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법 위반 논란 제주 유명마트, 다른 매장서도 무단증축 '배짱영업'

[논란의 행정-3] 추가로 드러난 '위반 건축물'...법원 판결도 무시?
신제주 매장, 무단증축 확인...2014년 건축물대장에도 '위반' 표시
위반 확인 후 행정당국 어떤 조치?...최근에야 이행강제금 부과준비
2019년 유사사건, 법원 '유죄 판결'...그럼에도 이어진 위법행위

2026-08-12     윤철수 기자

무단 증축한 불법 가설물을 설치한 채 12년간 영업해온 것으로 드러나 논란을 빚은 제주지역 유명 마트가 다른 매장에서도 비슷한 방식으로 건축물을 불법 증축한 사실이 추가로 드러나 파장이 커지고 있다. 

12일 <헤드라인제주> 취재를 종합하면, 도내 여러 곳에서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J마트는  최근 제주시 연북로(도남동) 소재 매장을 운영하면서 건축물을 무단 증축하고 용도를 변경한 상태로 장기간 영업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그런데 이번에는 같은 상호로 운영 중인 제주시 연동 소재 매장(신제주점)에서도 건축물을 무단으로 증축한 채 영업해 온 사실이 밝혀졌다.

무단증축

신제주점 부지의 건축물대장을 확인한 결과, 대장 앞면에 ‘위반건축물’이라는 표시가 돼 있었다. 기재 내용을 보면 2014년 5월 제주시 건축행정과가 지상 1층 파이프·경량철골 구조의 판매시설 132㎡가 무단 증축된 사실을 확인하고 ‘위반건축물’로 표기한 것으로 나타난다.

이후 2023년 2월 13일 위반건축물 표기가 정정됐다. 무단 증축 면적은 총 580.96㎡(약 176평)로, 2014년 당시 확인된 면적보다 4배 이상 늘었다.

구체적으로는 1층 강파이프 구조 판매시설 369㎡(2005년), 1층 경량철골 구조 판매시설 7.35㎡(2006년), 1층 컨테이너 구조 창고시설 54㎡(2005년), 2층 일반철골 구조 판매시설 66.71㎡ 등이 무단 증축된 것으로 기재돼 있다. 여기에 ‘조경 훼손 258.28㎡(2005년)’도 포함돼 있다.

괄호 안에 적힌 설치 시점을 보면 무단 증축 및 관련 훼손 행위는 2000년과 2004년, 2005년, 2006년에 이뤄진 것으로 나타난다.

즉, 20년 전부터 무단 증축 등이 이뤄졌지만 2014년에는 그중 일부인 132㎡만 위반건축물로 표기됐다. 이후 다시 약 10년이 지난 2023년에 이르러서야 무단 증축 면적이 총 580.96㎡로 정정·기재된 것이다.

현장을 확인한 결과, 무단 증축된 구역에서는 계산대를 비롯한 각종 물품 판매대가 버젓이 운영되고 있었다.

문제는 이곳 역시 불법 가설물을 설치하는 방식으로 무단 증축이 이뤄졌고, 건축물대장에도 위반사항이 명시돼 있었음에도 장기간 제대로 된 행정처분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제주시에 확인한 결과, 이행강제금 부과는 2005년 한 차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위반사항이 건축물대장에 처음 표기된 2014년 이후에는 별도의 행정처분이 없었다는 것이다.

그러다가 최근 <헤드라인제주>가 J마트의 무단증축 문제에 대한 집중 보도가 시작한 직후인 7월29일에야 신제주점에 대한 이행강제금이 부과된 것으로 나타났다.

무단증축
무단증축

◇ 연북로 매장 무단 증축.용도변경 논란은

앞서 확인된 연북로 매장의 경우 무단 증축 규모가 훨씬 큰 것으로 나타났다. 연북로점은 당초 근린생활시설(소매점)로 970㎡ 규모의 면적을 허가받았지만, 해당 부지 내 3개 건축물대장을 확인한 결과 무단 증축 면적은 총 1429㎡, 무단 용도변경 면적은 852㎡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를 모두 합하면 약 2282㎡(약 690평) 규모에서 위법 행위가 이뤄진 것으로 판단된다.

이는 당초 허가받은 면적의 두 배를 훌쩍 넘어서는 규모다. 특히 제1종 근린생활시설 중 소매점은 바닥면적 합계가 1000㎡ 미만이어야 한다고 규정한 건축법 시행령을 정면 위반한 것이다. 해당 매장의 전체 바닥면적을 합산할 경우, 유통산업발전법상 ‘대규모점포’ 기준인 3000㎡를 넘어섰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그럼에도 제주시는 연북로점에 대해 2017년과 2022년 두 차례 이행강제금을 부과한 것이 전부인 것으로 나타났다. 강제철거를 위한 행정대집행은 물론, 위반 사항에 대한 이행강제금 부과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셈이다.

무단

제주시는 최근 관련 논란이 확산되자 연북로점에 대해서도 뒤늦게 오는 8월 27일까지 위반 사항을 시정하지 않을 경우 이행강제금을 부과하겠다는 내용의 사전 예고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건축법 위반 행위가 적발된 이후에도 짧게는 12년, 길게는 20년 넘게 불법 가설물을 활용한 영업을 지속해온 업체의 '배짱 영업'에는 행정당국의 이 같은 소극적인 대응도 한몫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막대한 수익을 올리는 업체 입장에서는 불법 가설물을 그대로 유지한 채 이행강제금을 납부하는 것이 오히려 경제적으로 이득인 구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제주시는 그동안 이 업체에 부과한 이행강제금이 얼마인지조차 공개하지 않고 있다. 한 시민이 제기한 정보공개청구에 대해 제주시는 '법인의 영업상 비밀'을 이유로 거부했고, 제주도 정보공개심의회 역시 비공개 결정을 내린 제주시의 손을 들어줬기 때문이다.

◇ 2019년 유사 사건 '유죄' 판결에도…버젓이 이어진 위법행위

이런 가운데 이번 건축법 위반 논란과 유사한 사건에서 법원이 유죄 판결을 내린 판례가 있어 주목된다.

제주지방법원은 2019년 2월 건축법 혐의로 기소된 B씨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12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령했다. B씨가 운영하는 마트 법인에 대해서는 벌금 1500만원을 선고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B씨는 서귀포시로부터 제1종 근린생활시설로 사용승인을 받은 건물에서 모 마트 서귀포점을 운영하면서, 2017년 414㎡ 규모의 공간을 서귀포시장의 허가 없이 판매시설로 용도변경한 혐의를 받았다.

그는 또 제주시 소재 마트를 운영하면서 2013년 제주시장의 승인 없이 건축물 본관 1층 입구에 철파이프 구조의 기둥을 세우고 천막으로 지붕을 덮는 방식으로 약 202㎡ 면적을 무단 증축한 혐의도 받았다. 2017년에 식품관 1층 입구에 같은 방식으로 약 391㎡를 증축한 혐의도 추가됐다.

이와 함께 2014년 창고로 사용승인을 받은 공간을 소매점으로 무단 용도변경하고, 2017년 제과점 및 제조업소로 사용승인을 받은 공간을 마트 식품관 1층 소매점으로 용도변경한 혐의도 적용됐다.

법원은 이 같은 혐의사실을 모두 유죄로 판단했다. B씨는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지만 기각됐고, 이에 따라 원심 판결이 확정됐다. 

당시 법원은 짧은 기간 내 여러 차례 건축법을 위반해 건축물을 증축하고 용도를 변경한 점 등을 들어, 범행의 죄질이 좋지 않고 비난 가능성이 큰 점을 피고인에게 불리한 양형 사유로 판단했다.

판결문에는 피고인 등의 신원이 익명으로 공개됐지만, 판결문에 담긴 내용상 현재 논란이 일고 있는 J마트와 동일 업체이거나 연관된 업체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당시 유죄 판결을 받은 당사자가 J마트와 연관된 인물 또는 업체라면 문제의 심각성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법원에서 유죄 판단까지 내려졌음에도 무단 증축과 용도변경 등 건축법 위반 행위가 이어지고 있고, 불법 시설을 통해 막대한 이익을 취해온 것으로 볼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법원의 판단마저 아랑곳하지 않고 막무가내로 배짱 영업을 이어가고 있는 셈이다.

이 지점에서 의아한 것은 행정당국의 태도다. 적어도 행정시 관계부서라면 2019년 법원 판결의 내용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법원 판결 이후에도 버젓이 이어지고 있는 위법행위에 대해 강력한 대응에 나서지 않았기 때문이다. 왜 유독 해당 마트에 대해서만 미온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는지, 그 배경을 둘러싼 의문이 커지고 있다. <헤드라인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