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농업인을 두 번 울리는 제도, 이제는 바꿔야 한다

[기고]양승호/예촌농부 대표

2026-03-31     양승호
[기고]

농업직불금과 농민수당은 농업인의 삶을 지탱하는 최소한의 안전망이다. 그러나 이 제도의 사각지대에서 정작 가장 보호받아야 할 고령농업인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

문제의 핵심은 농업경영체 등록 갱신 제도에 있다. 현행 제도는 3년마다 반드시 갱신을 해야 하는데, 이를 인지하지 못하거나 깜빡하는 고령농업인들이 적지 않다. 더욱 심각한 것은 갱신 기한이 3개월만 지나도 경영체 등록이 말소된다는 점이다. 이 경우 농업직불금은 물론 농민수당까지 모두 받을 수 없게 된다.

실제 현장에서는 평생 농사를 지어온 어르신들이 단순한 행정 절차 미이행으로 지원 대상에서 탈락하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 이는 제도의 취지와도 맞지 않으며, 행정의 책임 또한 가볍지 않다.

물론 전년도 농민수당 수령자에 대해 자동신청 제도를 운영하는 등 편의성을 높이려는 노력도 있었다. 그러나 농업경영체가 말소될 경우 이러한 혜택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에 대한 안내는 매우 부족하다.

이제는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직불금 신청 과정에서 경영체 말소 사실을 인지한 경우 일정 기간 내 보완할 수 있도록 구제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예를 들어, 직불금 신청시 말소 사실 인지 후 3개월 이내에 재등록을 완료하면 직불금과 수당 지급이 가능하도록 하는 유연한 제도가 필요하다.

또한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과 지자체는 고령농업인을 위한 사전 안내와 맞춤형 관리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 문자, 전화, 방문 안내 등 보다 적극적인 행정이 요구된다.

농업을 지켜온 어르신들이 행정 절차 하나로 생계 지원에서 배제되는 현실은 반드시 개선되어야 한다. 이제는 ‘몰라서 못 받는’ 일이 없도록, 사람 중심의 제도로 전환할 때다.<양승호/예촌농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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