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수억원대 종량제봉투값 횡령…관리시스템 총체적 부실

제주감사위, 종량제봉투값 횡령사건 특별점검 결과
전산 허술·감독 공백 속 현금결제 관행이 피해 키워

2026-03-17     홍창빈 기자

제주시청 직원이 수억원대의 쓰레기 종량제봉투 판매대금을 횡령한 사건과 관련해 관리시스템이 총체적으로 부실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전산 시스템 관리는 허술했고, 팀.과장 등 관리자들은 방치한데다, 서귀포시는 5년 전 현금결제를 폐지했지만 제주시는 이를 유지한 것이 문제를 키운 것으로 분석됐다.

제주특별자치도 감사위원회는 제주시 종량제봉투 대금 횡령사건에 대한 특별점검 결과 이같은 문제를 확인하고, 기관경고 1건 및 부서경고 1건, 징계 1건, 주의 4건, 통보4건 등 11건의 행정상 조치와, 경징계 7건 및 훈계 4건, 주의 4건 등 15명에 대한 신분상 조치를 요구했다고 17일 밝혔다.

이 사건은 종량제 봉투 구매자가 영수증 재발급 요청을 하자, 판매내역을 확인했는데 전산상에는 판매가 되지 않고 '주문 취소' 처리가 된 점을 발견하면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주문 취소가 됐으면 종량제봉투가 해당 편의점에 배달이 되지 않아야 함에도 배송이 된 문제를 확인한 것이다.

확인 결과 공무직 직원 ㄱ씨가 지난 2018년부터 지난해 7월까지 7년여 동안 종량제 봉투를 현금으로 결제한 매장을 골라, 주문을 취소한 것처럼 꾸며 3813회에 걸쳐 판매대금 6억 3000여만원을 횡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사건에 대한 감사위의 감사 결과, 제주시의 종량제봉투 관리 시스템은 사실상 무방비 상태'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종량제봉투 주문을 취소할 경우 지정판매인 등에게 주문취소 확인 등의 절차를 이행하지 않았고, 배달담당 직원으로부터 받은 주문취소의 내용만을 신뢰해 전산시스템에서 취소처리했다.

또 취소처리 과정에서 취소사유, 취소일시 등 취소현황을 관리 기재하지 않고 있었으며, 규정된 서식에 따라 종량제봉투 공급대장(수불부) 및 지정판매인 공급대장을 기록․관리해야 하는데 그러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상급자의 결재 및 인계인수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었음에도 팀.과장 등 관리자들은 이런 사항들을 인지하지 못하는 등 관리가 총체적으로 부실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주문 취소가 발생한 경우에도 분임징수관(부서장)의 취소 징수결정 결재없이 지방세외수입 전산시스템에서 해당 내역을 취소하고, 관리자(팀․과장)에게 보고 및 결재를 요청하지 않아 사건이 장기간에 걸쳐 발생했음에도 이를 알지 못해 횡령사건을 조기에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지적됐다.

이밖에도 주문 취소 시 실제 확인 절차 없이 전산상으로만 처리했으며, 시스템 접속 권한을 모든 직원들이 공용ID 하나로 접속하면서, 누가 언제 수정했는지 기록(로그)이 남지 않았다.

또 서귀포시가 5년 전부터 현금 없는 결제 방식을 도입한 것과 달리, 제주시는 현금 수납을 유지한 것도 사고의 빌미를 제공한 것으로 지적됐다.

팀장·과장 등 관리자들도 종량제봉투 수불부나 매도전표 회수 여부를 전혀 확인하지 않았으며, 결제 및 인계인수도 형식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비위 예방을 위해 공무직 순환보직 원칙이 지켜지지 않으면서, ㄱ씨가 7년 이상 한 부서에서 동일 업무를 독점한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한편, 이번 감사를 통해 제주시 당국의 총체적 관리부실 문제가 드러났음에도 신분상 문책 요구는 경징계와 훈계.주의 조치로 끝나면서 '솜방망이 처벌'이란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헤드라인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