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칭다오 항로 개설' 진실논란 확산…"해수부 안 했다" vs "거짓말"

보궐선거 막판 쟁점 부상 ‘칭다오 항로 개설' 논란...실체는
김성범 측 "해수부가 승인한 적 없다...제주도가 개설"
고기철 측 "새빨간 거짓말...책임 회피용 꼬리 자르기"

2026-05-23     윤철수 기자
서귀포시

서귀포시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김성범 후보의 제주~칭다오 항로 개설 관련 발언을 둘러싸고 책임 회피 논란이 확산되면서 선거 막판 주요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논란은 항로 개설 당시 해양수산부 차관을 지낸 김 후보가 TV토론에서 해수부 권한 여부에 대해 모호한 답변을 내놓은 데 이어, 김 후보 캠프가 “해양수산부가 항로 개설을 승인한 적이 없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거짓 해명 논란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당시 중국 선사의 항로 개설 신청기관이 해수부였던 것으로 확인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20일 열린 KCTV제주방송·헤드라인제주·삼다일보·한라일보 공동 주최 후보자 토론에서 제주~칭다오 화물선 항로 개설 문제와 관련한 질의가 이어졌지만, 김 후보는 국민의힘 고기철 후보의 계속된 질문에도 해수부 권한 여부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아 책임 회피 논란에 휩싸였다.

이후 김 후보 선거사무소는 21일 입장문을 통해 “해양수산부가 항로 개설을 승인한 적이 없다”고 밝혔지만, 당시 중국 선사의 항로 개설 신청기관이 해수부였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거짓 해명 논란까지 더해지고 있다.

김 후보 측은 입장문에서 “제주특별자치도가 개설한 제주-칭다오 항로와 관련해 법리를 무시한 주장으로 사실을 호도하고 유권자인 시민을 기만하고 있는 고기철 후보의 행태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표면적으로는 고기철 후보를 겨냥한 입장이지만, “제주특별자치도가 개설한 제주-칭다오 항로”라는 표현을 사용하면서 항로 개설의 주체를 제주도정으로 규정하고 있는 것이다.

김 후보 측은 이어 “사실 관계부터 바로잡자면, 해양수산부는 제주-칭다오 항로를 승인한 적이 없고, 승인이라는 표현 자체도 법률적 용어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해수부가 항로 개설을 승인한 적이 없다는 주장이다.

20일

◇ 김성범 "해수부가 승인한 적 없고, 제주도가 항로개설"…사실일까

그러나 이 같은 입장은 2024년 말부터 지난해까지 이어졌던 제주도정과 해수부 간 항로 개설 허가를 둘러싼 갈등 상황과 배치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당시 중국 선사는 2024년 11월 해수부에 제주~칭다오 항로 개설을 신청했고, 제주도는 2025년 1월 취항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했다. 그러나 해수부는 기존 항로에 미치는 영향 등을 이유로 허가를 보류하면서 제주도정과 갈등을 빚었다. 당시 해수부는 신규 항로 개설이 영향평가 대상이라는 입장을 유지하며 중국 선사 측과의 개설 협의를 미뤘고, 제주도는 이미 실무 협의가 상당 부분 진행된 사안이라며 불만을 표출하기도 했다.

이후 이재명 정부 출범 뒤인 지난해 8월 해양수산부의 항로 개설 허가가 이뤄졌고, 같은 해 10월 취항이 성사됐다. 이 같은 과정은 당시 제주도의회 도정질문과 언론보도 등을 통해 공개된 바 있다.

특히 제주특별자치도가 2025년 8월 1일 배포한 보도자료에서도 “7월 31일 해양수산부가 제주-칭다오 간 신규 항로 개설에 합의하고, 중국 측에 이 같은 입장을 전달할 계획이라고 통보해왔다”고 밝히고 있다. 제주도는 또 “이번 항로는 지난해 11월 중국 선사가 해양수산부에 개설을 신청한 이후 8개월간의 협의를 거쳐 성사됐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오영훈 제주도지사가 해양수산부 장관 등을 만나 조속한 항로 개설을 요청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는 항로 개설의 직접적인 권한 주체가 제주도가 아니라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으로 해석된다.

제주특별자치도가

이 같은 내용을 종합하면, 항로 개설의 최종 협의와 승인 권한은 최소한 해양수산부에 있었던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럼에도 김성범 후보는 지난 20일 열린 TV토론회에서 “항로 개설 권한이 해수부에 있는 것 아니냐”는 고기철 후보의 계속된 질문에 즉답을 피했다. 항로 개설이 해수부 권한이 맞는지를 묻는 질문이 이어졌지만, 김 후보의 답변은 끝내 명확하지 않았다.

◇ 고기철 “김성범 후보 주장 거짓말…꼬리 자르기”

이에 고기철 후보 측은 23일 다시 입장자료를 내고 김성범 후보의 책임 회피성 발언을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고 후보 측은 “김성범 후보의 ‘칭다오 항로 개설을 몰랐다’는 주장은 새빨간 거짓말”이라며 “도민 혈세 낭비 논란의 중심에 선 칭다오 항로 사업과 관련해 책임을 회피하려는 꼬리 자르기식 해명으로 도민을 기만하고 있다”고 직격했다.

이어 “기사 내용과 당시 행정 절차를 교차 검증한 결과, 김성범 후보의 변명은 앞뒤가 맞지 않는 허위 주장”이라고 강조했다.

또 “해수부가 신규 항로 인허가권을 갖고 있으며, 제주도지사가 직접 주무 부처 장관에게 강력히 협조를 요청하고 도정 차원에서 사활을 걸고 추진했던 매머드급 신규 항로 사업”이라며 “당시 해양수산부의 실무 총책임자이자 부처 살림을 도맡았던 차관(김성범 후보)이 이를 ‘몰랐다’거나 ‘관여하지 않았다’고 발뺌하는 것은 대한민국 행정 시스템상 절대 불가능한 일”이라고 반박했다.

고 후보 측은 “중대한 사안이자 막대한 도민 혈세가 투입되는 현안을 해수부 차관이 인지하지 못했다면 명백한 무능이자 직무유기이며, 알고도 모른 척한다면 선거용 ‘꼬리 자르기’를 위한 비겁한 거짓말”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정치적 득실에 따라 본인이 몸담았던 부처의 책임마저 부정하는 후보에게 서귀포의 미래를 맡길 수 없다”며 “김성범 후보는 지금이라도 제주-칭다오 항로 승인 과정의 진실을 밝히고, 거짓 해명으로 서귀포 시민을 우롱한 데 대해 즉각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논란이 계속 확산되는 가운데, 김성범 후보가 추가 입장을 내놓을지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헤드라인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