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사회단체 "광역행정통합, 묻지마통합 속도전에 단호히 반대"
"덩치 키우기 경쟁만 부추기며...자치분권.균형발전 핵심 가치 실종"
"전례없는 실험, 주민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편익.위험 상세히 설명해야"
제주참여환경연대를 포함한 전국 18개 참여자치단체로 구성된 '참여자치지역운동연대'는 5일 정부가 최근 속도를 내고 있는 '5극 3특' 전략에 따른 광역 행정통합에 대해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
참여자치지역운동연대는 이날 성명을 통해 "수도권 집중화 해소라는 방향성에는 공감하나, 광역행정통합이 유일한 해법이라는 묻지마통합 속도전에 단호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들 단체는 "이재명 정부가 국정과제로 제시한 ‘5극 3특’ 체제는 본래 지방자치법에 근거한 특별지방자치단체 설립과 운영 지원을 통해 광역 생활권 중심의 연합적 성격을 띤 국토 균형발전 계획이었다"며 "그러나 지난 12월 5일 천안에서 대통령이 대전-충남 통합을 언급한 이후, 불과 두 달 만에 전국은 광역행정통합이라는 거센 소용돌이에 휘말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협력적 연합을 지향하던 ‘5극 3특’은 어느새 전국 17개 광역시도를 8개 행정단위로 재편하려는 의도로 변질되었다"며 "정부와 여당은 ‘수도권 1극 체제 대응’이라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지만, 그 내실을 들여다보면 중장기적 청사진이나 구체적인 정책 목표는 추상적인 선언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이어 "오직 2026년 6월 지방선거에서 통합 단체장을 선출하겠다는 촉박한 정치 일정에 매몰되어 지역 간 ‘덩치 키우기’ 경쟁만을 부추기고 있을 뿐이다"며 속도전식으로 추진되는 것에 대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들 단체는 "최근 발의된 각 지역의 통합 특별법은 수많은 특례를 통해 기존 법체계를 무력화하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시민사회가 오랫동안 요구해 온 자치분권과 균형발전의 핵심 가치들은 완전히 실종되었다"고 비판했다.
또 "지금의 논의는 ‘누가 더 빨리, 더 큰 권력을 거머쥐는가’에만 혈안이 되어 있다"며 "정부에서 발표한 4년간 20조 원 지원이라는 인센티브는 경쟁을 더욱 가속화 시키고 있는데, 정부의 역할은 인센티브를 미끼로 던져 갈등을 조장하는 것이 아니라, 지자체 간 이해관계를 조정하며 국가적 차원의 중장기 비전을 제시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하지만 국회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선거를 앞두고 이러한 책임마저 방기한 채 위험한 질주를 이어가고 있다"며 "행정통합은 시·도민들의 삶과 매우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음에도, 주민투표나 충분한 숙의 과정이 없이,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지방의회의 동의 절차만을 거쳐 비민주적이고 졸속으로 추진되고 있는 것도 심각한 문제이다"고 지적했다.
이들 단체는 "광역행정통합은 국내에서 전례가 없는 실험이며, 한 번 시행되면 되돌리기 어려운 비가역적 정책이다"면서 "정부는 주민들이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편익과 위험을 상세히 설명하고 동의를 구하는 과정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지금이라도 장밋빛 환상을 걷어내고, 아래로부터의 숙의와 민주적 절차에 기반한 지속 가능한 자치분권 모델을 다시 설계하라"고 촉구했다. <헤드라인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