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 뮌헨전 2만 관중 열기 가득찼지만...허술한 운영 '옥의 티'

"신분증 검사 철저히 하겠다"면서 게이트 붐비니 '검사 없이 입장'…일부 자리는 이중 예약까지
경기장 동선 운영도 엉망진창...제주SK 구단 일정상 배려도 없어
콤파니 감독 기자회견 중 "뮌헨 선수들 믹스트존 필요한 분 지금 나가달라"

2026-08-05     함광렬 기자
2만

지난 4일 제주SK와 FC 바이에른 뮌헨의 경기가 열린 제주월드컵경기장. 무려 2만명이 넘는 관중이 가득 들어찼다. 그러나 경기 운영과 행정에서의 미숙함은 옥의 티, 그 이상으로 남았다.

제주SK는 지난 4일 오후 8시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아우디 풋볼 써밋 2026 FC 바이에른 뮌헨과의 친선경기를 가졌다.

독일 명문팀이 제주를 찾는 것이기에 세기의 관심이 집중됐다. 실제 제주도민 대상으로 5454석 선예매가 진행됐을 때에도 불과 3분 만에 표가 매진되기도 했다.

하지만 관심이 집중되는 것과는 달리 경기 전후 경기 운영 대행사의 운영과 행정은 최악 그 이상이었다.

지난 6월 30일 제주도민 대상 선예매가 진행됐을 당시, 티켓 선예매가 오픈된지 얼마되지 않아 5454석은 모두 팔렸다. 제주SK 구단도 공식 인스타그램을 통해 "팬 여러분의 뜨거운 관심과 성원에 힘입어 선예매 티켓이 모두 매진됐다"고 밝혔다.

다만 선예매 과정에서의 아쉬움은 남았다. 선예매는 제주 SK FC 홈페이지 가입 후 △제주 거주 △구단 응원 등록 △마케팅 수신 동의를 완료한 제주 도민과 팬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그러나 예매자가 제주에 실제로 거주하는 사람인지 확인할 수 없다는 점에서 허점을 드러냈다.

또, 올 시즌 제주SK의 홈경기를 수차례 찾은 팬들에게 먼저 선예매의 기회를 줬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팬들의 주장도 이어졌다.

제주SK 연간회원에게 선예매 기회를 주지 않으면서, 제주 서포터즈들이 스탠딩 응원석을 예매하지 못하는 촌극까지 벌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제주 서포터즈 일부는 N석 일반석에서 응원을 해야 했다.

선예매 직후 티켓 양도 플랫폼에는 뮌헨전 티켓을 팔겠다는 글이 연이어 올라오기도 했다. 이후 이 경기 티켓이 당근 마켓에서의 거래가 금지되면서 일단락되기는 했다.

암표 거래가 성행하자, 제주SK 구단과 대행사 측은 경기장 입장시 신분증 검사 등을 철저히 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입장 게이트가 혼잡해지자 신분증 검사 없이 입장을 할 수 있도록 했다. 결국 암표를 걸러낼 수 없는 환경을 만들어 버린 것이다.

ⓒ헤드라인제주

또, 심지어는 일부 자리가 이중예약, 일명 더블부킹(Double Booking)이 되기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소셜미디어 스레드에서 ㄱ씨는 "토탈 90만원 가량 쓴 티켓이 초청권이랑 중복으로 예매되어 있는 황당한 상황을 겪었다"며 "큰 행사가 처음이라 죄송하다 하셨지만 기본적인 행정이 아쉽다"고 적었다.

또, 경기 일정에도 제주SK 구단에 대한 배려는 찾아볼 수 없었다.

제주SK는 지난 2일 인천유나이티드와의 K리그1 22라운드 경기를 치렀고, 앞서 지난달 29일에는 화성과의 코리아컵에서 120분 혈투까지 벌였다. 

인천전을 치르고 불과 48시간여 후 뮌헨과의 친선전을 치르게 된 것이다. 그렇기에 제주의 주축 선수들은 이날 경기에서 모습을 보기 어려웠다. 물론 프리시즌 중인 뮌헨 선수단의 일정이 고려됐겠지만, 제주SK 구단에 대한 배려가 세심하지 못했다.

경기장 주차와 동선도 엉망진창 그 자체였다.

대행사 측은 이날 경기 취재 미디어에게 사전에 주차 신청을 하도록 안내했다. <헤드라인제주> 취재진 역시 사전에 주차 신청을 하고, 경기 당일 미디어 주차장 진입을 시도했다.

안전요원에게 미디어 취재진임을 밝히고 주차장 진입을 요청했지만, 취재진에게 돌아온 답은 "비표가 없으면 들어갈 수 없다"였다. 

이에 취재진이 미디어 비표를 보여줬지만, 이번에 돌아온 답은 "만차여서 들어갈 수가 없다"였다. 이에 취재진이 "미디어 주차 신청을 했다"고 강하게 항의하자, 그제서야 본인 확인을 거쳐 주차장에 진입할 수 있었다.

"만차여서 들어갈 수 없다"는 말과 달리 주차장은 '텅텅' 비어있었다. 소통도 되지 않고 정말 엉망진창이라는 말로 모든 것이 표현되지 않을 정도였다.

4일

경기장 동선 역시도 마찬가지였다. 이날 경기 전반전이 진행되고 있는 중에 전광판에 '해버지' 박지성의 모습이 잡혔다. 이후 많은 관중들은 전반 내내 중앙 난간에서 박지성을 지켜보기 시작했다. 이런 상황이 계속되고 있는데도 어떠한 제지도 이뤄지지 않았다. 박지성이 전반전이 끝난 뒤 VIP석으로 자리를 이동하자 그제서야 중앙 난간에서 지켜보던 관중들도 하나 둘 자리로 돌아갔다.

평소 K리그 경기가 열릴 때에는 기자석과 지하 믹스트존은 AD카드가 없으면 출입 자체가 불가능하다. 그러나 이날 경기에서는 관중들이 기자석을 드나드는데도 아무도 통제하지 않았다.

경기 종료 후 믹스트존도 마찬가지였다. 제주월드컵경기장 지하 2층에 위치한 믹스트존은 통제구역으로 AD카드가 없으면 들어올 수가 없는 구조다.

그러나 이날 믹스트존에는 일부 팬들이 김민재 유니폼을 들고 기다리고 있었다. 도대체 리그 경기가 진행됐던 경기장이 맞는지 싶을 정도였다.

뮌헨 선수단의 믹스트존 운영에서의 문제점도 나타났다. 경기 후 뮌헨의 콤파니 감독의 기자회견이 진행되는 도중, 대행사 측은 "뮌헨 선수들이 나가고 있으니, 뮌헨 선수 믹스트존이 필요하신 분은 지금 (믹스트존으로) 나가달라"고 통보했다.

앞서 지난 3일 오픈 트레이닝 후 "내일 경기 후 인터뷰를 하겠다"고 밝힌 김민재였기에, 국내 취재진들은 김민재의 인터뷰를 기다렸다. 그러나, 김민재는 "시간이 없다. 빨리 가봐야한다"며 그대로 구단 버스에 몸을 실었다.

물론 믹스트존 인터뷰의 경우 의무는 아니다. 하지만 감독의 기자회견이 진행되고 있는 도중 갑작스러운 통보는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다. 

독일 분데스리가의 경우 선수가 인터뷰를 먼저 하는 것이 하나의 문화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 하더라도 2년 전 뮌헨이 방한해 이벤트 매치를 치렀을 때에도 이런 불상사는 발생하지 않았다.

결국 대행사의 미숙한 행정과 소통 부족이 경기 후 뮌헨 선수단과 국내외 취재진의 인터뷰가 진행되지 못하게 만들었다.

취재진이 선수들의 인터뷰를 위해 믹스트존에 몰리자, 결국 대행사 측은 세르지우 코스타 제주SK 감독의 기자회견도 아예 뒤로 미뤄버렸다. 이로 인해 세르지우 감독은 믹스트존 인터뷰가 끝날 때까지 20~30여분간 대기해야 했다.

이 부분에 대한 취재진 사이에서 불만이 이어지자, 대행사 관계자는 세르지우 코스타 감독의 기자회견까지 모두 끝난 뒤 기자회견장을 찾았다. 대행사 관계자는 믹스트존 운영에 대해 취재진들에게 "일정상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큰 이슈는 아니지만 사과드린다"는 말로 취재진을 당황하게 했다.

이날

또, 현장 취재진에게 배포한 라인업에도 제주SK 일부 선수들의 영문 표기명이 틀리기도 했다.

실제, 이날 선발 출전한 허자웅의 경우 'Heo Ja Ung'으로 프로축구연맹 등에 등록되어 있다. 그런데 이날 라인업에 허자웅의 영문은 'Heo Ja Woong'으로 표기됐다.

또, 최근 제주SK에 합류한 외국인 공격수 치나리는 이름 철자가 빠져 라인업을 재배포하는 일까지 있었다. 최소한 제주SK 구단과 소통을 했더라면, 아니 제주SK 구단 홈페이지 내 선수들의 영문 이름을 확인했더라면 이런 촌극은 벌어지지 않았을지 모른다.

2만 관중이 가득 들어차며 서귀포가 축구 열기로 가득 찼지만, 대행사의 미숙한 경기 운영과 행정은 옥의 티로 남게 됐다. <헤드라인제주>

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