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LNG발전소 사업 공익감사 청구…"부실 환경평가·절차 위반"

환경단체, 감사원에 한국동서발전 LNG발전소 사업 조사 촉구
"사업지 1.5km 거리 내 습지보호지역, 환경영향평가 대상서 제외"
"평가 기준 결정도 법이 정한 주체인 부처장관이 아닌 도지사가 결정"

2026-07-28     홍창빈 기자
제주환경운동연합,

제주시 구좌읍 동복리 옛 채석장 부지에 추진 중인 LNG(액화천연가스) 발전소 건설사업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제주도내 환경단체가 감사원에 이 사업 관련 의혹에 대한 공익감사를 청구했다.
 
제주환경운동연합, 기후자원정의센터 아크, 기후솔루션은 28일 오전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동서발전의 제주청정에너지복합발전(LNG) 사업에 대한 공익감사를 감사원에 청구했다고 밝혔다.

이들 단체는 환경영향평가와 기후변화영향평가의 대상 범위가 과도하게 축소됐고, 법정 절차 위반과 경제성 재검토 누락 의혹이 있다며 이 부분을 철저하게 조사해줄 것을 촉구했다.

또 평가 항목을 결정하는 과정에서도 절차적 문제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관련 법령상 기후변화영향평가 항목은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결정해야 하지만, 이번 사업에서는 제주도지사가 이를 결정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사업비가 당초 4880억 원에서 6488억 원으로 30% 이상 증가했음에도 국가재정법상 경제타당성 재조사 대상 여부를 검토하지 않은 채 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문제도 제기했다. 

이들 단체는 "사업 추진 과정에서 환경영향평가와 기후변화영향평가가 법과 제도의 취지에 맞게 이루어졌는지에 대한 심각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며 "나아가 경제성 역시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총사업비는 크게 증가했음에도 법령상 필요한 재검토 절차조차 이행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동서발전은 발전소 인근 습지보호지역이 사업의 영향권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음에도 이를 평가 대상지역에서 제외했다"며 "그 결과 습지보호지역이 포함될 경우 반드시 거쳐야 하는 전문가 및 관계기관 의견수렴 절차도 생략됐다"고 강조했다.

또 "더욱이 이번 사업은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른 전원개발사업으로, 환경영향평가 항목 결정 권한은 승인기관인 기후부 장관에게 있다"며 "그럼에도 제주도지사가 평가항목을 결정한 것은 절차상 위법성이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제주환경운동연합,

이들 단체는 이어 기후변화영향평가 범위를 사업지 내부로만 한정해 제도의 취지를 훼손했다고 비판했다.

이들 단체는 "사업자는 기후변화영향평가 대상 범위를 사업지구 내부로만 설정했다"며 "그러나 온실가스는 사업부지 경계를 넘어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는 물질이며, 기후변화영향은 환경영향보다 더 넓은 관점에서 검토돼야 한다는 점이 최근 법원 판례에서도 확인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축소된 평가 뒤에는 막대한 사회적 비용이 존재한다"며 "한국개발연구원(KDI) 예비타당성조사에 따르면 해당 발전소 운영 기간 동안 발생하는 환경비용은 총 4323억 원에 달하며, 이는 총사업비의 약 88%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또 "현재 제주에서 운영 중인 LNG 발전소에서는 지난해에만 기준치를 초과한 대기오염물질이 6000회 이상 배출된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러한 현실은 신규 LNG 발전소 건설이 지역 환경과 주민 건강에 미칠 영향을 더욱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이 사업과 관련해 낮은 경제성과 크게 늘어난 사업비에도 불구하고 타당성 재조사는 실시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들 단체는 "2024년 KDI 예비타당성조사 결과, 제주 LNG 발전소 사업의 비용편익비(BC)는 0.83, 수익성 지수는 0.98로 모두 기준치인 1.0을 밑돌았다며 "예상 이용률 또한 향후 30년 평균 41.5%에 불과해 발전소 활용도 역시 높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어 "한편 최근 이번 사업의 총사업비는 4880억 원에서 6488억 원으로 약 33% 증가했다"며 "총사업비가 일정 비율 이상 증가할 경우 타당성 재조사를 실시해야 하지만, 현재까지 이러한 절차가 이행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경제성이 부족한 사업을 재검토 없이 계속 추진하는 것은 국민 세금을 책임 있게 사용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이들 단체는 "최근 제주특별자치도는 재생에너지 보급 목표를 확대하기 위해 앞으로 화력발전을 비상 발전원으로 전환하겠다는 정책 방향을 발표하기도 했다"며 "탄소중립과 에너지 전환을 추진하는 흐름 속에서 신규 LNG 발전소를 건설하는 것이 과연 제주 미래와 부합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동서발전은 부실한 평가와 위법한 절차로 진행되는 동복리 LNG 발전소 건설 계획을 즉각 철회하라"라고 요구했다.

또 "제주도는 동복리 LNG 발전소가 지역 사회에 미칠 환경적·경제적 영향을 면밀하게 재검토하라"라며 "감사원은 동복리 LNG 발전소의 절차적·내용적 위법성을 엄정하게 감사하라"라고 밝혔다. 

한국동서발전의

한편 한국동서발전(주)가 추진하는 이 사업은 제주시 구좌읍 동복리 환경자원순환센터 인근 옛 채석장 부지 약 18만215㎡에 150MW규모 LNG발전소를 짓는 것을 핵심으로 한다.

동서발전은 처음에는 LNG를 연료로 사용하다 이후 수소를 함께 쓰겠다(혼소)는 계획을 제시했다.

그러나 이 사업과 관련해 환경영향평가 동의 과정에서부터 많은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제주도의회 심의에서는 발전소 부지가 곶자왈 지대에 둘러싸여 있는 점과, 발전소 건립으로 인한 대기오염 문제와 탄소중립 역행 논란으로 동의안 처리가 연기됐었다.

많은 논란으로 인해 본회의 상정이 1차례 보류되고, 건립의 타당성을 검증하기 위한 토론회가 개최되기도 했다.

특히 도내 환경단체들은 LNG도 결국은 화석연료로, 탄소배출이 심화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반면 제주도와 동서발전은 제주도 전력계통의 안정성과 기존 노후 화력발전소의 순차적 폐지 등을 위해 새로운 LNG발전소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헤드라인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