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해안 경계, ‘뚫린 것’이 아니라 ‘환경의 차이’다

[기고] 김황수/제주해안경비단

2026-04-29     김황수
김황수/제주해안경비단

최근 제주 밀입국 사건을 두고 “해안 경계망이 뚫렸다”는 비판이 거세다. 

그러나 전방 해안에서 근무해 본 이들이라면 제주와 전방의 경계 환경이 본질적으로 다르다는 점을 안다. 필자는 해병대원으로 서부전선 해안경계를 경험했었다.

전방 해안(김포, 강화 등)의 핵심은 물리적 차단이다. 겹겹이 쌓인 철책과 열상감시장비, 촘촘한 초소 배치로 침투 자체를 차단하는 ‘폐쇄형 경계’다. 

반면 제주는 최고의 관광지이자 열린섬으로 해안선 약 250km에 달하는 개방된 생활 공간이다. 관광객, 어민, 레저 활동이 뒤섞인 환경에서 전 구간 통제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제주는 ‘막는 경계’가 아니라 ‘가려내는 경계’다.

특히 소형 고무보트는 레이더 반사 면적이 작고 파도 잡음에 쉽게 묻혀 탐지가 어렵다. 야간 저고도 이동까지 더해지면 어떤 해안이라도 100% 차단은 불가능하다. 이를 단순한 경계 실패로 규정하는 것은 기술적 한계를 간과한 평가다.

오히려 주목할 점은 결국 검거됐다는 사실이다. 112 신고를 통한 신속한 출동과 불법체류이력확인, 그리고 공범을 추적하는 수사망이 작동하며 침투 이후까지 대응이 이루어졌다. 이는 제주 경계가 ‘사후 검거까지 포함한 통합 방위 체계’임을 보여준다.

제주는 전방과 다른 전장이다. 이제 필요한 것은 비난이 아니라 대안이다. AI 기반 이상 항적 탐지, 드론 순찰, 소형 표적 대응 기술, 그리고 시민 신고 체계 강화가 그 해법이다. 중요한 질문은 하나다. 왜 못 막았는가가 아니라, 어떻게 더 정밀하게 가려낼 것인가. <김황수/제주해안경비단>

*이 글은 헤드라인제주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