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강정마을 주민들 "생태 위협하는 강정천교 확대공사 중단하라"
해군기지반대주민회 "강정천 확대공사, 동물.생물, 주민들에게 위협되고 있어"
"'하천정비 사업'이었는데 '선형개량' 뜬금없이 추가돼...이유 뭔지 의심스러워"
제주 민군복합형관광미항 진입도로 개설공사와 관련해, 강정마을 주민들이 공사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강정마을해군기지반대주민회는 11일 오전 9시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강정 생태를 위협하는 강정천교 확대공사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고권일 위원장을 비롯한 강정 주민들이 참석했다.
반대주민회는 "강정천에는 은어와 장어, 동남참게, 제주 새뱅이 등 다양한 민물 생태와 푸른 녹색의 생명력을 불어넣는 각종 수목과 멸종 위기종 솔잎란의 자생지이기도 하다"며 "그러나 2023년말 준공된 해군기지 진입도로는 강정천의 주상절리까지 무너뜨리는 억지스럽고 고통스러운 과정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제 강정교 선형변경사업이 다시금 강정천에 깃들어 사는 모든 동생물, 그리고 주민에게 위협이 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반대주민회는 "해군기지 진입도로 사업이 착공되기 시작하자, 가장 먼저 원앙이 죽어나갔다"며 "강정천 수원지인 넷길이소 상류 부근에서 총탄에 맞은 원앙들이 발견됐고, 마을을 관통하는 도로인 왕대왓 버스정류소에서도 총에 맞고 죽은 원앙이 발견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해군기지 진입도로 개설사업에 강정천에 월동하는 원앙들이 방해가 되리라 판단한 누군가의 소행이 아닐까 의심되는 상황이었다"며 "그러나 조사를 맡은 공권력은 '총탄에 맞은 것은 사실이나, 직접적인 사인은 아니다'라며 수사를 마무리했다"고 비판했다.
또 "해군기지 진입도로 공사 도중, 하천 벽을 이루는 높이 수십미터의 주상절리대가 무너져 내리기도 했다"며 "공사로 인해 수돗물에서 더러운 물의 지표생물인 깔따구의 유충이 두번이나 발견돼 일대 주민들이 관공서에서 삼다수를 받아먹는 일도 일어났다"고 지적했다.
반대주민회는 "해군기지 진입도로 영향평가는 말 그대로 부실을 넘어 조작과 은폐에 가까운 거짓 보고서였다"며 "사업지 하류에 있는 천연기념물 544호인 강정천 담팔수는 사업대상지보다 상류에 있어 사업의 영향이 없다고 거짓으로 보고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내 최대 서식지 원앙의 존재는 언급조차 없었으며, 솔잎란은 직접 조사도 하지 않은 보고서였다"고 비판했다.
반대주민회는 "마을의 신목이자 천연기념물로 보호받던 강정천 담팔수 나무도 강정천을 건드리는 공사 때문에 몸 절반이 부러졌다"며 "2020년 태풍 마이삭 내습 당시 강정천 담팔수가 물에 잠겼는데, 이는 단순히 강우량 때문에 발생한 피해가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제2강정교 건설공사로 인해 하천 폭을 좁혀 유속이 빨라진데다, 방향까지 바뀌어 발생한 인재였다"며 "사업대상지보다 상류에 있어 아무런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환경영향평가서의 내용과 반대로 진입도로 사업 때문에 피해를 입은 강정의 신목은 누가 책임져야 하냐"고 성토했다.
반대주민회는 "'민군복합형관광미항 진입도로 선형개량공사'라는 명칭의 이 사업은 2021년 7월 영산강유역환경청으로부터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협의를 거치고 2023년까지 완료하기로 한 사업이었다"고 전제, "이번에도 영향평가 당시 사업부지 내에 솔잎난 자생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검토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에 반대주민회가 영산강유역환경청에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며 "제주도 세계자연유산본부 산하 한라산연구소는 현장조사를 통해 강정천 솔잎란 자생지는 대체부지 이전이 불가하다는 의견을 제출했다"고 강조했다.
또 "이런 이유로 악근천교 교량 사업만 추진되고, 강정천 제1교 사업은 중단되었던 것"이라며 "그런데 이번에 설계를 변경했다며 느닷없는 공사를 강행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반대주민회는 "교량 높이와 도로의 곡률이 변경되면 솔잎란이 자생하는 강정천 주상절리는 필히 파괴된다"며 "심지어 서귀포시는 경북 포항에 있는 업체를 선정해 대체 서식지 이식 평가 사업을 추진했음이 드러나기도 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업체는 공공기관이 아닌 사설업체이고, 서식지와 자생지 보존보다 식물종 이식과 번식을 주로 해온 업체"라며 "이렇게까지 서귀포시가 강정천 교량 사업을 무리하게 추진하려는 이유가 뭔지 궁금하다"고 했다.
반대주민회는 "이 사업은 하천 범람 등의 이유로 행정안번부 예산으로 '하천 정비사업'으로 추진된 사업이었다"며 "그런데 뜬금없이 '선형개량'이라는 불필요한 목적이 추가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민군복합항 진입도로 선형개량공사'라는 명칭에서 보듯, 해군기지 반대 의지를 약화시키고 반대투쟁의 흔적을 지우려는 목적이 강한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주장했다.
반대주민회는 "계획평면도에 나온 정보를 통해 유추하면, 구조물은 강정천 하류부분의 솔잎란 자생지를 완전히 덮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 정도 규모의 교대를 건설하기 위해서는 최소 2~300개의 길이가 긴 파일을 박아야 하는데, 2021년 공사 당시 처럼 진동피해가 막대할 가능성이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 파일 공사로 대수층이 영향을 받으면 강정천 용천수량 자체에 영향이 있을 수 있다"며 "이 축대구조물로 인해 하천 폭이 좁아지면 유속이 빨라지고 방향이 바뀌게 된다. 이 일대는 범람 지역이 될 가능성이 크고 범람 때마다 주상절리가 훼손될 가능성도 커진다"고 지적했다.
반대주민회는 "강정천은 단순히 빗물의 이동통로만은 아니다"라며 "강정천의 파괴는 모두의 삶을 위협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강정 생태를 위협하는 강정천교 확대 공사를 중단하라"고 재차 촉구했다. <헤드라인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