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무관세 수입 '직격탄' 초읽기..."제주감귤 다 죽는다"
올해부터 미국산 감귤 대량 무관세 수입에 불안감 확산
집중 수입시기 제주 만감류 출하시기와 겹쳐...직격탄 불가피
농업인단체 이어 정치권도 "수입통제 근본적 대책 마련하라"
올해부터 미국산 감귤(만다린)의 전면 무관세 수입이 시작되면서 제주 감귤농가의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무관세 대량 수입이 본격화될 경우 제주 감귤산업이 직격탄을 맞아 존립 기반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제주도 내 감귤농가와 농업인단체는 물론 정치권에서도 만다린 대량 수입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수입 통제 등 대응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정의당 제주도당은 3일 성명을 내고 "만다린 무관세로 대량 수입되면 제주감귤은 다 죽는다"면서 "정부와 제주도는 감귤농가 보호를 위한 근본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정의당은 "제주의 감귤은 단순한 농산물이 아니라 지역경제와 농민의 삶, 농촌 공동체를 지탱해 온 핵심산업이다"며 "이미 생산비 상승과 기후위기로 이중.삼중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제주 감귤농가의 생존기반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으며 만감류 출하 농민들의 불안감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산 만다린 수입량은 첫 수입됐던 2017년 연간 수입량이 0.1톤에 불과했으나 2023년 이후 급등하고 있는데 올해 8월 기준으로 7619톤에 달했다"며 "무관세로 수입되는 올해부터 더 증가하고 제주 감귤농가 피해의 심각성은 누구나 예상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의당은 "제주도는 감귤 조수입이 4년 연속 1조원을 넘긴 것을 성과로 꼽고 있는데, 만다린 무관세 수입은 그 성과를 수포로 돌아가게 할 것"이라며 "국제간 협약에 따라 이미 예고되어 있었던 미국산 만다린의 무관세 수입에 대한 방안이 무엇인가"라고 반문했다.
또 "소비자 선호도가 높은 제주만감류 출하시기와 만다린 수입시기가 맞물리면서 만감류 재배농가가 직면한 위기감은 제주 농업의 기반, 지역경제, 농촌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이 걸린 문제"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만다린 무관세 수입급증으로 인해 제주 감귤산업에 발생하고 있는 심각한 피해를 인정하고 WTO 및 FTA에 명시된 긴급수입제한조치(세이프가드) 또는 특별긴급관세가 발동될 수 있도록 정부에 요구하는 등 감귤 출하기 수입을 통제하는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앞서 제주녹색당도 2일 성명을 통해 제주도정의 강력한 대응을 촉구했다.
녹색당은 "작년 2~4월 한라봉 가격은 전년 대비 20% 정도, 천혜향 역시 28% 하락했다"며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이는 미국산 감귤인 만다린 수입과 무관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녹색당은 "오영훈 도정은 만감류 출하기와 만다린 수입 판매 시기를 분리·조절하는 등의 구체적인 방법 외에 농림부에 만다린의 특별 긴급 관세 적용을 적극적으로 요구하는 등 제주의 감귤 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다각도의 시나리오를 짜야 한다"고 주장했다.
감귤농가와 농업인단체들도 일제히 조속한 대응책을 요구하고 나섰다.
제주도농업인단체협의회는 지난 30일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는 미국산 만다린 무관세 수입에 따른 대책을 즉각 실행하라"고 촉구했다.
이들 단체는 "미국산 만다린 무관세 수입으로 제주 감귤 산업이 붕괴 위기에 놓였다"면서 "지금 제주 감귤 산업은 절체 절명의 기로에 놓여있다"고 주장했다.
또 "한.미 FTA 일정에 따라 미국산 만다린 관세가 0%로 전환되면, 값싼 수입 물량은 더욱 거세게 유입될 것"이라며 "그 충격은 고스란히 산지로, 만감류 농가의 삶으로 전가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수입 만다린이 집중되는 시기와 한라봉, 천혜향 등 만감류 출하 시기가 겹치면, 산지 가격과 수급은 한번에 흔들린다"면서 "수입 급증과 시장 교란에 대응할 가용 수단을 적극 검토하고, 단계별 대응 매뉴얼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이들 단체는 △만감류 출하시기 수급 안정 대책 즉시 집행 △경영안정, 피해보전 대책 신속 마련 등도 함께 촉구했다. 수입 농축산물 유통에 앞장서는 쿠팡에 대해서도 강력 규탄했다.
◇ 미국산 감귤 무관세 수입 시작...제주 만감류 직격탄 불가피
한편, 올해부터 미국산 감귤의 전면 무관세 수입이 시작되면서, 앞으로 수입 물량은 더욱 늘어나고 가격은 전반적으로 하락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제주감귤연합회가 지역농업네트워크 서울경기제주 협동조합에 의뢰해 진행한 '수입산 감귤류 실태조사를 통한 대응방안 연구' 최종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산 만다린 수입량은 2017년 연간 수입량이 0.1톤에 불과했으나, 2023년 이후 급등하고 있는데, 지난 2025년 8월 기준으로 7619톤에 달했다. 전년대비 165%의 증가률을 기록했다.
월별 수입 통계를 보면 1월부터 6월에 수입되는 가운데, 특히 3월과 4월에 수입량이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24년의 경우 전체 수입량 7619톤 중 3월에 2808톤, 4월에 2679톤이 수입됐다. 두 달간 이뤄진 수입물량(5400톤)이 전체의 72%에 달했다.
이는 만다린의 생산 및 수확시기와 연관이 깊다. 만다린의 주요 생산시기는 11월부터 4월까지이고, 수출은 주로 2월에서 3월 사이에 가장 활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도 노지감귤의 출하시기와 겹치지 않지만, 같은 시기에 시장 유통이 이뤄지는 한라봉 등의 만감류는 미국산 만다린과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다. 제주 만감류의 경우 큰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다.
제주도 감귤산업의 직격탄이 불가피해진 것이다. <헤드라인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