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도전자들도 투표 없이"...제주도의원 후보 8명 '무투표 당선'
한권.김기환.강성의.강봉직.임정은.송영훈 의원 당선 확정
첫 출마 박안수.김봉현 후보도...선거운동 중지, 알권리 외면
역대 최다 무투표에 선거열기 급냉...투표율 하락 이어지나
6·3 지방선거 후보자 등록 마감 결과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원선거에서 무투표 당선자가 8명 나왔다. 이는 제주특별자치도 출범 이후 역대 지방선거를 통틀어 가장 많은 규모다.
15일 마감된 제주특별자치도선거관리위원회 후보자 등록 현황을 보면, 이번 제주도의원 선거에는 32개 선거구에 총 64명이 등록했다. 정당별로는 더불어민주당 32명, 국민의힘 17명, 진보당 5명, 개혁신당 2명, 조국혁신당 1명, 정의당 1명, 무소속 6명이다.
이 가운데 24개 선거구에서는 2명 이상이 등록해 선거전이 치러진다. 8곳은 3자 대결, 16곳은 양자 대결 구도다.
반면 나머지 8개 선거구는 단독 입후보로 무투표 당선이 확정됐다. 모두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이다.
제주시 지역에서는 △일도1동·이도1동·건입동(한권·더불어민주당) △이도2동갑(김기환·더불어민주당) △화북동(강성의·더불어민주당) △삼양동·봉개동(박안수·더불어민주당) △아라동갑(김봉현·더불어민주당) △애월읍을(강봉직·더불어민주당) 등 6명이 무투표 당선됐다. 이 가운데 강성의 의원은 제주도의회 사상 처음으로 여성 3선 도의원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서귀포시 지역에서는 △대천동·중문동·예래동(임정은·더불어민주당) △남원읍(송영훈·더불어민주당) 등 2명이 투표 없이 당선을 확정지었다.
단일 지방선거에서 8명의 무투표 당선자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제주특별자치도 출범 이후 역대 지방선거 무투표 당선인은 총 6명이었다. 선거별로 보면 △2010년 제5회 지방선거 1명(신관홍) △2018년 제7회 지방선거 3명(김태석·이상봉·좌남수) △2022년 제8회 지방선거 2명(김경학·송영훈) 등 총 6명이다.
반면 2006년 제4회와 2014년 제6회 선거에서는 무투표 당선인이 없었다. 이번 선거에서는 이러한 누적 규모를 넘어서고 있다.
특히 이번 선거에서는 현역 의원뿐 아니라 정치 신인들까지 무투표 당선되는 이례적인 상황이 연출됐다. 삼양동·봉개동의 박안수 후보와 아라동갑 김봉현 후보는 이번 선거가 첫 도전이지만 경쟁 후보가 없어 투표 없이 당선을 확정했다.
이처럼 무투표 당선인이 대거 발생한 배경에는 국민의힘의 대규모 ‘무공천’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국민의힘은 후보자 공모 과정에서 인물난을 겪으면서 전체 32개 선거구 가운데 절반 수준인 17곳에만 후보를 공천했다. 나머지 15개 선거구에는 후보를 내지 못했고, 이들 지역을 중심으로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의 무투표 당선이 잇따랐다.
이 같은 무투표 당선 확대를 두고 유권자 알권리 침해 논란도 제기된다.
공직선거법 제275조에 따라 무투표 선거구 후보자는 후보 등록이 끝나는 즉시 선거운동을 중단해야 한다. 이에 따라 단독 입후보자는 기존 현수막을 철거해야 하고 거리 인사나 정책 발표 등 일체의 선거운동도 할 수 없다.
특히 정치 신인의 경우 정당 공천 과정 외에는 지역 유권자에게 자신을 알릴 기회가 거의 없는 상태에서 선거운동까지 제한되면서 검증 기회 자체가 사라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권자 역시 후보자의 정책과 자질을 충분히 알지 못한 채 당선 결과를 받아들여야 하는 상황이다.
지역 정치권 안팎에서는 역대급 무투표 당선 사례가 선거 분위기를 급격히 식게 만들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경쟁 선거구 감소로 유권자들의 투표 효능감이 낮아지면서 이번 지방선거 투표율이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