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광어양식 '3중고'…고수온·생산비 폭등에 최악 경영난

생산원가 kg당 1만7천원 상회…출하가격 정체로 적자 심화
사료비·전기요금 등 경영비 급등에 육상양식 어가 '한계 상황'
제주양식수협 “지하해수 규제 완화, 어가 전·폐업 지원책" 호소

2026-08-12     원성심 기자

제주 대표 수산물인 ‘제주 광어(넙치)’를 양식하는 어가들이 여름철 고수온 장기화와 생산비 폭등, 출하 단가 정체라는 ‘3중고’에 시달리며 사상 최악의 경영난을 겪고 있다.

제주어류양식수협(조합장 한용선)은 12일 보도자료를 통해 제주 양식산업이 미래 성장동력으로 다시 도약하기 위해서는 고수온 피해를 근본적으로 줄일 수 있는 ‘지하해수(염지하수) 개발 규제 완화’와 함께 한계 어가의 연착륙을 돕는 ‘전·폐업 지원책’이 동시에 마련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제주어류양식수협에 따르면 매년 연례화되는 고수온 현상으로 육상어류양식장의 광어 폐사율이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 여기에 사료비와 전기요금, 인건비 등 주요 경영비까지 크게 오른 데다 폐사량 증가로 손실이 커지면서 광어 1kg당 생산원가는 이미 1만7,000원을 웃돌 것으로 추정된다.

제주어류양식수협이 2022년 조사한 광어 생산원가는 kg당 1만2955원이다. 이후 전력비 65%, 사료비 58%, 인건비 13%의 인상률만을 반영해도 현재 생산원가는 1만7462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반면 양식 어가가 받는 산지 출하가격은 현재 1만7000원대에 형성되는 데 그치고 있다. 폭등한 생산비와 고수온에 따른 폐사 손실까지 감안하면 양식 어가가 체감하는 경영 적자는 갈수록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특히 최근 대형마트 등 소비지 시장에서 광어회 300g 한 팩이 2만5000원 안팎, 1kg으로 환산하면 약 8만원 상당에 판매되는 등 소비자가격은 높게 형성돼 있다. 하지만 인건비와 유류비 상승 등에 따른 유통비용과 유통 과정의 마진 등이 더해진 결과로, 정작 양식 어가의 산지 출하가격은 생산원가 수준에 머물고 있다.

높은 소비자가격과 달리 생산 현장에서는 적자가 누적되는 ‘기형적인 가격 구조’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 양식업계의 주장이다.

이 같은 고수온 위기를 극복할 핵심 대안으로 꼽히는 것이 연중 16∼18℃의 일정한 수온을 유지하는 ‘지하해수(염지하수)’다. 지하해수는 여름철 연안 수온이 28∼30℃ 이상 치솟을 때 수조의 수온을 낮춰 대량 폐사를 막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문제는 지하해수에 대한 획일적인 규제다.

염지하수는 바닷물이 지하 암반층으로 침투·유입되는 ‘고갈되지 않는 순환자원’이라는 특성이 있다. 그럼에도 현재 제주특별자치도는 보전이 시급한 담지하수(민물)와 동일한 수준의 엄격한 관리 기준을 적용해 신규 개발 및 이용 허가를 사실상 제한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로 인해 동부지역은 추가 개발이 불가능하고, 서부지역 역시 신규 허가가 전면 막혀 있는 실정이다. 현장 양식 어가들은 고수온 피해가 눈앞에 닥친 상황에서도 지하해수를 활용하지 못한 채 광어가 폐사하는 모습을 지켜볼 수밖에 없다고 호소하고 있다.

한용선 제주어류양식수협 조합장은 “양식산업은 첨단 기술과 청정 자원이 결합된 미래 산업이지만, 당장 눈앞의 고수온 앞에서는 양식 어가의 자력만으로는 버티기 힘든 한계에 도달했다”며 “염지하수는 담지하수와 달리 수자원 고갈 우려가 적은 만큼, 제주도가 고수온 비상 시기만이라도 한시적·제한적으로 지하해수 추가 개발과 이용 한도 확대를 허용하는 전향적인 행정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조합장은 이어 “동시에 경영 한계에 다다른 양식 어가들이 안전하게 연착륙할 수 있도록 ‘양식장 전·폐업 지원(폐업 및 사업 전환 보상)’ 제도를 조속히 신설해야 한다”며 “더 이상 사업을 유지하기 힘든 한계 어가에게 실질적인 ‘퇴로’를 확보해 줌으로써 양식업계 전체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출하 수급을 안정화해야 산업 전반의 자생력을 회복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제주어류양식수협은 제주 양식산업이 미래산업으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지하해수 규제 완화와 스마트 전환이라는 ‘미래 투자의 트랙’과 한계 어가 전·폐업 지원을 통한 ‘구조조정 및 퇴로 확보의 트랙’이 함께 작동해야 한다며 정부와 제주특별자치도의 적극적인 정책 반영을 거듭 요청했다.  <헤드라인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