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알면서도…" 제주 유명마트 불법 가설건축물 10년째 묵인, 왜?
[논란의 행정-1] 시민 눈앞 불법 가설건축물 12년간 그대로…제주시 '봐주기' 의혹
2017년 첫 이행강제금...2022년 두 번째 부과…이후 5년 '침묵'
제주시 "매년 점검해야 하지만"…사업자 측 "불가피한 사정 있다"
제주시내 한 유명 마트에서 무단 증축한 불법 가설건축물에서 장기간 영업 행위가 이어지고 있으나, 제주시 당국이 위법 사실을 파악하고도 적극적인 조치에 나서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시민 눈앞에 불법 시설이 버젓이 자리하고 있는데도, 제주시가 위법사실을 최초 확인한 후 10년이 지나도록 고작 두번의 이행강제금을 부과한 것이 전부여서 사실상 방치 또는 봐주기 아니냐는 의구심을 자초하고 있다.
최근 국민신문고와 감사위원회 등에는 시민 A씨가 해당 마트의 불법건축물 관련 제주시 당국의 묵인 및 '소극행정'에 대해 조사할 것을 촉구하는 민원글이 접수됐다.
그는 언론에도 관련 내용을 제보했다.
<헤드라인제주> 취재를 종합하면, 많은 시민들이 이용하는 해당 마트에서는 2014년부터 기존 건축물과 연계해 무단 증축 등이 이뤄졌다.
제주시가 무단 증축의 위법사실을 처음 확인한 것은 2017년으로, 당시 본관 1층에 철파이프 구조의 창고 202㎡ 규모를 증축한 것을 시작으로, 식품관 1층에는 철파이프 구조 창고 391㎡를 무단 증축하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일부 공간을 소매점으로 무단 용도변경한 사실도 확인됐다.
A씨는 3개 건축물대장 기록을 바탕으로 살펴본 결과, 무단증축 면적은 총 1429㎡, 무단 용도변경 면적은 852㎡ 등 총 2282㎡(약 690평)에서 불법 행위가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문제는 제주시의 대응이다.
제주시는 불법 증축이 이뤄진 후 3년이 경과한 2017년 8월에야 위법사실을 적시하고 이행강제금을 부과했다. 그러나 그것이 전부였다.
이행강제금을 부과한 이후 불법 증축 건축물에 대한 철거 및 원상복구를 적극적으로 촉구하지 않다가, 5년 뒤인 2022년 2차 이행강제금을 부과했다.
그로부터 5년이 경과한 현재까지도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은 채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사실상 10년째 묵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A씨는 "과거 모 농협 하나로마트 무허가 컨테이너 문제가 언론에 보도된 직후 해당 농협에서는 즉시 철거한 사례가 있다"며 "그런데 해당 마트는 12년째 불법 건축물을 그대로 존치한채 영업을 하고 있는데, 제주시 행정의 '봐주기'라는 의구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또 제주시 당국에 해당 마트에 부과한 이행강제금 부과 처분 고지서 또는 부과금액을 공개할 것을 요구했으나, 제주시는 '법인단체의 경영상 비밀'에 해당한다며 공개를 거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5년 전 부과한 이행강제금 액수가 얼마인지, 이후 왜 별다른 조치 없이 침묵하고 있는지 등 해당 마트 무단 시설과 관련한 내용은 여전히 베일에 가려져 있다.
A씨는 "해당 마트는 막대한 수익을 올리는 대형 유통업체임에도 불구하고, 12년이 넘는 세월 동안 불법 건축물을 가동하고 있다"며 "이는 이행강제금만 내면 그만이라는 식의 태도인데, 법을 준수하는 선량한 소상공인들은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또 "행정청이 이를 방치하는 것은 명백한 직무유기이자 특정 기업에 대한 특혜"라며 "제주시청은 법 앞의 평등과 확고한 행정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건축법에 따른 즉각적인 철거명령을 통보하고, 행정명령을 불응할 경우 행정대집행을 통한 강제철거 행정처분을 단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제주시 관계자는 "이행강제금은 2017년과 2022년 두 번에 걸쳐 부과했다"며 "1년에 한번은 (후속조치 사항을) 점검해야 하나, 이후 이행강제금 부과를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만간 현장 조사를 통해 철거를 유도하고, 이행강제금을 부과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무단증축 논란과 관련해 해당 마트측은 "행정에서 처분한 이행강제금에 대해서는 모두 수용해 납부하고 있다"면서도, "다만 고객 편의 등 여러 불가피한 사정이 있고, 곤란한 점이 있다"며 해당 시설물을 바로 철거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이번 논란을 들여다보고 있는 제주특별자치도 감사위원회가 행정당국의 묵인 의혹에 대해 어떤 판단을 내릴지가 주목된다. <헤드라인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