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분위기 왜 이래?"…제주지사 선거, 이슈도 쟁점도 없다

대진표 확정 열흘 넘도록 이슈·공방 전무 '조용한 선거'
후보자·정책 검증도 실종…논평·성명 설전도 자취 감춰
상대진영에 '무반응'...분위기 냉각에 유권자 관심도 '뚝' 

2026-04-30     윤철수 기자

6·3 지방선거 제주특별자치지사 선거가 본선 대진표 확정 이후 오히려 급속히 식어가는 분위기다. 선거일은 이제 불과 한 달 앞으로 다가왔지만, 이렇다 할 이슈도 쟁점도 없다. 후보 캠프 간 공방 역시 찾아보기 어렵다. 연초부터 뜨겁게 달아올랐던 선거 열기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그야말로 ‘조용한 선거’다.

이 같은 흐름은 더불어민주당 제주도지사 후보 경선이 마무리된 이후 이어지고 있다.

제주도지사 선거전은 지난 18일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위성곤 국회의원이 선출되면서 본선 대진표가 확정됐다. 국민의힘 문성유 후보, 진보당 김명호 후보가 맞서는 3파전 구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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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대진표가 확정된 이후 선거판은 좀처럼 달아오르지 못하고 있다. 정책 경쟁은 물론 후보 간 견제와 비판도 사실상 실종된 상태다. 쟁점 형성이나 이슈 선점 경쟁도 찾아보기 어려워, 선거 존재감 자체가 희미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같은 현상은 결선까지 이어지는 치열한 접전으로 도민사회의 큰 관심을 모았던 더불어민주당 후보 경선의 ‘후유증’이라는 분석이 많다. 경선 국면에서 관심이 집중됐다가, 종료 이후 본선으로 관심이 이어지지 못했다는 것이다.

여기에 그동안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본선에서는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상대적으로 우세할 것이라는 결과가 잇따라 나오면서, 판세에 대한 긴장감이 떨어진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유권자들의 흥미와 관심 역시 자연스럽게 낮아졌다는 분석이다.

대진표 확정 이후 각 후보 진영의 소극적인 행보도 한 요인으로 꼽힌다. 적극적인 이슈 제기, 상대 후보에 대한 검증과 비판은 거의 찾아보기 어려웠다.

실제 대진표가 확정된 지난 4월 18일 이후 각 후보 진영의 미디어 노출은 대부분 자신의 정책이나 활동을 소개하는 데 집중돼 있다.

위성곤 후보는 △도민 경청투어 재개 △민생정책·도민불편 제안 창구 ‘소도리’ 운영 △제56주년 지구의 날 기후위기 대응 5대 실천전략 제시 △후보 직속 성평등 정책특위 설치 △지속가능한 농업 실현을 위한 상생 프로젝트 △골목상권·1차 산업 보호 민생정책 추진 등을 잇따라 내놓았다.

하지만 이와 관련한 논쟁이나 공방은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 다만 지난 20일 제주 제2공항 강행저지 비상도민회의가 위 후보를 향해 ‘제2공항 도민결정’ 방식과 일정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을 촉구했지만, 위 후보 측은 공식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국민의힘 문성유 후보 역시 정책 발표에 주력하고 있다. △야간경제 특화구역 조성 △제주 문화예술 산업화 프로젝트 △제주 관광 질적 혁신 △24시간 돌봄안심 체계 구축 △제주 AI 지원센터 설립 △해양·바이오·콘텐츠·디지털·에너지 5대 성장축 육성 △상급종합병원 2곳 동시 지정 추진 등의 공약을 연이어 제시했다.

거의 매일 정책을 발표하고 있지만, 이들 사안이 이슈로 확산되지는 못하고 있다. 상대 진영이 ‘무반응’으로 일관하면서다.

진보당 김명호 후보는 4·19혁명 66주년을 맞아 낸 성명을 통해 내란세력 청산과 민주주의 수호를 강조했고, 비례대표 도의원 후보 선출 관련 기자회견, 산업재해 노동자의 날 입장 발표 등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처럼 각 후보가 정책과 메시지를 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선거 전반의 분위기는 좀처럼 달아오르지 않고 있다.

실제로 대진표 확정 이후 10여 일 동안 상대 후보를 겨냥한 성명이나 논평은 사실상 전무한 상황이다. 정책 검증은 물론 후보 검증을 위한 적극적인 시도도 찾아보기 어렵다.

문제는 이슈도, 쟁점도 사라진 ‘조용한 선거’가 이어질 경우 본선에 대한 무관심이 확산되고, 결국 투표율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지역 정치권의 한 인사는 “민주당 후보 경선 열기가 워낙 뜨거웠던 만큼 본선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식은 측면이 있다”며 “경선에 참여했던 도민들도 일종의 ‘경선 후유증’ 속에서 관심을 이어가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선거 분위기를 끌어올리려면 판세가 팽팽한 접전 양상을 보이거나, 유권자들의 관심을 끌 만한 이슈와 쟁점이 형성돼야 한다”며 “현재로서는 추격하는 위치에 있는 후보 진영 모두 그런 동력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역 정치권 안팎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지금과 같은 ‘조용한 선거’가 이어질 경우 유권자들의 무관심이 고착화될 수있다”며 “후보 간 정책 경쟁과 검증이 살아나야만 선거 본연의 기능이 회복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선거운동 기간에 접어들면 TV 토론 등을 계기로 잠잠했던 쟁점이 수면 위로 떠오를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다만 남은 시간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선거 분위기를 반전시킬 만한 계기가 마련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헤드라인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