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무슨 공사?"…제주 중부공원 일대 가로수 '싹둑' 시민들 혼란
교통섬 녹지 파헤치고 가로수 절단했지만 현장 안내문 없어
상수도 공사 안내판 세워졌지만 담당부서 "우리 공사 아니다"
뒤늦게 민간특례사업 도로확장·구조개선 확인…시민 안내 '생략'?
제주시 도시공원(중부공원) 민간특례개발사업 공사와 관련해 시민들의 혼란과 불만이 커지고 있다.
사업 현장 인근 도로에서는 가로수가 잘려나가고 녹지 공간이 파헤쳐지는 공사가 진행되고 있지만, 정작 현장에는 공사 내용을 제대로 설명하는 안내문조차 없기 때문이다.
<헤드라인제주> 취재 결과, 제주시 일도2동 제주장애인인권포럼 사무실과 제주순복음종합복지관 사이 천수동로 삼거리 교통섬 녹지공간은 지난달부터 진행된 공사로 크게 훼손됐다.
기존에 식재돼 있던 야자수는 모두 사라졌고, 소공원 형태의 녹지 공간은 흙바닥만 드러낸 채 황폐한 모습으로 변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최근에는 민간특례사업 아파트 건설 진입로와 연결되는 천수동로 양쪽 도로변에 심어진 가로수들을 중간 부분에서 잘라내는 공사까지 진행됐다.
인근 도시숲과 체육공원으로 이어지는 이 도로는 사계절 울창한 녹음으로 시민들에게 쾌적함을 제공해 왔지만, 갑작스럽게 반 토막 난 가로수 모습에 시민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문제는 공사 현장 어디에도 왜 교통섬 녹지공간을 파헤쳤는지, 가로수를 왜 절단하는지 등을 설명하는 안내판이 없다는 점이다.
인근 주민 김모씨(58)는 “매일 출퇴근하며 지나는 길인데 어느 날 갑자기 삼거리 녹지공간이 파헤쳐지고 야자수까지 사라졌다”며 “녹지 공간을 없애고 도로로 만드는 줄 알았다”고 말했다.
매일 저녁 이 길을 따라 체육공원을 찾는 한 시민은 “울창한 가로수 덕분에 걷기 좋은 길이었는데 왜 갑자기 나무를 잘라냈는지 궁금했다”며 “전선과 가까워 한전 공사인가 싶기도 했지만 정확한 설명이 없어 답답했다”고 말했다.
현장을 확인한 결과 교통섬 녹지공간 앞에는 “제주시 도시공원(중부) 민간특례사업 공원공사 중 번영로·천수동로 도로 확포장 공사”라는 내용의 현수막만 설치돼 있었다.
이 현수막만 보면 도로 확장을 위해 녹지공간을 완전히 철거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상황이다.
또 가로수가 잘려나간 천수동로와 대유대림아파트 앞 도로에는 각각 “중부근린공원 민간특례사업 원인자 상수도 시설공사”라고 적힌 공사 안내 입간판이 세워져 있었다.
하지만 확인 결과 해당 공사는 상수도 공사와 직접 관련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시 상수도 부서 역시 “해당 공사는 아직 착공하지 않았다”고 밝혀 현장 안내와 실제 공사 내용이 맞지 않는 혼선까지 빚어졌다.
이후 확인 결과 교통섬 공사는 민간특례개발사업에 따른 도로 구조 개선 차원에서 추진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천수로에서 천수동로 방향으로 이어지는 우회전 구간의 도로 폭이 좁고 양방향 통행 구조여서, 우회전 통행로를 북측 교차로 방향으로 옮기는 작업이라는 설명이다.
제주시는 공사 완료 후 교통섬 녹지공간과 야자수 등을 원상 복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제주시 민간특례사업 담당 팀장은 <헤드라인제주>와의 통화에서 “민간특례사업이 완료되면 차량 통행량 증가가 예상돼 도로 구조 개선 공사를 추진하는 것”이라며 “공사가 끝나면 기존 야자수와 녹지 공간도 다시 조성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가로수 절단 공사와 관련해서는 “도로 확장 공사를 위해 가로수를 다른 곳으로 이설해야 하는데, 이동 작업 편의를 위해 가지와 수관 부분을 정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시민들은 행정의 안내 부족을 문제로 지적하고 있다. 실제 공사 목적과 내용에 대한 설명 없이 공사가 진행되면서 불필요한 오해와 혼란만 키웠다는 것이다.
한 시민은 “멀쩡한 가로수를 자르고 교통섬까지 파헤치는 공사를 하면서 최소한 어떤 공사인지 설명하는 안내판 정도는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부서 간에도 정보 공유가 제대로 안 되는 것 같아 더 혼란스럽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제주시 관계자는 “교통섬과 가로수 공사 현장에 보다 구체적인 안내문을 설치했어야 했는데, 민간특례사업 규모가 크다 보니 공사업체 측의 현장 안내가 미흡했던 부분이 있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제주시청 공고 등을 통해 시민들에게 충분히 안내했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마을회장과 주민자치위원 등에게는 설명을 했다”고 답했다.
하지만 공사 현장은 물론 제주시청 홈페이지 등에서도 이번 공사와 관련한 별도의 안내문은 찾아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도심권 대규모 공사를 추진하면서도 일부 지역 관계자들에게만 설명했을 뿐, 정작 일반 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안내와 홍보는 사실상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헤드라인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