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만다린 수입에도, 제주 감귤의 경쟁력은 흔들리지 않습니다

[특별 기고] 김완근 제주시장
가격이 아닌 품질과 신뢰로 답하겠습니다

2026-01-20     편집팀
김완근

만감류 재배농가를 비롯한 감귤 농가 여러분께 이 글을 드리는 마음은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저 역시 감귤을 재배하고 있는 농가 중 한 사람으로서, 현장에서 농가 분들을 만날 때마다 “앞으로 괜찮겠느냐”는 질문을 듣습니다. 

생산비는 오르고 농촌의 고령화가 심화되는 상황에서, 미국산 만다린 무관세 수입이 본격화됐다는 소식은 같은 농사를 짓는 사람으로서 더욱 무겁게 다가올 수밖에 없습니다. 행정을 맡고 있는 사람으로서, 그리고 현장의 한 사람으로서 그 걱정에 깊이 공감합니다. 

다만 분명히 말씀드리고 싶은 점이 있습니다. 과일 수입 확대는 일시적인 변수가 아니라 세계적인 유통 환경 변화와 자유무역 흐름 속에서 피하기 어려운 구조적 변화입니다. 중요한 것은 수입을 막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이 변화 속에서 제주 감귤 산업이 어떤 길을 선택하느냐입니다. 

첫째, 제주 감귤은 이미 가격이 아닌 가치로 경쟁해 온 산업입니다.
제주 감귤은 청정한 재배 환경, 오랜 재배 경험에서 축적된 기술, 철저한 품질관리, 그리고 무엇보다 소비자가 오랜 시간 신뢰해 온 ‘제주 감귤’ 이름입니다. 이 신뢰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며, 가격만으로는 대체할 수 없는 제주만의 자산입니다. 감귤 산업은 주요 자유무역협정 체결 이후에도 생산자 조직화, 품질기준 강화, 출하조절 등 대응 역량을 축적하며 시장을 지켜 왔습니다. 연간 17만 톤에 달하는 오렌지가 수입되던 시기에도 제주 감귤 산업은 무너지지 않았고, 스스로의 경쟁력을 지켜 왔습니다. 

둘째, 문제는 경쟁력의 유무가 아니라 시장에서의 평가 구조입니다.
수입 만다린과 국내산 감귤이 같은 가격 경쟁의 틀 안에서 비교되는 구조 속에서는, 제주 감귤의 품질과 신뢰가 제대로 반영되기 어렵습니다. 이 구조를 바꾸지 않는다면 우수한 품질을 갖추고 있더라도 농가의 미래를 낙관하기 어렵습니다. 이제는 ‘얼마나 싸게 팔 것인가’가 아니라, ‘왜 제주 감귤이어야 하는가’를 소비자가 분명히 느낄 수 있어야 합니다. 가격 중심 경쟁을 넘어 품질과 신뢰로 평가받는 구조의 전환이 감귤 산업의 현실적인 생존 전략입니다.

셋째, 제주시정은 흔들리지 않는 산업 구조를 만들겠습니다.
제주시는 품질기준을 더욱 명확히 하고, 산지 브랜드를 강화해 제주 감귤의 가치를 시장에서 제대로 인정받도록 하겠습니다. 생산자 직거래 확대, 온라인 유통 활성화, 가공·체험 산업과의 연계를 통해 판로를 넓히고 소득 구조를 다변화하겠습니다. 아울러 스마트 농업 기술 도입과 품질관리 체계 고도화를 병행해 생산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높여 나가겠습니다. 수입 과일에 대한 원산지 표시와 유통 관리를 철저히 하여 소비자가 정확한 정보를 바탕으로 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 역시 중요합니다.

만다린 수입 확대는 위기이자 동시에 전환의 계기입니다. 소비자의 선택권은 존중하되, 지역 농업이 흔들리지 않도록 행정이 중심을 잡고 균형 있게 대응하겠습니다. 가격이 아닌 품질과 신뢰, 그리고 제주만의 가치로 평가받는 감귤 산업을 만들어 가는 것이 제주의 책임입니다.

제주 감귤은 지역 경제와 공동체를 지탱해 온 소중한 기반입니다. 제주시정은 농가 여러분과 함께 이 변화를 기회로 바꾸어 나가겠습니다. 같은 농사를 짓는 입장에서 그리고 제주시장으로서, 제주 감귤의 경쟁력과 가치를 지켜 나가겠습니다. 제주 시정을 믿고 조기 출하를 자제하며, 왼숙된 상품을 적기에 출하해 주실 것을 농업인 여러분께 다시 한번 당부드립니다.  <김완근 제주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