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4·3, 세계의 평화유산으로"...미래세대 위한 평화교육 방향 모색

제주포럼 4·3세션 개최…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의미 조명
국내외 전문가들 “4·3의 기억을 인권·화해·평화의 가치로 전승해야”

2026-06-25     원성심 기자
제주포럼

제주4·3의 역사적 경험을 미래세대에 어떻게 전승하고 교육할 것인가를 논의하는 공론의 장이 마련됐다.

제주특별자치도가 주최하고 제주4·3연구소가 주관한 ‘2026 평화와 번영을 위한 제주포럼’ 4·3세션이 24일 오후 제주해비치호텔 다이아몬드홀B에서 ‘4·3과 평화교육’을 주제로 개최됐다. 이날 행사에는 4·3 관련 단체와 학계 연구자, 일반 도민 등 130여 명이 참석해 높은 관심을 보였다.

이번 세션은 과거사 교육이 단순한 역사적 사실 전달을 넘어 미래세대가 인권과 평화의 가치를 성찰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하는 교육적 해법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특히 최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제주4·3 기록물의 인류사적 의미를 조명하고, 국가폭력의 기억을 ‘평화의 문화’로 승화하기 위한 국내외 사례들이 공유됐다.

김정기 제주4·3연구소 이사장은 개회사를 통해 “4·3은 제주를 넘어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토대를 다지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 역사”라며 “제주지역 대학을 비롯한 학계에서도 4·3 전문 연구인력 양성과 학술 연구 기반 확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영상으로 환영사를 전한 오영훈 제주특별자치도지사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통해 제주4·3은 인류가 함께 기억해야 할 역사가 됐다”며 “4·3의 가치를 미래세대에 올바르게 교육하고, 피해자와 유족의 명예 회복을 통해 진실과 평화의 가치를 세계로 확산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고의숙 제주특별자치도 교육감 당선인도 축사를 통해 “제주4·3은 이제 제주와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의 역사로 자리매김했다”며 “교육과 미래세대를 위한 전승이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인 만큼, 제주에서 세계적인 평화교육 모델을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이날 세션은 홀로코스트 및 평화·인권교육 분야의 권위자인 최호근 고려대학교 사학과 교수가 좌장을 맡아 진행했다. 최 교수는 “4·3의 상처가 단순한 고발에 머무르지 않고 제주에서 새로운 평화교육의 메시지와 방법론으로 발전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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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발표자로 나선 팩슨 반다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본부 부서장은 “제주4·3 기록물은 시민들의 자발적 노력이 만들어낸 소중한 결실이자 인권과 정의를 가르칠 수 있는 중요한 교육 자원”이라며 “4·3 아카이브는 국가적 중요성을 넘어 평화로운 공존과 화해를 위한 보편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평가했다.

전우택 연세대학교 명예교수는 사회정신의학적 관점에서 “4·3 평화교육은 물리적·구조적 폭력뿐 아니라 폭력을 정당화하는 문화적 폭력을 극복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직접 만나 대화하고, 부모 세대와 자녀 세대의 희망을 연결하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한건수 강원대학교 문화인류학과 교수는 “전쟁과 폭력은 생물학적 필연이 아닌 문화적 산물인 만큼 평화의 문화로 충분히 대체할 수 있다”며 “일상 속에서 평화를 지향하는 가치관과 태도를 키우고 사랑과 자비의 역량을 확산하는 교육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일본 내 민족교육 현장의 사례를 소개한 김세연 일본 백두학원 건국학교 교사는 “오사카 지역 민족교육 현장에서 한국 문화 교육과 함께 히로시마 수학여행 등 평화·인권교육을 실천하고 있다”며 “재일동포 사회의 역사적 경험을 바탕으로 4·3의 가치를 일본에서도 후세대에 생생하게 전승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제주4·3연구소는 “이번 세션이 오랜 기간 은폐됐던 국가폭력의 진실을 밝히고 화해와 상생으로 나아간 제주도민의 노력이 세계사적 가치로 인정받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역사적 기억을 평화의 가치로 계승하기 위한 국내외 교육적 연대와 협력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