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4.3 '북한 개입설' 주장한 태영호, 정부 조사결과도 '부정'

4.3유족 등 손배소송 항소심, 제출 서면 살펴보니...
"4.3진상보고서, 확정된 역사 아니다...北지령 자료 다수 존재"

2026-02-26     홍창빈 기자
태영호

'제주4.3 김일성 지시설'을 주장한 태영호 전 국민의힘 국회의원이 재판에서 여야 합의를 거쳐 실시한 정부 차원의 진상조사 결과조차 부인하고 왜곡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헤드라인제주>가 입수한 태 의원측의 제주4.3유족과의 손해배상 항소심 제출 서면을 보면 정부의 제주4.3사건진상조사보고서에 대해 "'확정된 진실'로 보고 사실 여부를 판단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면서 제주4.3이 발생하기 전 남로당 중앙당과 제주지부가 주고받았다는 문서와, 남로당 지하총책을 지냈다는 박갑동이 1970년대 연재한 글에 제시된 '남로당 중앙당 지령설' 관련 내용 등을 증거로 제시했다.

그러나 2003년 발간된 제주4.3진상조사보고서는 1999년 말 당시 여야 합의로 제정된 제주4.3특별법에 따라 민.관이 합동 조사를 실시하고, 제주4.3위원회가 확정한 국가의 기록이다.

이후 각종 제주4.3관련 재판에서 대법원 및 헌법재판소에서 이 보고서의 공신력을 인정했고, 이를 바탕으로 각종 판결과 함께 국가의 배상 책임이 인정되기도 했다.

또 추가진상조사는 △지역별 피해 실태 △행방불명 피해 △4.3당시 미국의 역할 △군·경 토벌대 및 무장대 활동 △재일제주인 피해 △연좌제 피해 등 태영호측의 주장과 상관없는 6개 분야에서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태영호측은 추가 진상조사가 진행된다는 이유 등을 제시하며 보고서의 완결성을 부인하고, 자신의 발언을 정당화하고 있는 것이다.

태영호측은 또 당시 남로당 기관지에 게재된 서한 및 기사와, 이에 대한 제주도당 감사 메시지를 근거로 북한의 지령설을 거듭 주장했다.

그러나 제주4.3의 시작이 1947년 3.1절 발포사건과 이후 이어진 탄압으로 인한 것이 명백하게 입증된 상황에서, 실제 김일성의 지령으로 제주4.3촉발됐다고 볼 수 없는 내용을 근거로 제출한 것이다.

이밖에도 태영호측이 제출한 자료에는 이미 사실 관계가 틀리거나 당사자에 의해 부정된 내용들이 다수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사건의 첫 변론 기일은 오는 4월6일 오후 3시40분 제주지법 501호 법정에서 진행된다. 

한편 태영호는 지난 2023년 2월 13일 보도자료를 통해 "제주4·3사건은 명백히 北 김일성의 지시에 의해 촉발된 것"이라고 주장하는 등, 수 차례 발언과 SNS 등을 통해 제주4.3을 왜곡하는 발언을 일삼았다.

이에 제주4.3유족회와 일부 4.3유족들은 태영호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청구했고, 지난해 12월 1심에서 4.3유족회에 대해 1000만원의 위자료를 배상하라는 일부 승소 판결이 내려졌다. <헤드라인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