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경찰관 두번째 '허위종결' 사건 실종 60대, 숨진채 발견
7월 신고 당일 종결 처리...사건 전수점검 중 가족 요청에 수색해 발견
휴대폰 최종 위치 인근서 발견...A경장 '실종자 관리기록 삭제' 수사
제주 30대 여성 실종사건을 담당했던 경찰관이 허위로 종결한 다른 사건의 실종자 60대가 숨진채 발견됐다.
23일 제주경찰청에 따르면 직무유기와 공전자기록 위작·행사,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로 긴급체포된 A경장이 지난 7월2일 종결한 실종사건의 60대 실종자 B씨가 지난 22일 숨진채 발견됐다.
경찰에 따르면 B씨는 지난 6월28일 집을 나간 뒤 연락이 끊겼고, 지난 7월2일 오후 6시2분쯤 B씨의 가족이 제주서부경찰서를 방문해 실종 신고했다.
당시 실종업무 담당자이던 A경장은 이날 오후 11시38분쯤 "경찰관 만나기를 거부하였고, 신고자에게 휴대전화번호 등을 알리지 말 것을 요청한다"며 해제 처리한 것으로 확인됐다.
신고자는 이후에도 B씨와 연락이 되지 않는다며 7월27일과 8월6일 두 차례 서부서 실종팀을 방문해 상담을 했지만, 경찰은 A경장의 실종 해제 사유를 믿고 수사에 착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다 경찰은 30대 여성 장모씨 실종사건이 불거지고 지난 11일부터 A경장이 처리한 실종사건에 대해 전수조사에 나섰고, 이후 B씨의 가족이 다시 경찰서를 방문해 재신고했다.
경찰은 B씨의 휴대전화의 최종 위치를 재확인하고, 신속히 인근을 수색한 결과 숨져있는 B씨를 발견했다.
경찰은 B씨 실종사건 허위 종결 처리 건에 대해서도 엄정 수사한다는 방침이다.
경찰은 A경장이 장씨 실종신고와 B씨 실종사건과 관련해 실종 프로파일링 시스템 자료를 관리목록에서 삭제되도록 한 정황을 포착해 수사중이다.
실종 프로파일링 시스템은 실종자에 대해 신고, 발견 정보를 관리하고 수색.수사를 지원하는 경찰 내부 정보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을 통해 실종자의 신고, 발견 내역과 해제 사유, 조치 내용 등을 확인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A경장은 제주시 한림읍 장미란 씨(37) 실종사건과 관련해 장씨와 연락이 닿았다며 허위로 기재한 후 사건을 종결한 혐의를 받는다.
장씨는 지난 5월 12일 늦은 오후부터 다음날 새벽 사이 제주시 한림읍에 있는 집을 나선 이후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
최초 신고는 5월 15일 오후 6시 43분쯤 이뤄졌다. 장 씨의 남자친구는 "연락이 되지 않는다"며 경찰에 실종 신고를 했다. 신고 접수 후 관할 파출소 경찰관들이 장 씨의 휴대폰 위치값을 기준으로 한림항 일대 숙박업소 등 인근 숙박업소 등을 탐문, 수색했다.
그러나 같은날 오후 9시 16분쯤 이 사건을 맡은 실종팀 소속 A경장이 112 신고를 종결 처리하면서 수색도 종료됐다.
A경장은 “장 씨와 연락이 됐다. 장 씨가 본인의 위치를 알리고 싶어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상부에 보고하고, 신고자에게도 이같은 내용을 전달한 뒤 사건을 종결했다.
그러나 장씨 가족들은 지난 7월 장씨와 여전히 연락이 닿지 않는다며 경찰에 재차 신고를 하면서 A경장의 허위 종결 의혹이 제기됐다.
최근 전면 수사에 나선 제주경찰청은 지난 5월 실종 신고 당시 장 씨의 휴대전화 통화 내역이 없는 것을 확인했다. 이는 A경장이 장 씨와 실제로 연락이 닿지 않았음에도 연락이 닿은 것처럼 허위로 기재해 사건을 종결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경찰은 뒤늦게 장씨를 찾기 위해 형사 인력 등을 대거 투입해 수색에 나서고 있으나 행방 추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장 씨의 휴대폰은 실종신고가 이뤄진 다음 날인 5월 16일 오전 제주시 한림항 일대에서 꺼진 것으로 파악됐다. 또 석달이 넘게 휴대전화 사용 내역이나 신용카드 사용과 같은 금전 거래 내역 등이 확인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장씨 실종사건과 관련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색과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한성숙 국무총리는 장 씨 수색에 최선을 다해달라고 지시했다. 또, 실종자와 가족들을 대상으로 한 2차 가해 행위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 대응할 것도 주문했다.
A경장은 이번 사건과는 별개로 지난 달 자신이 근무하는 경찰서 여자화장실에 들어간 사실이 확인돼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성적목적 다중이용장소 침입) 혐의로 입건되면서 직위 해제된 상태다. <헤드라인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