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경제단체들 "한진 지하수 증산, 지역경제 활력 차원서 검토해야"
제주상의·경총·건설협회·여성경제인협회 4단체 공동 호소문 발표
"골프장 수천 톤 사용하면서 50톤 증산 반대는 형평성 문제"
도의회에 전향적 논의 촉구..."지역사회와 기업 상생 계기 돼야"
제주지역 주요 경제단체들이 한진그룹 계열사인 한국공항㈜의 먹는샘물용 지하수 취수량 증산 문제와 관련해 제주경제 위기 극복과 지역사회 상생 발전을 위한 전향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제주상공회의소와 제주경영자총협회, 대한건설협회 제주특별자치도회, 한국여성경제인협회 제주지회는 12일 한국공항㈜의 지하수 증산 동의안에 대한 제주도의회 전향적 논의를 촉구하는 긴급 호소문을 발표했다.
제12대 제주도의회 마지막 회기에서 상정하지 않으면서 자동폐기 수순을 밟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이들 단체는 "제12대 제주도의회 마지막 임시회에서 한국공항㈜의 먹는샘물용 지하수 취수량 증산 동의안이 상정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논의는 제주 지하수의 보전과 공공성, 기업활동, 지역경제 활성화 등 다양한 가치가 함께 논의될 수 있는 중요한 기회였다"며 "도의회에서 충분한 논의조차 이뤄지지 못한 채 안건 상정이 무산되고 있는 것은 아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또 "한국공항㈜이 지난 40여 년 동안 관련 법령과 행정절차를 준수하며 먹는샘물 사업을 운영해 왔고, 제주 지하수의 청정성과 우수성을 국내외에 알리는 데 기여해 왔다"며 "아울러 한진그룹이 제주지역에서 1600여 명의 고용을 유지하고 항공수송 확대와 지방세 납부 등을 통해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해 왔다"고 강조했다.
이들 단체는 이번 취수량 증산 요청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에 따른 기내 서비스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한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주장했다.
또 "기업의 안정적인 경영활동과 지속 가능한 서비스 제공을 위해서는 현실적인 수요 증가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환경보전과 공공성 원칙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합리적인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일부 골프장의 경우 하루 2000톤이 넘는 지하수를 사용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공항㈜의 하루 50톤 규모 추가 취수 요청에 대해서만 부정적 시각이 집중되는 것은 형평성 측면에서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기업 활동에 대해 이중잣대를 적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도민사회 전체의 관점에서 객관적이고 균형 잡힌 판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기업의 정상적인 경영활동이 과도하게 위축될 경우 제주경제는 물론 향후 제주에 투자하려는 기업들에게도 부정적인 신호로 작용할 수 있다"며 "지역경제 활력 회복과 투자환경 조성을 위해 열린 자세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 "기업 측에서도 환경보전 노력과 지역사회 기여 확대에 대한 책임 있는 역할을 약속하고 있는 만큼 제주도의회가 충분한 토론과 숙의를 통해 합리적인 결론을 도출해 주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경제단체들은 최근 제주경제가 관광경기 침체와 소비 위축, 고물가 등 복합적인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고 진단하며 지역기업의 투자 확대와 고용 안정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제주도의회가 지역경제와 도민사회의 미래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합리적인 논의를 진행해 주길 기대한다"며 "이번 논의가 지역사회와 기업이 신뢰와 협력을 바탕으로 함께 성장하는 상생의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는 지난 11일 회의에서 한국공항의 지하수 개발·이용 허가 유효기간 연장 동의안에 대해 원안 가결했다. 그러나 지하수 취수량 증산 동의안은 상정하지 않으면서, 제12대 도의회 임기가 이달 말로 종료됨에 따라 해당 의안은 자동 폐기 수순을 밟게 됐다.
한국공항은 제주에서 하루 100톤(월 3000톤)의 지하수를 취수해 생산한 '한진퓨어워터'를 대한항공에 공급하고 있다. 이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에 따라 항공기 기내 수요 증가가 예상되면서 제주도에 하루 150톤(월 4500톤) 규모로 취수량 증산을 요청했다.
이날 도의회의 연장 동의안 심의에서 한국공항㈜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으로 인해 지하수 증산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그동안 논란이 돼 온 지하수로 생산한 생수의 외부 판매는 6월부터 전면 중단했다고 설명했다.
회의에 출석한 한국공항㈜ 김현욱 상무는 "추가 증산으로 발생하는 수익은 연간 약 5억원 정도로 예상된다"며 "그 전액을 제주 지역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제주지역 항공권 부족 문제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 이후 대한항공의 제주 노선 점유율이 60%를 넘게 되면서 공정거래위원회의 행정명령에 따라 이미 13개 슬롯을 반납한 상태"라며 "증편은 현실적으로 어려우나 슬롯 감소에 따른 공급 부족을 완화하기 위해 대형 항공기 투입은 검토할 수 있다"고 답했다.
이런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한동수 의원은 이날 회의에서 "제주 지하수의 공수화 원칙을 보다 실용적 관점에서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제시했다.
한 의원은 "도내 골프장과 관광개발사업자들은 하루 2000톤이 넘는 지하수를 이용하고 있고, 최근 채석장 개발에도 월 950톤 규모의 지하수 이용이 허가됐다"며 "한국공항의 경우 증산 이후에도 유역 내 지하수 이용 가능량 대비 이용률 증가는 0.03%포인트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어 "민간 소유 골프장과 관광시설에도 지하수가 활용되고 있는 만큼 무엇이 도민에게 실질적인 이익이 되는지, 또 무엇이 진정한 공수화 원칙에 부합하는지 새롭게 접근해 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헤드라인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