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용산 마사회 장학관 매입 사실상 무산...왜?

마사회, 장학관 일부 공간 외부 임대 추진...제주도 매입 난항
제주도 "사권 설정되면 매입에 법적 제약...사업 재검토"

2026-07-10     홍창빈 기자
용산구에

제주특별자치도가 서울 중심지에 '거점 공간'으로 확보하려 했던 용산 '한국마사회 장학관'의 매입이 사실상 무산됐다.

마사회는 장학관 1~8층 공간을 공실로 둘 수 없다며 전체 임대를 요구했고, 전체 임대가 무산되자 나머지 공간에 대해 외부 임대를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학관 공간을 외부에 임대해 줄 경우 사권이 설정되면서 제주도가 법적으로 매입을 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 같은 사실은 10일 열린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제452회 임시회 회의에서 공개됐다.

이날 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고석준 의원(비례대표)은 "탐라영재관 이전을 위한 마사회 건물 매입과 관련해 확보한 979억 원 중 기존 영재관 매각 대금이 618억 원으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며 "매입 과정이 어느 단계까지 왔고, 변동 사항이 있는가"라고 물었다.

이에 대해 고시현 제주도 중앙협력본부장은 "당초 2028년 매입을 목표로 7층을 임대해 들어가려 했다"며 "그러나 마사회측이 해당 건물 하층부에 대한 공개 입찰을 진행하게 되면, 타 기관의 사업권이 설정되면서 제주도가 예산으로 매입할 수 없는 법적 제한 사항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공유재산 및 물품관리법 8조는 '사권(私權)이 설정된 재산은 그 사권이 소멸되기 전에는 공유재산으로 취득하지 못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즉, 일부 공간에 세입자가 들어와 있으면 건물 전체를 매입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마사회는 보유하고 있는 재산을 비워두면 손실이 발생하기 때문에, 임대를 주기 위해 노력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민주당 이경심 위원장(노형동을)은 "제주도가 매입을 위해 MOU를 맺고, 리모델링과 임대를 위해 이미 10억원의 예산을 반영했다"며 "이제 와서 '전체 8층까지 다 임대하지 않으면 매각할 수 없다'고 나오는 것은 교섭을 잘못한 것 아닌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에 고 본부장은 "마사회 측에서 3월 말부터 나머지 공간에 대해 입찰을 시행해 4회 유찰됐으나, 어떻게든 부동산을 통해 공시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마사회는 자산의 공실을 예방하기 위해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다른 사정이 있는 것은 아니나, 건물에 약 10년간 유지되는 사권이 설정되면 장기적인 매입이 사실상 힘들어지기 때문에 저희로서는 임대를 중단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강성의 의원(화북동)은 "지난 3월 말부터 문제가 불거져 상황이 변했다면 당연히 상임위원회에 먼저 보고를 했어야 했다"며 "이렇게 중요한 사업이 어렵게 됐다는 사실을 질의 시간에 질의를 통해서야 마지못해 답변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고 본부장은 "마사회 건물 매입과 관련해 상세히 보고를 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며 "중앙협력본부의 역할에 한계가 있어 중간 매개적 역할만 할 수밖에 없는 입장도 있었음을 참작해 달라"고 답했다.

한편 제주도는 지난해 1월 마사회와 서울 용산구에 소재한 장학관 건물의 저층부를 제주도가 임대해 통합적 업무공간으로 사용하는데 합의했다.

용산구 청파로52에 위치한 마사회 장학관 건물은 지상 18층, 지하 7층 규모로, 과거 마권 장외발매소로 사용되다가 현재는 농어업인 자녀 대학생들을 위한 마사회의 대표적 장학사업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감정가가 아닌 최근 탁상가격만 1100억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거기에 더해 용산 국제업무지구 개발 등으로 인해 앞으로 부동산 가격이 내려갈 가능성은 낮은 상황이다. 

건물 매입이 성사될 경우 현재 서울 강서구에 위치한 탐라영재관의 대체지로 사용한다는 구상이었다. 

그러나 매입이 무산될 경우 대체공간 확보에 차질을 빚는 것은 물론, 리모델링 및 매입을 위해 그동안 사용한 예산을 허공에 날리게 됐다. <헤드라인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