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중앙고 김행중 선생님의 화려한 은퇴 & 음악회!

황경수 / 제주대학교 행정학과 교수(칼리오페 합창단 단장)

2026-02-08     황경수

김행중 선생님의 은퇴기념으로 관악부 동문회장으로부터 선물을 받는 모습 40년 지기 김행중 선생님이 제주 중앙고 음악교사 생활을 마치고 퇴직하신다. 그 은퇴를 아쉬워하며 제자들 중심의 음악회가 만들어졌다. 음악회를 오픈하는 지휘만 이봉훈 회장이자 제주 중앙고 동문 음악회 지휘자분께서 하셨고, 나머지는 김행중 선생님이 맡아서 이끄셨다.   
  
김행중 선생님과는 제주대학교 칼리오페라는 동아리에서 만났다. 1985년이다. 김행중 샘은 90년 4월에는 제주 탐라합창제 대상을 이끌었다. 같은 해 9월에는 민족통일기원 제1회 전국합창경연대회에서 국회의장 상인 대상을 이끌었다. 당시는 대학교 4학년 학생이었을 것이다.! 제주대학교 동아리가 육지부 유수의 시립 합창단들과 경쟁해서 최고의 상을 받은 일이었다. 졸업하고는 곧바로 제주 중앙고로 향했다. 그래서 34년, 고경화 선생님(90세) 뒤를 이어 중앙고 관악부를 이끌었고, 후학들을 키워냈다.

90년도

김행중 선생님은 지휘를 참 잘하신다. 첫째, 그 어떤 지휘자보다 평정심을 잘 유지한다. 자존감이 있어서 그럴 것이다. 외생변수에 흔들리지 않는다. 한 나라를 잘 지켜내는 장군 같은 모습이다. 축구를 잘하기도 하고, 좋아해서 그런가? 호호호 귀덕이라는 교외지역에서 초중등 시절을 보내서 그런가? 사람이 단단하다.  
  
둘째, 합창이든 관악이든 음악을 잘 만든다. 윌리엄 제임스란 사람이 이야기했던가? “기원보다는 결과를 중시해야한다.” 우리 김행중 선생님을 칭찬하는 맥락과 딱 일치한다. 합창단원들이 소리가 제대로운 공명을 못하면, 공명의 길을 잘 안내해서 설명해준다. 보기에 우스울 정도로 정확하게, 조금은 과잉되는 듯 하지만 이해하기 쉽도록 직접 흉내를 내주신다. 성악은 원래 조금 과잉행동을 해줘야 보통의 효과가 난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플라톤이 나무래는 ‘모방’(미메시스)을 역으로 찬양하도록 비유와 인용을 잘 하신다.  
  
셋째, 조직관리를 잘하신다. 소통도 잘하지만 강직하다. 정의가 서면 그 다음은 흔들림이 없다. 원칙이 정해지면 밀어붙인다. 창의적으로! 항시 미래를 생각하면서, 혹이나 터져 나올 부정적인 것도 예측하면서 입체적으로 조직을 관리한다. 단원들은 편하다. 
  
지금은 63년이나 되는 칼리오페 대학동아리, 그 동문들이 활동하는 칼리오페 합창단 지휘자로서도 그 역할을 잘하신다. 고마운 일이다. 제주도 음악계 측면에서 보아도 고마운 일이다.
  
사립고의 장점은 “선생님들이 지속적으로 그 학교만의 맥락을 만들고, 그 맥락에 맞는 음악전통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점이라고 생각한다. 고경화 선생님에 이어 두분이서 관악부 50년을 이끄시면서 훌륭하게 만들어내셨다. KBS를 비롯해 유수의 교향악단의 프로 연주자와 선생님들과 음악인을 배출하셨다.    

2월7일

음악회는 총 3부로 진행되었다.
  
1부는 “독수리 날개 아래”라는 곡이다. 이봉훈 지휘자님의 지휘로 개막을 알렸다. 선율이 부드럽다. 1976년 관악부의 창단, 1991년 부임, 그 이후의 활동들이 곡 속에 녹아있는 듯했다. 사회자가 “김행중 선생님은 중앙고 관악부 50년의 중심을 지킨 단단한 심지”라고 안내하신다. 아무리 태워도 영원히 남아있을 심지이다.
  
이어서 김행중 선생님이 “American Salute”, “Magic Slides”, “Trumpet Fiesta”라는 곡을 연이어 지휘했다. 
“American Salute”(미국에 대한 경례?)라는 곡에서는 80년대 참여공간의 선율이 들린다. 튜블러 벨(종)을 활용해서 경건함까지 만들어낸다. 이런 선율이다. 이 가사를 보는 것만으로도 선율을 짐작하실 분들이 계실 듯하다.“우리들은 정의파다 훌라 훌라~~~~”클래식을 빌어 마음속의 정의로움을 슬쩍 드러내 보이는 선곡인 듯하다.  
  
“Magic Slides”(매직 슬라이드)라는 곡은 제목만 보아도 트롬본 슬라이드가 생각나는 곡이다. 7명이 일어서서 꾸민다. 어떤 지휘자라도 지휘하고 싶은 마음을 느끼게 하는 꽉 찬 편성이다. 거기에 퀄러티까지 담보!!! 부럽고, 멋있었다. 글리콘 슈펠(철금?)이 합주속에 숨어서 독특한 음악 공간을 만들어낸다. 편성을 눈으로 세었다. 피콜로 1대, 플륫 5대, 오보에 2대, 클라 6대, 버수운 3대, 색소폰 7대, 트럼펫 11대, 트롬본 7대, 호른 8대, 유포늄 4대, 튜바 3대, 튜블러 벨 1대, 글리콘 슈펠 1대, 팀파니, 그 외 타악기로 구성된 듯했다.      
  
“Trumpet Fiesta”(트럼펫 잔치?)라는 곡이다. 11대의 트럼펫이 일어서 화려함과 아름다운 선율을 조용하면서도 편안하게 연주해낸다. 브릿지 부분에서는 튜바가 살아있음을 슬쩍 드러낸다. 전체적인 편성이 다양성과 흥미로움을 유발하기 위해 각 악기의 특성들이 반영되도록 편곡한 곡들을 선별한 듯했다. 이 “트럼펫 잔치”는 트럼펫의 특성을 드러내는 곡이었다.             
  
2부에서는 특별출연으로 칼리오페 합창단이 무대에 섰다. 당연 김행중 선생님이 지휘하셨다. “나하나 꽃피어”와 “밀양 아리랑” 두 곡이다. 관악 소리에 익숙해진 분위기를 합창이라는 요소를 첨가하여 전체적으로 평안하게 만들어 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운 선율, 따뜻한 화음의 움직임에 관람객들이 좋아했다고 한다. 리허설 중에는 김행중 샘이 소리의 선율에 감회가 깊어져, 잠시 ‘욱’함을 느끼는 장면이 있었다. 한쪽에서는 ‘울지마! 울지마!’ 한쪽에서는 ‘울어라! 울어라!’라 한다. 호호호
  
이어서 버수운 3중주가 있었다. 부치승, 고주환, 김송희 선생이 무대에 섰다. 제주에서는 처음으로 보는 연주가 아닐까한다. 제주 중앙고 동문들만이 해낼 수 있었던 곡!(이러다가 다른 고교 동문들에게 큰 욕 먹을텐데!! 호호호) 선율부분에서는 비올라가 연주하는 느낌이 들 정도로 클래식했다. “어떤 악기라도 잘 연주하면 현악기의 느낌으로 수렴되는가?”하는 생각을 하게 되는 순간이었다. 그러면서도 다른 두 분의 버수운에서는 중음과 베이스 영역의 느낌이 동시에 느낄 수 있었다. 귀가 즐거운 부분이다.  

3부에서는 “Michael Jackson Hit Mix”(마이클 잭슨 히트 믹스)라는 곡이 연주되었다. 마이클 잭슨의 예전 영상과 함께 리듬과 시각을 즐길 수 있었다. 깨끗한 트럼펫의 멜로디가 특히 인상적이다. 중음 영역이 받아서 멜로디를 이어간다. 메들리곡이어서 새로운 곡으로 연결될 때 여러 측면의 신선함을 느낄 수 있었다. 리듬의 변화는 당연하고, 조(Key)의 변화, 주선율의 변화, 주선율을 주도하는 악기의 변화 등이다. “아, 이 곡을 이렇게 연결시켰구나”하는 느낌이 들면서 즐거웠다. 
  
“The Greatest Showman”(위대한 쇼맨)이라는 곡이다. 저에게는‘위대한 김행중’으로 읽혔다. 유포늄과 호른 등 중음의 조용하면서도 ‘추앙’의 느낌이 들도록 하는 선율이 감동적이다. 지휘자와 오버랩된다. “지휘자가 음악을 만들고, 그 음악이 곧 지휘자를 표현”하는 듯했다.
  
이어서 색소폰 협연곡으로 “Latin Fiesta”(라틴음악 잔치)라는 곡이 연주되었다. 고광호 선생이 협연하였다. ‘스페인 처녀’‘마카레나’ 등의 이름으로 불렸던 곡의 선율을 활용한 음악이다. 밝고 활기찬 음악을 엘토 색소폰과 소트라노 색소폰으로 독주를 해주셨다. 우리 김행중 선생님은 이런 협연곡도 지휘를 잘 하신다. 조금도 어색함이 없이 연주자의 호흡만 감지하고도 협연자와 윈드오케스트라의 연결을 완벽하게 해낸다. “스페인 음악이 라틴 아메리카로 가면서 재즈 옷으로 갈아입었는가” 하는 생각을 하면서 보았다. 
  
마지막곡으로는 “Korean Sound Collection 3”이다. 이문세 곡들로 구성되었다. 칼리오페 합창단과 함께 마지막을 장식하였다. “가로수 그늘 아래”와 “붉은 노을” 두 곡이 녹아져 있는 관악곡이었다. 반주용 곡은 아니지만 문예회관의 공간을 관악과 합창으로 꽉차게 만들 수 있었다. 이문세 펜이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호호호   
  
제자들이 합주하고, 솔로하고, 협연하고, 중주를 편성해서 연주하고, 대학 선후배들이 합창을 구성해주고 참 행복했을 김행중 선생님! “저희들도 행복했습니다.”  
  
한 우물을 넓게 넓게, 오래 지속해서 파왔기 때문에 만들어진 좋은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제주 국제관악제에 봉사하면서도 직위를 멀리하고, 문예회관 현장에서 봉사하시는 우리 샘! 국제관악제에서도 낮은 데로 임해서 근 30년을! 봉사하셨다.
  
제주의 관악과 합창 발전에 큰 획을 그었던 선생님이셨고, 앞으로도 어떤 훌륭한 역사를 써낼지 모르는 분이시다. 지금처럼 따뜻하고 휴머니틱한 역사를 써 주시길 바랍니다. 우리 김행중 선생님!!! 사랑합니다.~~~~   <헤드라인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