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실의 알고듣는 클래식](65)브람스의 피아노협주곡 No1, Op15 2악장 아다지오
바흐, 베토벤과 함께 독일 3B로 불리는 브람스는 어쩐지 이름만 들어도 우수에 찬 고독한 한 사내가 떠오른다. 그렇게 된 데는 프랑스와즈 사가강의 소설 ‘브람스를 아시나요?도 한몫했을 것이고 무엇보다 세기를 걸쳐 널리 알려진 브람스와 클라라 슈만의 플라토닉 러브를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면 브람스는 클라라 슈만만 바라보고 그 어느 누구와도 연애를 하지 않았을까, 그의 전기를 보면 그렇지는 않다고 되어 있다. 연애의 감정으로 소소하게 만났던 사람이 그 나이쯤 되면 플레이보이가 아닌 이상 한둘 쯤은 있게 마련이다. 그러나 중요한 건 한 번도 결혼하지 않고 평생 독신으로 살았다는 점이다.
브람스와 슈만의 만남을 이어준 사람은 당대에 명망있던 헝가리 태생의 바이올리니스 요세프 요하임(Joseph Joachim)이었고 한때는 슈만의 집에 기거할 정도로 슈만과 브람스의 관계는 가까워지게 된다. 슈만이 정신착란으로 라인강에 투신, 입원하면서 집안의 대소사를 부인 클라라 슈만이 도맡아 하게 되고 이는 평소에 친했던 브람스와 더욱 밀접한 관계로 이어진다. 그러나 슈만의 사망 후나 심지어는 슈만의 사망 후 클라라 슈만이 생을 마칠 때까지의 사십년 기간 동안도 슈만이 남긴 칠남매를 함께 돌보며 지냈다고 기록되어 있다. 마치 칼릴 지브란의 말대로 “하늘의 바람이 둘 사이에서 춤추게 했던 사랑”이었을까.
브람스는 베토벤을 무척 흠모했고 그와 같이 되고자 노력했지만 작곡할 때마다 항상 베토벤의 환영이 뒤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곤 했다고 한다. 이 때문인지 그는 그의 많은 곡 중에서 4편의 교향곡과 4편의 협주곡만을 남겼다. 물론 각 4편 모두 대작으로 브람스를 말해주기에 손새이 없는 곡들이다. 그중에서도 협주곡은 2편의 피아노협주곡과 1편의 바이올린 협주곡 그리고 나머지 한편은 이중협주곡이란 이름으로 알려져 있는데 여기서 말하는 이중은 바이올린과 첼로를 지칭한다. 후대에 많은 사람들이 바이올린은 클라라 슈만이고 첼로는 브람스일 거라고 평하는 곡이 바로 이 곡이다. .
그러면 피아노협주곡1번은 어떠했을까, 피아노협주곡 1번은 슈만이 세상을 떠난 지 2년후인 1858에 완성했는데 처음 1악장을 작곡했던 때는 슈만이 세상을 떠난 동일해였다. 그 당시 1악장 완성 후 클라라 슈만에게 쓴 편지가 브람스의 전기에 기록되어 있다.”저는 요즘 피아노협주곡의 1악장을 마무리했습니다. 이제부터는 당신의 아름다운 초상화를 그릴 생각입니다. 그것은 아다지오가 되겠지요” 바로 이 아다지오가 이 곡의 2악장이다. 모두 3악장으로 구성된 피아노협주곡1번은 들어보면 알겠지만 어쩐지 교향곡같은 느낌이 물씬든다.
1악장은 모든 관악기 군의 출동과 특히 팀파니의 격정 속에 현악과 관악이 무질서할 정도로 이어지다가 차차 바이올린과 첼로가 주위를 환기시키며 등장한다. 브람스 특유의 애수가 피아노 음률로 편쳐지면서 마지막은 전 오케스트라가 통동원되는 어찌보면 교향곡같은 느낌을 준다. 그런데 2악장으로 넘어오면서는 완전히 분위기가 바뀐다. 아다지오답게 명상적이고 심지어는 종교적이기까지 한 악장이다.
특히 서주에 낮은 음의 연출자인 바순(파곳이라고도 호칭함)의 독주로 연출하는 주제음이 지극히 종교적이다. 미사에서나 들을 수 있는 베네딕투스로 얼핏 들으면’하늘에 계신 아버지…’로 시작하는 곡 같은 음률이다. 뒷무렵엔 바순과 클라리넷의 연주로 이 부분에는 ‘주님의 이름으로 오시는 이여, 찬미 받으소서’라고 적혀있다. 15분 정도면 아디지오 악장 치고는 결코 짧지 않은 길인인데 마음이 차분해지고 엄숙해지는 악장으로 언제 들어도 조용한 기쁨이 이는 악장이다. 마지막 3악장 론도에 와서는 청년 브람스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악장이다. 특히 마지막에는 화려한 카텐차를 넣어 열정과 에너지를 충분히 공감할수 있는 악장이다.
브람스를 생각하면 그의 교향곡 4번에 심취되어 그의 발자취를 따라 갔던 필자의 젊은 날이 오버랩되어온다. 한때 미치도록 열광했던 교향곡의 기쁨과는 달리 피아노협주곡1번의 2악장 아다지오에서 느끼는 기쁨은 비밀스럽고 조용한 기쁨이다. 신(God)과 단 둘이 조우했을때의 기쁨을 기억하면서 듣는 아다지오가 마음을 풍요롭게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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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실 칼럼니스트는...
서울출생. 1986년 2월 미국으로 건너감.
2005년 수필 '보통 사람의 삶'으로 문학저널 수필부문 등단.
2020년 단편소설 '사랑법 개론'으로 미주한국소설가협회 신인상수상
-저서:
2015년 1월 '뉴요커 정은실의 클래식과 에세이의 만남' 출간.
2019년 6월 '정은실의 영화 속 클래식 산책' 출간
-칼럼:
뉴욕일보에 '정은실의 클래식이 들리네' 컬럼 2년 게재
뉴욕일보에 '정은실의 영화 속 클래식' 컬럼 1년 게재
'정은실의 테마가 있는 여행스케치' 컬럼2년 게재
'정은실의 스토리가 있는 고전음악감상' 게재 중
퀸즈식물원 이사, 퀸즈 YWCA 강사, 미동부한인문인협회회원,미주한국소설가협회회원
한국문인협회 회원, 한국소설가협회회원, KALA 회원
뉴욕일보 고정 컬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