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정치권 강타한 '효성해링턴 파문' 확산..."엄정 수사하라"
5개 정당, '효성해링턴' 의혹 성역 없는 엄정 수사 촉구
불법자금.성접대 향응.당원모집..."추악한 실체 밝혀야"
"오 전 지사 보좌관·문대림 의원 측 금품수수 의혹 규명해야"
제주도 내 아파트 개발사업을 둘러싼 투자사기 분쟁으로 촉발된 '효성 해링턴 플레이스 제주' 관련 논란이 지역 정치인들의 비리 의혹으로까지 번지며 지역 정치권을 강타하고 있다.
정치권 로비 의혹과 관련해 오영훈 전 제주도지사 보좌관에 이어 더불어민주당 문대림 국회의원의 연루 의혹까지 잇따라 제기되면서 파문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는 모습이다.
진보 정당과 시민사회에서는 관련 의혹에 대한 진상 규명을 촉구하며 검찰과 경찰에 철저하고 엄정한 수사를 요구하고 나섰다.
진보당 제주도당과 정의당 제주도당, 제주녹색당, 노동당 제주도, 조국혁신당 제주도당 등 5개 정당은 13일 오전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주시 애월읍 하귀1리 효성 해링턴 아파트 사업과 관련해 제기되고 있는 각종 의혹에 대해 검찰과 경찰에 성역 없는 엄정한 수사를 촉구했다.
이들 정당은 "425세대 부동산 단지 공매로 지역 사회의 뜨거운 감자였던 효성 해링턴 아파트 사건의 추악한 실체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며 "40억 원대 투자금 편취, 수백억 원대 하청업체 피해를 넘어 시행사는 정치권에 불법 자금과 향응 제공, 당원 모집 대행 등의 로비를 통해 개발 인허가와 고도제한 완화 등의 행정 편의를 대가로 받았다는 의혹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업을 추진하던 시행사 대표가 민주당 유력 정치인들과 전·현직 도정 핵심 관계자들에게 줄대기를 시도하고, 성접대와 당원 모집 등을 대가로 제공했다는 구체적 정황이 보도된 것만으로도 이 사건이 도민 사회의 신뢰를 뿌리째 흔드는 중대한 난개발·특혜 비리 사건이라는 의혹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도지사, 국회의원, 도의원 등 도민들이 선출한 정치인들이 매순간 등장함으로써 제주 민주주의 역시 심각한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며 문제의 심각성을 전했다.
이들 정당은 "개발업자와 권력자의 유착은 제주 사회에서 근절되지 않는 고질적인 병폐"라며 "효성해링턴 사건은 건축개발업자들이 정치권에도 전방위적인 로비를 펼쳐 특혜를 얻어내고 있으며, 정치권 역시 이를 당연하게 여기며 그들만의 카르텔을 형성하고 있다는 의혹을 불러일으킨다"고 꼬집었다.
이어 "주택조합원으로 가입했다가 시행사의 농간으로 투자사기 피해자가 된 이들, 대금을 받지 못한 하청업체들, 고도제한 완화까지 하면서 덩치를 키운 건물이 통째로 미분양되어 다양한 피해를 입고 있는 주변 지역 주민들까지, 이 사태가 불러온 피해는 심각하다"며 우려를 표했다.
또 "정치권과 행정에 대한 심각한 불신이 야기하는 사회적 손실은 더욱 막대하다"며 "제주 사회의 곪아터진 상처는 제대로 터뜨리고 깨끗이 도려내어 무너진 공정성과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제주경찰청과 검찰은 신속하게 수사하여 의혹을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경찰에 전담수사팀이 꾸려진 것과 관련해, "효성해링턴 사건은 유사수신, 사기, 횡령, 정치자금법 위반, 청탁금지법 위반, 선거법 위반 등 여러 가지 혐의가 얽히고설킨 사건"이라며 "경찰은 해당 사안을 질질 끌며 불송치 결정을 내렸던 전력이 있는데, 도민들의 의혹이 아직 남아있는 만큼 전담수사팀은 수사력을 집중해 각 사안들을 적극적이고 신속하게 종합적으로 검토하라"고 촉구했다
또 "현재 고도제한 완화, 빠른 인허가 과정 등에 오영훈 전 지사, 문대림 국회의원, 도의원들의 개입 가능성이 정황상 드러나고 있다"면서 "정치권과 관권에 대한 ‘성역 없는 수사’를 진행하라"고 요구했다.
특히 "오 전 지사 측 보좌관과 문대림 의원 측에 대한 금품 수수 및 조직적 당원 모집 의혹에 대한 구체적인 증언과 정황이 공개된 상황에서 금품의 출처와 전달 경로, 그리고 사업 인허가 과정에서의 청탁 여부를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 정당은 "경찰은 시행사 대표의 불송치 등 부실 수사 논란에 대해서도 철저한 감찰을 진행해야 한다"며 "경찰이 시행사 대표에 대해 1년 넘게 조사를 미루다 불송치한 바 있고, 그 과정에서 윤석열 선거 공신의 개입 의혹이 불거졌는데, 경찰은 해당 사건의 부실·지연 수사 의혹과 외압 여부 등을 제대로 밝혀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에도 책임론을 제기했다.
이들 정당은 "더불어민주당 등 제주 정치권은 개발업자들과의 결탁을 끊어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의혹에 연루된 정치인들이 모두 민주당 소속임에도 민주당은 지금까지 어떤 책임 있는 입장도 내놓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번 사안을 연루된 정치인들의 개인 문제로 치부하기보다 당내에 이러한 병폐와 단절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집권 여당의 책임 있는 태도"라며 민주당 차원의 책임 있는 조치를 요구했다.
제주특별자치도 감사위원회에는 특별감사를 요구했다.
이들 정당은 "감사위는 경찰 수사와 별도로 특별감사를 실시해야 한다"며 "2019년 사업 착수부터 사용승인까지 전 행정 과정에 대한 특별감사를 실시해 관료들의 고의적 방조나 묵인, 특혜는 없었는지 한 치의 의혹도 없이 전면적으로 조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사건의 철저한 수사와 관련자 처벌 등을 통해 정경유착과 패거리 정치의 나쁜 관습을 끊어내고 공정과 상식이 통하는 제주로 나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 제주도의회에 권력형 비리의혹 행정사무조사 요구
한편 진보당 제주도당은 이날 기자회견이 끝난 후 송영훈 제주도의회 의장을 만나 권력형 비리의혹 진상규명을 위한 '행정사무조사 특별위원회 구성 요구서'를 전달하며 행정사무조사 실시를 요구했다.
진보당은 "약 400세대 규모의 공동주택 개발사업인 효성해링턴 사업의 특성상 주택건설사업 승인뿐 아니라 도시계획과 건축, 고도제한, 상·하수도, 도로·교통, 기반시설 등 여러 행정부서의 검토와 협의가 필요했다"고 전제했다.
이어 "사업 추진 과정에서 사업자에게 행정적 편의가 제공됐다는 의혹과 정치권이 사업자의 민원을 행정에 전달하거나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에 대해 제주도의회가 직접 확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진보당은 2022년 5월 30일 주택건설사업계획 승인 신청 이후 약 57일 만에 사업승인이 이뤄졌다는 점을 문제로 제기했다.
진보당은 “이제 밝혀야 할 것은 단순히 ‘57일이 짧았느냐’가 아니다”라며 “그 57일 동안 제주도청 안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사업승인 신청부터 승인까지 어느 부서가 언제 검토했는지, 어떤 보완 요구가 있었는지, 정치권이나 사업자의 민원이 누구를 통해 전달됐는지, 행정부서의 판단이나 입장이 변경된 사실이 있는지, 누가 보고받고 지시했으며 최종적으로 누가 결정했는지를 시간순으로 확인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사업승인 이후의 행정 과정도 조사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진보당은 상·하수도와 도로·교통, 기반시설 및 실제 건설공사 과정에서 사업자에게 부당한 편의나 특혜가 제공됐는지도 조사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현직 도의원과 당시 관련 상임위원회의 개입 여부 역시 조사 대상에 포함할 것을 요구했다.
아울러 관련 공문과 내부검토 자료, 부서 간 협의문서, 회의록, 결재자료 등 관련 행정자료를 즉각 보존하고 조사에 필요한 자료를 확보할 것을 촉구했다. <헤드라인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