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칭다오 항로 '중대 기로'…위성곤 당선인 어떤 결단 내릴까

위성곤 "투자심사 지켜보며 외교관계 등 복합 검토 필요"
선거기간 '전면 재검토'서 신중 기류…제주도, 중국 선사와 협의
항로사업 유지·개선·중단 놓고 고심…민선 9기 첫 정책 시험대

2026-06-26     윤철수 기자
제주와

제주와 중국 칭다오를 잇는 국제 정기화물선 항로 사업이 취항 8개월 만에 중대 기로에 놓인 가운데, 민선 9기 제주도정 출범을 앞두고 위성곤 제주도지사 당선인이 어떤 결단을 내릴지 주목된다.

위 당선인은 제주~칭다오 항로 개설 문제와 관련해 투자심사 등 행정절차는 물론 중국과의 외교 관계까지 종합적으로 검토해 최종 입장을 결정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위 당선인은 지난 24일 인수위원회 사무실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업무보고를 받고 보니 선거기간에는 충분히 파악하지 못했던 중국과의 외교 관계 등 복잡한 절차적 문제가 있었다"며 "포괄적인 검토를 통해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갈지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이어 "무엇보다 도민 전체의 이익이 되는 관점에서 접근하겠다"며 "현재 법제처가 투자심사를 진행하도록 결정했고 행정안전부를 통해 관련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우선 심사 과정을 지켜보면서 관계 당국과 외교적 문제에 대해서도 협의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이는 제주~칭다오 항로 문제를 단순한 경제·관광 정책이 아닌 대중국 관계 등 외교적 요소가 결합된 사안으로 보고, 관련 절차와 외교적 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특히 선거 과정에서 "폐지까지 검토할 수 있다"며 전면 재검토 방침을 밝혔던 것과 비교하면 보다 신중한 기조로 선회한 것으로도 해석된다.

이 자리에서 위 당선인은 이번 칭다오 항로 논란과 관련해 제주도정과 제주도의회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는 입장도 내비쳤다.

그는 "칭다오 항로 문제의 경우 의회가 보다 면밀히 분석했어야 했고 행정 역시 충분히 검토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며 "행정과 의회 모두 일정 부분 책임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는 업무 과정을 공개하고 사회적 논의를 바탕으로 도민과 함께 결정해 나가겠다"며 "중요한 외교 문제가 있음에도 내부적으로만 결정되는 시스템이 문제를 키운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24일

앞서 법제처는 제주도가 중국 선사와 체결한 '제주항~칭다오항 간 신규 항로 개설 협정'이 지방재정법상 중앙투자심사 대상에 해당한다는 유권해석을 내렸다. 손실보전 협정은 '예산 외 의무부담'에 해당하는 만큼 별도의 투자심사를 받아야 한다는 판단이다.

또 제주도가 도의회 동의를 거친 사안이어서 문제가 없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도의회 동의만으로 투자심사를 생략할 수 있다고 볼 경우 지방재정법상 재정건전성 확보 취지가 훼손될 우려가 있다"고 선을 그었다.

이 같은 유권해석이 나오자 제주도는 김종수 해양수산국장과 채인숙 국제물류추진단장 등 실무진을 25일부터 29일까지 중국 칭다오에 파견해 관련 내용을 중국 선사 측에 설명하고 있다.

제주도가 현재까지 중국 측에 지급한 비용은 총 47억8500만원 규모로 파악됐다. 화물 물동량에 따라 지급되는 손실보전금은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 7억7800만원,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8억700만원 등 총 15억8500만원이다. 여기에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7월 9일까지 지급되는 용선료 32억원이 포함됐다.

민선 9기 출범을 앞두고 제주도 관계부서가 대응책 마련에 나섰지만 협정 내용 변경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제주도 관계자는 25일 <헤드라인제주>와의 통화에서 협정 변경 가능성에 대해 "현재로서는 언급할 단계가 아니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또 화물선은 정상 운항 중이며 중앙투자심사 사후 이행 방안에 대해서도 내부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위 당선인은 취임 직후 어려운 결단을 내려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선거기간에는 '전면 재검토'와 '폐지 가능성'을 언급했지만, 실제로는 외교 문제와 계약 관계, 재정 부담 등이 복잡하게 얽혀 있기 때문이다.

사업을 중도 중단할 경우 계약기간 3년 만료 이전 해지에 따른 위약금과 법적 분쟁 가능성을 검토해야 한다. 반면 현 체제를 유지하면 매년 수십억원 규모의 손실보전금 부담과 재정 논란이 계속될 수 있다.

이에 따라 투자심사 절차를 진행하면서 현 체제를 유지한 채 사업 구조를 개선할 것인지, 일정 기간 운항을 중단한 뒤 물동량 확보 대책을 마련해 재추진할 것인지, 아니면 칭다오 항로를 정리하고 새로운 국제물류 전략을 모색할 것인지를 놓고 비교 검토가 이어질 전망이다.

한편 제주도는 제주항의 무역항 기능을 강화하고 지역 기업의 물류비 절감과 운송기간 단축 효과를 기대하며 지난해 10월 제주~칭다오 정기항로를 개설했다. 그러나 취항 이후 물동량 확보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손실보전금 부담 논란이 확산됐고, 충분한 물동량 확보 대책 없이 사업이 추진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항로 유지와 사업 구조 개선, 중단 여부를 둘러싼 고심이 이어지는 가운데, 칭다오 항로 문제는 민선 9기 제주도정의 첫 정책 시험대로 떠오르고 있다. <헤드라인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