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월포레스트 주민설명회 밀실 논란..."언론·환경단체 들어오지 마!"
어음1리 주민설명회, 취재진.환경단체 출입 저지...비공개 진행
환경단체 "위성곤 도정 출범 첫날 닫혀버린 소통의 문" 규탄
"현장은 ‘밀실’, 행정은 ‘발뺌’"...논란확산 차단 도정의 '묵인' 의구심
제주시 애월읍 중산간 일대에서 추진 중인 한화그룹 계열사의 애월포레스트 관광단지 조성사업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1일 제주시 애월읍 어음1리사무소에서 열린 환경영향평가서 초안 주민설명회에서 환경단체는 물론 언론사 취재진의 출입까지 통제되는 일이 벌어져 파장이 일고 있다.
환경단체는 즉각 성명을 내고 제주도정의 밀실 행정을 강력히 규탄했다.
제주환경운동연합은 "'소통과 참여로 도민 중심'을 슬로건으로 내건 민선 9기 도정이 출범한 7월 1일, 애월포레스트 사업 환경영향평가서 초안 주민설명회에서는 정반대의 장면이 벌어졌다"며 "참석하려던 우리 단체 활동가와 취재 방송사는 일부 주민들에 의해 '외부인 비공개'라는 이유로 회의장 출입을 저지당했다"고 밝혔다.
또 "입구에서는 참석하려면 사전에 마을의 허가를 받고 공문을 지참하라는 요구까지 나왔다"며 "해당 마을 주민이 아닌 도민들은 설명회 참석을 거부당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주민 등의 의견을 듣기 위해 법에서 마련한 자리에서 의견을 말하려는 이들이 문밖으로 쫓겨난 셈"이라며 분통을 터트렸다.
이 단체는 "더 큰 문제는 이 사업의 승인 부서인 제주도 관광산업과의 태도"라며 "법정 절차를 관리하는 행정이 같은 건물 안에 있었음에도 설명회장 입구의 참석 저지 상황을 인지하지 못했고, 이러한 상황을 담당 부서에 전화로 알렸음에도 '담당자가 없다'며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설명회를 개최한 사업자 역시 방관하기는 마찬가지였다"며 "자신이 주관하는 법정 절차의 참석 관리를 이토록 방기한 채 절차가 완료됐다고 할 수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이 단체는 "새 도정이 첫날 내건 '소통과 참여'가 현장에서는 어떻게 짓밟혔는지를 도민들은 똑똑히 지켜보았다"며 "환경영향평가법 제25조에 따른 설명회는 사업자나 일부 주민의 사적 모임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어 "주민과 지역사회에 사업 내용을 설명하고 의견을 수렴하도록 법이 정한 공적 절차이며, 공개적으로 운영돼야 한다"며 "관계 전문가와 시민단체의 참여를 배제할 어떠한 법적 근거도 없다"고 반박했다.
또 "참석을 물리적으로 막고 행정이 이를 방치한 채 진행된 설명회는 실질적인 의견수렴이 이뤄졌다고 볼 수 없다"며 "오늘의 참석 배제 경위와 이를 방기한 행정의 책임을 분명히 밝히고, 무엇보다 모든 이해당사자가 참여하는 공개 공청회를 개최해 닫힌 의견수렴 절차를 바로 세워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단체 관계자는 "위성곤 도정의 '소통과 참여, 도민 중심' 정책이 구호에 그치지 않으려면 그 시작은 닫힌 문을 여는 일이어야 한다"며 "주민의 의견을 듣겠다며 의견을 제시하려는 이들을 배제하고 행정이 이를 방치하는 절차는 절차가 아니라 요식행위"라고 비판했다.
이 사업과 관련한 주민설명회를 비공개로 진행하며 언론사 출입을 통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4년 10월 5일 애월읍 어음2리 마을회관에서 열린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초안 주민설명회에서도 마을 관계자가 사전 허가를 받지 않았다며 취재진에게 퇴장을 요구해 실랑이가 벌어졌다. 당시 주민설명회는 오전 11시에 시작해 30분도 채 되지 않아 종료됐다. 사업 내용은 방대하고 환경영향 관련 쟁점도 많았지만, 이를 설명하는 데 소요된 시간은 고작 20분에 불과했다.
사업자 측은 마을회와 사전에 합의한 듯 질문도 받지 않은 채 설명회를 서둘러 마무리했다. (관련기사 보기)
애월포레스트 관광단지는 제주시 애월읍 상가리와 어음1·2리 일원 125만㎡ 부지에 관광숙박시설과 휴양·체험시설 등을 조성하는 민간 개발사업이다. 총사업비는 1조7000억원 규모로, 2015년 제주오라관광단지 이후 10년 만에 추진되는 100만㎡ 이상 대규모 관광개발사업이다.
시행사는 애월포레스트PFV로, 한화호텔앤드리조트와 한화투자증권 등이 참여하고 있다.
이 사업은 2024년 2월 개발사업 시행승인 신청이 접수된 이후 도시계획위원회 자문과 전략환경영향평가를 거쳤으며, 현재 환경영향평가서 초안에 대한 주민 공람이 지난 6월 12일부터 7월 13일까지 진행되고 있다. 향후 환경영향평가 협의와 각종 위원회 심의를 거쳐 최종 인허가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그러나 사업 추진 과정에서는 전략환경영향평가 부실 논란을 비롯해 용수 공급 문제, 농지법 위반 논란 등이 잇따랐다. 특히 사업 예정지가 해발 300m 이상 중산간 지역이자 지하수자원특별관리구역에 포함돼 있어 중산간 난개발과 지하수 보전 문제를 둘러싼 우려가 계속 제기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1일 주민설명회에서 벌어진 출입 통제는 논란 확산을 막기 위해 제주도정이 사실상 묵인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까지 키우고 있다. <헤드라인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