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제주 공천 '인물난'에 자중지란…내홍 격화 

도의원 32개 선거구 중 후보자 15명 불과...17곳 '0명'
제주도당 내부 갈등 확산…위원장 사퇴 요구까지 표출
"당 차원 지원은 커녕 오히려..." 예비후보 진영 속앓이

2026-04-10     윤철수 기자

[종합] 6·3지방선거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원선거에서 심각한 인물난을 겪고 있는 국민의힘이 설상가상 자중지란까지 겹치며 내홍이 격화되고 있다.

선거가 임박한 가운데 제주도당 지도부를 둘러싼 갈등이 표면화되며 위원장 사퇴 요구까지 제기되는 등 내홍이 확산되고 있다. 이로 인해 국민의힘은 제주지역 선거전에서 유례없는 위기 국면에 직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제주도당의 갈등은 고기철 도당위원장의 전 사무처장 폭행 논란을 비롯해 도의원 공천을 둘러싼 파열음, 일부 후보자 탈당, 인물난, 중앙당발 혼란까지 복합적으로 얽히며 갈수록 심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무엇보다 선거가 두 달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후보가 아예 없는 공석 지역구가 절반을 넘는 점은 사태의 심각성을 보여준다.

10일 기준 제주도의원 32개 선거구의 예비후보 등록 현황을 보면 총 80명이 등록해 평균 2.5대 1의 경쟁률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정당별로는 더불어민주당 쏠림 현상이 두드러진다. 민주당 소속은 전체의 63%인 50명에 달한다. 

반면, 국민의힘은 18%인 15명에 그친다. 공천 경합이 벌어지는 선거구는 단 한 곳도 없고, 절반이 넘는 17개 선거구는 후보조차 없는 실정이다. 
 
직전 선거까지는 예비후보 등록과 본선이 거대 양당 중심의 대결 구도로 펼쳐졌던 것과 비교하면 대조적이다.

실제 제8회 지방선거(2022년)에서는 민주당 32명, 국민의힘 29명 등으로 비교적 팽팽한 구도를 보였다. 

하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민주당 중심으로 흐름이 완전히 기울고 있다. 국민의힘에서는 기존 현역 의원 중심으로 출마가 이뤄지고 있으나 민주당과 비교해 정치 신인이 극히 적은 점이 특징이다.

현재까지 국민의힘 예비후보는 △삼도1.2동 윤용팔 △용담1.2동 김황국(3선 현역) △연동갑 강경문(비례대표 현역) △연동을 김지은 △노형동갑 김세훈 △애월읍갑 강재섭 △한림읍 이남근(비례대표 현역) △한경면.추자면 김원찬 △송산.효돈.영천동 강충룡(2선 현역) △정방.중앙.천지.서홍동 강하영(비례대표 현역) △동홍동 오현승 △대륜동 이정엽(초선 현역) △성산읍 현기종(초선 현역) △안덕면 조훈배(전 도의원) △표선면 현경주 등 15명이다. 

이 중 현직 도의원은 7명, 전직 도의원을 포함해 출마 경험이 있는 후보는 3명이다. 나머지 5명이 선거에 첫 도전하는 정치 신인으로 분류된다.
 
국민의힘은 계속해서 추가 공모를 하고 있는 공석 선거구를 모두 채우기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오히려 기존 후보에서도 탈당이 이어지고 있다. 정방.중앙.천지.서홍동 선거구에서 경선이 예상되던 현역 강상수 의원은 최근 "국민의힘 제주도당은 도의원 후보자 선출 과정에서 원칙을 져버렸고, 중앙당과 도당은 주민의 삶에 관심이 없고, 당의 의사결정은 지도부의 이해관계에 따라서만 결정된다"고 주장하며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노형동을 선거구의 고민수 예비후보는 지역주민들의 권유에 따르겠다며 국민의힘을 탈당하고 무소속으로 전환했다.

◇ "도당 위원장 사퇴하라"..."왜곡된 주장"

이런 가운데 제주도당 내부에서는 도당위원장 사퇴 요구까지 터져 나오며 지역 지도부 간 정면 충돌로 번지고 있다.

김승욱 국민의힘 제주시을 당협위원장은 지난 9일 기자회견을 열고 “도당 정상화와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고기철 도당위원장의 책임 있는 결단을 촉구한다”며 사퇴를 요구했다.

김승욱

김 위원장은 “도당위원장이 지역 당협위원장과의 협의는 고사하고 전례 없는 독단적 운영을 이어가면서 당 운영이 파행으로 치닫고 있다”며 “당 사기는 저하되고 탈당과 지방선거 불출마로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서귀포 정방·중앙·천지·서홍동 선거구 경선 과정 논란 △전 당직자 폭행 논란 △당직자 간 폭행 논란에 대한 미조치 등 문제를 제기했다.

김 위원장은 “당 조직 안정과 도민 신뢰 회복, 정상적인 지방선거 진행을 위해 엄중히 요구한다”며 “고기철 도당위원장은 총체적 당 운영 실패에 대해 책임 있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중앙당은 제주도당을 즉각 비상체제로 전환해 지방선거에 전념할 수 있도록 무너진 운영 시스템을 바로 세워야 한다”며 “모든 후보가 선거에 집중할 수 있도록 공당의 신뢰와 명예를 회복해 달라”고 촉구했다.

그러나 고기철 위원장은 사퇴 요구를 일축하며 오히려 김 위원장을 향해 책임론을 제기하는 등 맞대응에 나섰다.

고 위원장은 공천 논란과 관련해 “모든 절차는 당헌·당규에 따라 공정하게 진행됐다”며 “정방·중앙·천지·서홍동 도의원 후보 역시 공천관리위원회 의결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당직자 폭행 논란에 대해서는 “현재 사법 절차가 진행 중인 사안”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본인이 맡고 있는 제주시을 지역구에서조차 이번 지방선거 도의원 후보를 단 한 명도 내지 못한 책임은 외면한 채, 도당 전체를 비난하는 것은 책임 있는 정치인의 자세가 아니다”고 반박했다.

◇ 후보진영은 속앓이..."당 차원 지원 기대해 출마했는데..."

선거가 임박한 상황에서 제주도당 지도부 체제가 내분으로 치달으면서 당 소속 예비후보들의 속앓이도 깊어지고 있다.

국민의힘 한 예비후보 캠프 관계자는 “당 차원의 지원과 고정 지지층의 표심을 기대해 정당 소속으로 출마하는 것인데, 이번 선거는 오히려 당 간판이 마이너스로 작용하지 않을까 걱정이 크다”고 토로했다. <헤드라인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