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해양총회 유치 실패…도정은 '침묵', 지역 국회의원은 '환영'?
2025 APEC 이어 2028 해양총회까지 유치 무산
지역정치권 침묵 속 김성범 의원 환영입장, 이유는?
제주도가 2028년 6월 열리는 제4차 유엔해양총회(UNOC) 개최도시 선정 경쟁에서 탈락했다.
2025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유치에 실패한 데 이어 대형 국제행사 유치 경쟁에서 또다시 고배를 마시면서 제주도의 국제행사 유치 전략에도 적지 않은 과제가 남게 됐다.
해양수산부는 지난 10일 오후 열린 ‘제4차 유엔해양총회 개최도시 선정위원회’에서 유치를 신청한 부산광역시와 제주특별자치도를 심사한 결과, 부산광역시를 개최도시로 선정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12월 UN총회에서 2028년 UN해양총회 개최국가로 결정된 바 있다. UN해양총회는 'UN 지속가능발전목표 14번(해양환경·해양자원의 보전 및 지속가능한 활용)'의 이행을 위해 3년 주기로 개최되는 해양분야 최대 규모의 최고위급 국제회의다.
전 세계 193개 UN 회원국, 국제기구, 비정부기구 등 약 2만 명이 참석해 해양분야 현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제주도는 이번 회의 유치를 위해 상당한 공을 들여왔지만, 결국 부산에 밀리면서 허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앞서 2025년 APEC 정상회의 유치전에서도 경주에 밀려 고배를 마신 데 이어 또다시 유치에 실패하면서 아쉬움이 더욱 커지는 분위기다.
지역에서는 잇따른 유치 실패의 배경으로 제주도의 ‘지역세’가 상대적으로 약한 점을 꼽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홀대론'도 제기되고 있다.
그런데 이번 유치 실패 후 제주도정은 이와 관련해 아무런 입장도 내지 않고 있다. 지역 국회의원들도 개최도시 선정 결과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는 분위기다.
이런 가운데 지난 보궐선거를 통해 국회에 입성한 해수부 차관 출신의 더불어민주당 김성범 의원(서귀포시)이 "유엔해양총회 관련 행사 제주 개최 환영"이라는 언론 홍보자료를 배포해 눈길을 끈다.
김 의원이 배포한 자료에는 개최도시 선정 무산에 대한 입장은 담겨 있지 않았다. 대신 유엔해양총회와 연계한 사전·특별행사 등을 개최할 수 있도록 정부에 건의하기로 한 부분에 대해 환영 입장을 밝힌 것이다.
이 내용은 해수부의 개최도시 선정 결과 발표문에도 포함된 내용이다. 해수부는 보도자료에서 "개최도시 선정위원회가 아쉽게 선정되지 않은 제주도에서도 총회와 연계한 사전·특별행사 등의 일부를 2027년과 2028년에 개최할 수 있도록 건의할 것을 의결했다"고 전한 바 있다.
김 의원은 이 내용을 매우 고무적으로 평가하며 환영 입장을 낸 것이다. 그는 연계행사를 개최하게 된 것에 대해 "제주가 2028년 유엔해양총회의 한 축을 담당하게 됐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자신이 그동안 제주도와 긴밀히 협의하는 한편 해수부 등 관계기관을 지속적으로 설득하며 노력해온 점을 자화자찬식으로 언급했다.
하지만 김 의원이 제시한 연계행사는 탈락 도시에 대한 위안 성격의 일종의 '배려 선물'로 풀이된다. 2025 APEC 정상회의 유치 실패 때도 정상회의와 연계한 일부 장관회의 개최지를 제주도로 배정한 바 있다.
지역 정치권은 이번 유치 실패에 대해 아무런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특히 제주도 당국도 '침묵'을 이어가고 있다.
대형 국제행사의 잇따른 유치 실패에 대한 겸허한 평가와 향후 전략에 대한 점검이 필요한 시점에, 선제적으로 성과 홍보에 나서고 있는 지역 정치권을 바라보는 도민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헤드라인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