 10대가 전담 배치된다. 해당 택시에는 실제 지역내 운행 실적에 따라 비용을 지원한다. 

주민 생활 패턴에 맞춰 오전 조(오전 7시~오후 3시)에 3대, 오후 조(오후 3시~오후 11시)에 7대가 탄력적으로 운행된다. 간선버스 정류장과 병의원, 학교 등 주요 생활 거점을 연결한다.

오후 6시 이후에는 목적지 제한 없이 지역 안 어디로든 택시를 이용할 수 있다. 저녁 시간대에 상권을 찾는 주민들이 귀가 걱정 없이 시간을 보내도록 하고, 지역 상권 활성화에도 도움이 되도록 했다.

책임택시 차량 옆면과 대시보드에는 ‘도민과 행정은 친구사이(742-8282)’ 홍보 표지가 부착돼 주민들이 쉽게 알아볼 수 있다.

강민철 제주도 교통항공국장은 “‘742-8282’라는 번호처럼 도민이 부를 때 빨리 달려가는 맞춤형 서비스로 저녁 시간대 이동까지 돕고 지역 경제에도 활력을 더하겠다”며 지역상권 활성화 측면의 효과를 강조했다.

그러나 지역책임택시 도입이 교통 불편 해소와 지역경제 활성화에 어느 정도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무엇보다 지역주민 입장에서는 지역책임택시가 기존 콜택시나 옵서버스와 얼마나 차별화되는지 체감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화로 호출하면 택시가 온다는 점에서는 콜택시와 운영 방식이 같고, 수요응답형이라는 측면에서도 옵서버스와 취지가 유사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제주도가 읍․면지역 야간 택시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운영하고 있는 심야시간대(오후 9~11시) 당번 택시와도 기능이 중복되는 측면이 있다. 

‘읍․면지역 심야시간 당번택시’는 해당 읍․면지역 택시 호출단체 소속 택시를 심야시간대에 당번으로 지정해 해당 읍․면 지역에서 근무하도록 하는 시책으로, 2018년부터 운영 중이다.

당번택시는 △조천읍 4대 △구좌읍 5대 △애월읍 7대 △한림읍 6대 △한경면 3대  △대정읍 6대 △남원읍 5대 △표선면 5대 △성산읍 6대 △안덕면 4대를 각 지정해 운영 중이다.

이에 대해 제주도 관계자는 "일반 콜택시는 제주시내 병원 등으로 이동할 수 있지만, 지역책임택시는 주간 시간대에 구좌읍 지역 내에서만 운행하도록 한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라며 "옵서버스는 현행대로 운행하면서 별도로 지역책임택시를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낮 시간대 지역 내 이동은 일반 콜택시를 이용해서도 가능하고, 옵서버스 역시 비슷한 기능을 수행한다는 점에서 지역책임택시의 실효성이 제한적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택시 요금도 일반 콜택시와 동일해 수요자 입장에서는 택시를 호출할 때 지역책임택시를 우선적으로 선택할 이유도 크지 않다는 것이다. 

소식을 접한 지역주민들에서도 기존 콜택시와 옵서버스에 더해 공적 자금이 투입되는 공공기관 운영 콜택시가 하나 더 생기는 것 정도로 인식하는 분위기가 흐르고 있다.

제주도는 사업 추진에 앞서 9월 중 구좌읍 주민자치위원회와 이장단협의회를 대상으로 사업 설명회를 열고, 버스정류장과 이사무소 등에 홍보물을 배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헤드라인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