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다던 떼까마귀, 제2공항 항로 대규모 군집”…부실조사 재논란
제2공항 비상도민회의, 우도지역 조류 조사 결과 공개
"우도 상공에 대규모 떼까마귀...전략평가서엔 '0마리'?"
"비행항로, 항공기 조류충돌 위험 높아...2공항 백지화하라"
제주 제2공항 건설사업 환경영향평가 4계절 조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전략환경영향평가에서는 확인되지 않았던 떼까마귀 대규모 군집이 사업부지 인근 우도에서 발견되면서 부실조사 논란이 다시 확산될 전망이다.
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는 13일 오전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우도 조류조사 결과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제2공항 항로인 우도 상공에서 떼까마귀 군무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어 전략환경영향평가에서 떼까마귀가 단 한 마리도 조사되지 않았다며 조류 충돌 위험을 외면한 부실조사라고 주장하고, 제2공항 계획 전면 백지화를 촉구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2월에서 3월 사이 우도 전역 및 제주시 구좌읍 종달항 일대에서 집중적으로 이뤄졌다.
우도 떼까마귀는 매년 10월 중순에서 11월 무렵 제주에 도착해 이듬해 3월까지 겨울을 보내고, 이후 3월말~4월 북쪽 시베리아 등으로 이동하는 겨울 철새다.
제주 텃새인 큰부리까마귀와 달리 수천 마리씩 엄청난 규모로 군무(群舞)를 하며 무리 생활을 하는 것이 특징으로 알려졌다.
현장조사 결과 수를 세기 어려울 정도의 떼까마귀 무리가 우도 곳곳에서 관측됐다.
이와 관련해 비상도민회의는 "비상도민회의 환경조사위원회는 지난 2월과 3월에 우도가 바라보이는 종달항과 우도 내에서 겨울 철새인 떼까마귀가 대규모 군집을 이루어 서식하고 있음을 발견했다"며 "우도는 제2공항 예정지 반경 8km와 13km 사이에 포함돼 있기 때문에 항공기 조류충돌 위험이 높은 구간"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또한, 제2공항 기본계획에서 밝힌 항공기 경로와도 매우 가까이 위치해 있어, 항공 안전을 위한 우도 조류조사는 매우 중요하다"며 "그러나,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에서는 단 한마리의 개체도 조사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도민회의는 "우도 상공에 엄청난 규모의 떼까마귀 군무가 펼치고 있음에도 전략환경영향평가에서는 전혀 언급조차 되고 있지 않았다는 점은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에 심각한 오류와 부실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떼까마귀는 겨울에 제주를 찾는 철새로 10월 경 제주에 와 이듬해 3월경 시베리아 등지로 이동한다"며 "떼까마귀의 가장 큰 특성은 수천~수만 마리씩 대규모 군집생활을 하며 가창오리처럼 군무(群舞)를 펼친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3월 14일, 종달항에서 촬영한 영상을 분석해 보면, 떼까마귀는 해발 132m인 우도봉보다도 높이 치솟으며 수직과 수평으로 군무를 펼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며 "제2공항 기본계획에 따르면, 가장 많은 항공기 운항이 예상되는 북쪽 출발 제주-김포 노선의 출발 경로는 구좌읍 세화리 상공에서 우도를 향해 90도 변침해 우도의 북측을 매우 근접하게 비행한다"고 예측했다.
비상도민회의는 "떼까마귀가 제주에 찾아와서 머무는 기간은 대부분 겨울철이며, 주풍(主風)이 북서풍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항공기는 바람을 맞으며 북쪽으로 이륙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떼까마귀의 군무가 펼쳐지는 우도 상공을 통과하는 항공노선을 가진 제2공항은 어불성설이며 최악의 위험공항이 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서 본안을 보면, 떼까마귀는 문헌상 기록이 있다고 돼 있으나, 한 마리도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보고하고 있다"며 "사계절 조사를 제대로 했다면, 수천수만 마리씩 군집을 발견하지 못할 수는 없을 것이다. 총체적 부실과 총체적 안전불감증의 결과"라고 꼬집었다.
비상도민회의는 "제2공항 부실조사는 이것만이 아니었다. 국토교통부는 전략환경영향평가에서 숨골이 8개 밖에 없다고 하다가, 수많은 숨골을 찾아서 발표하자 나중에는 153개 숨골이 있다고 수정했다"며 "활주로에서 불과 250m 떨어진 거대한 동굴도 조사에서 누락했을 뿐만 아니라, 대표적 조류유인시설인 육상 양식장에 대한 조사도 매우 부실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제2공항을 포위하고 있다시피 한 감귤 과수원에 대한 조사도 전무했다"며 "형식적이고 부실한 조사로 점철된 제2공항은 이제 전면 백지화를 선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비상도민회의는 "계획대로라면 제2공항은 이미 개항이 됐어야 한다. 지금까지 제2공항을 막고 있는 것은 반대가 아니다"라며 "입지 타당성과 필요성에 대한 검토가 매우 부실하고, 오류로 가득해 제주도민을 설득하지 못한 결과"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미 도민의 선택은 확실하다. 다시 도민에게 무엇을 선택하라고 하기에 앞서, 제2공항을 시작한 정부에서 그간의 문제점을 돌아다보고 결정짓는 책임있는 자세를 보여야 할 것"이라며 "그래야 국민의 정부로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거듭 사업 전면 재검토를 촉구했다. <헤드라인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