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칭다오 '투자심사' 논란, 결국 법제처 유권해석 간다...쟁점은?

제주도, '투자심사 대상' 행안부 입장에 법제처 유권해석 의뢰키로
투자심사대상 "법령과 조례에 규정된 것 제외" 해석이 쟁점
행안부 "예산외 의무부담" vs 道 "조례 규정된 지원...심사대상 아냐"

2026-01-13     홍창빈 기자
제주~칭다오

제주와 중국 칭다오를 잇는 국제항로에서 운항하는 컨테이너 정기 화물선에 대해 제주특별자치도가 선사측에 재정 지원(손실보전금)을 하는 것이 정부의 중앙투자심사 대상인지 여부를 놓고 논란이 커지고 있다.

제주도는 그동안 투자심사 대상이 아니라는 전제 하에 사업을 추진해 왔는데, 최근 행정안전부가 투자심사대상이라는 유권해석을 내린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논란이 커지자 제주특별자치도는 13일 지방재정투자심사 대상 여부에 대해 법제처 유권해석을 의뢰해 판단을 받아보겠다고 밝혔다.

이번 논란은 제주도가 중국 선사측과 협정을 체결해 이뤄지고 있는 제주~칭다오 항로 손실 보전금 지급이 지방재정법에 규정된 중앙투자심사 대상에 해당하는지가 최대 쟁점이다. 

법률에서는 심사대상을 '법령과 조례에 규정된 것을 제외한 예산 외의 의무부담'이라고 제시하고 있는데, 제주도는 이를 근거로 심사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해석해 사업을 추진해 왔다. 칭다오 화물선 운항과 관련해 조례와 협약이 도의회 동의를 거쳐 마련한 점을 근거로 제시했다. 

반면, 행안부는 투자심사대상에 해당한다는 상반된 해석을 내렸다. 

논란의 핵심은 해당 사업이 지방재정법에 명시된 '예산 외의 의무부담'에 해당하는지 여부다. 

지방재정법 제37조(투자심사) 1항은 지방자치단체 사업에서 필요성과 타당성에 대한 투자심사를 직접 받아야 하는 대상을 명시하고 있다. 그 대상으로는 △재정투자사업에 관한 예산안 편성 △지방의회 의결의 요청 사업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 중 지방의회 의회 요청 사업 유형으로는 △채무부담 행위 △보증채무 부담행위 △지방자치법 제47조 제1항 제8항에 따른 예산 외의 의무부담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에 해당하면 투자심사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지방자치법 제47조 제1항 제8호는 지방의회의 의결 사항의 하나로 '법령과 조레에 규정된 것을 제외한 예산 외의 의무부담이나 권리의 포기'를 명시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투자심사 대상 유권해석의 관건은 제주도 사업이 '법령과 조례에 규정된 것'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판단이다. 해당된다면 적법한 것으로 결론이 날 수 있으나, 그렇지 않다면 심각한 절차 위반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 심사대상에 해당한다는 행안부 유권해석은?

13일 더불어민주당 일부 당원들로 구성된 국민주권도민행복실천본부는 최근 국민신문고를 통해 행정안전부에 유권해석을 의뢰한 결과, 심사대상이라는 답변을 받았다고 밝혔다.

회신된 내용에 따르면 행안부는 칭다오 화물선 항로 지원을 지방자치법상 '법령과 조례에 규정된 것을 제외한 예산 외의 의무부담'으로 판단된다고 회신했다.

그 근거로 손실액과 손실지원 대상을 '의무부담'이라고 지목했다.

실천본부는 "투자심사의 핵심 중 하나는 경제성"이라며 "칭다오 화물선 사업은 중앙투자심사를 받았다면 통과하지 못했을 것이고, 사업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투자심사 시스템을 무력화시킨 결과는 도민 혈세 낭비"라고 비판했다.

이어 "칭다오 화물선 사업을 불법적으로 추진해 혈세를 낭비하고 있는 오영훈 지사는 도민들에게 고개 숙여 사과해야 한다"며 "'예산 외의 의무부담이나 권리의 포기에 대한 조례' 제정 등 투자심사 등의 누락을 막는 제도적 통제 시스템을 즉각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 제주도 "조례에 근거-정상적 예산 편성, 심사대상 아니다...법제처 유권해석 의뢰"

이에 대해 제주도는 이 사업이 조례에 근거해 협약을 체결하고 예산을 편성했기 때문에 투자심사 대상이 아니라고 항변했다.

제주도가 근거로 제시한 조례는 '제주도 항만에 관리.운영에 관한 조례'로, '도지사는 안전한 항만운영과 도내 해상교통 활성화를 위해 필요한 경비의 일부를 예산 범위에서 지원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어 도의회 동의·의결을 거쳐 항로개설에 필요한 지원금 등 필요예산을 편성한 점도 근거로 들었다.

또 지방자치법 제47조 제1항 제8호는 지방재정투자심사 대상을 '법령과 조례에 규정된 것을 제외한 예산 외의 의무부담'으로 규정하고 있어, 법령과 조례에 근거한 협약체결은 투자심사 대상에서 제외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제시했다.

즉, 칭다오 화물선 운항과 관련해서는 도의회 동의가 이뤄진 조례 및 협약을 근거로 하고 있기 때문에, 지방자치법 제47조 제1항 제8호의 지방재정투자심사 대상에서 예외적으로 제시하고 있는 '법령과 조례에 규정된 것'에 해당해 투자심사 제외 대상에 해당한다는 논리다. 

제주도 관계자는 "이 사업의 협약 체결과 재정지원 예산의 근거가 제주도 조례에 마련되어 있고, 도의회 동의·의결을 거쳐 항로개설에 필요한 지원금 등 필요예산을 당해연도 예산에 편성한 사항으로 지방재정투자심사 대상에서 제외되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제주도는 행정안전부의 판단과 제주도 고문 변호사 법률자문 결과가 다른 점을 고려해 법제처에 유권해석을 의뢰해 최종 판단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 연간 '최대 72억여원' 화물선 운항 손실보전금...물동량은 손익분기점 10% 못미쳐

한편 이 항로는 운항하는 산둥항만장비그룹 소유의 화물선 'SMC 르자오'호는 712TEU(20피트 표준 컨테이너 712개) 적재 능력을 갖추고 있다. 냉동 콘센트 109개를 보유해 신선식품과 냉장화물 운송에 적합하다.

매주 월요일 칭다오를 출발해 수요일 제주항에 입항하는 일정으로 연간 52항차가 운항될 예정이다.  

제주도는 정기화물선이 운항하면 기존 부산항을 거쳤을 때보다 물류비는 62% 절감되고, 운송 시간은 최소 2일로 단축돼 제주 기업들의 수출입 경쟁력이 크게 높아질 것이란 기대효과를 강조하고 있다. 

반면 '제주항-칭다오항 간 신규항로 개설 협정서'에 따라 선사에 지불해야 할 손실보전금은 연간 최대 72억원에 달한다. 여기에 제주항 하역업체에 지급해야 할 비용도 만만치 않다. 

물류비의 경우 기존에는 부산항을 거쳐 중국으로 수출할 경우 컨테이너(1TEU) 당 204만원이던 비용이 직항을 이용하면 77만원으로 62%(127만원) 줄어들 것으로 추산했다. 
  
손익분기점을 맞추려면 연간 52항차를 기준으로 할 때 최소 1만400TEU 이상 물량이 확보돼야 할 것으로 분석됐다. 항차당 200TEU 이상은 실어야 한다는 것이다.

1항차에서 44TEU를 기록한 이후 7항차에는 51TEU로 최고치를 경신했으며, 최근 9~11항차에서도 각각 28TEU, 27TEU, 31TEU를 기록했다.

10항차까지 전체 물동량 중 수출이 0~5TEU 수준이었으나, 11항차에서는 전체 31TEU 중 수출이 22TEU를 차지했다.

이는 용암해수 수출 물동량 20TEU가 신규 반영된 데 따른 것이다.

그러나 올해 첫 운항인 12항차에서는 수입 8TEU, 수출은 0TEU로 다시 떨어졌다.

1항차부터 12항차 수출입 물동량은 292TEU(컨테이너)로 1회 평균 24.3TEU에 불과한 상황이다. <헤드라인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