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형 압축도시' 예산 전액 삭감…고도관리정책 차질 빚나
새해 예산안, 압축도시 기본계획수립 용역비 등 전액 감액
"도시 팽창 억제, 고밀도 개발" 필요성 주장에도...도의회 제동
압축도시 별도 설계는 '불발'...道 "도시기본계획에 내용 포함 검토"
제주특별자치도가 구상 중인 ‘제주형 압축도시(Compact City)’ 고도관리 방안이 실행 준비 단계에서 난관에 부딪혔다. 내년 압축도시 고도관리정책 실행을 위한 별도 설계를 추진할 계획이었으나, 새해 예산안에 편성됐던 관련 사업비가 도의회 계수조정 과정에서 전액 삭감됐기 때문이다.
제주도는 당초 내년 제주형 압축도시 기본계획 수립을 위해 새해 예산안에 용역비로 3억6000억원을 편성했다. 압축도시 기본계획에 대한 도민 공감대 형성을 위한 홍보와 영상제작비로 각 4500만원과 2000만원도 편성했다.
그러나 제주도의회 본회의를 통과한 새해 예산안에는 압축도시 관련 사업비가 모두 사라졌다. 용역비는 물론이고 홍보비 및 영상 제작비 등이 모두 전액 감액됐다.
용역비가 확보될 경우 압축도시에 대한 개념, 방향성, 분야별 가이드라인을 담은 기본계획을 수립한다는 제주도의 구상은 불발된 것이다.
이 때문에 압축도시 관련 고도관리 실행준비는 물론, 고도관리 정책 추진에 차질이 예상된다.
◇ 제주형 압축도시 고도관리방안은?
앞서 제주도가 제시한 '제주형 압축도시 조성을 위한 고도관리방안'은 30년간 유지해 온 고도지구 규제를 대폭적으로 완화하는 것을 주 내용으로 한다.
문화유산보호구역과 비행안전구역 등 필수지역만 현행과 같이 유지하고, 나머지 고도지구는 전면 해제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고도 완화는 도시계획 공간 전역을 대상으로 하나, 신제주권과 더불어 원도심권에 집중된 상업지역에 대해서는 최고 160m(40층)까지 허용한다는 구상이다.
'기준 높이'는 △주거·준주거지역 45m △상업지역 55m로 제시했다. 이 범위 내에서는 별도의 도시·건축공동위원회 심의 없이 건축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최고 높이'는 △주거지역 75m(25층) △준주거지역 90m(30층) △상업지역 160m(40층)로 제시됐다. 물론 최고 높이로 건축하기 위해서는 완화 심의 또는 지구단위계획 수립이 전제돼야 한다.
제주도내 주거지역과 상업지역 대부분이 고도지구로 지정된 점을 감안하면, 이번 개편안은 고도 제한 규제가 일거에 풀리게 된 것이다.
이러한 고도관리 개편이 이뤄질 경우 주거지역에서도 최대 25층, 준거지역지역에서는 최대 30층, 그리고 상업지역에서는 무려 40층까지 건축이 가능해진다.
상업지역의 최고 높이 '160m-40층'은 현재 도내 최고층은 드림타워복합리조트 건물의 높이(층수 기준)를 뛰어넘는 것이다.
제주도는 이러한 고도 완화가 체계적 도시관리 차원 뿐만 아니라 원도심 활성화에도 긍정적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실효성과 역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게 분출되고 있고, 시민사회에서는 찬반 논란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 불발된 압축도시 기본계획 수립...대안은?
이러한 가운데, 내년 압축도시 계획 수립 관련 예산을 전혀 확보하지 못해 제주도의 실행 준비는 차질을 빚게 됐다.
제주도는 올해 고도관리방안을 최종 확정하고, 고도지구 해제에 관한 도시관리계획 변경은 각 행정시의 여건을 고려해 2026년부터 단계적으로 추진, 2027년 전면 시행할 계획이었다.
전면 시행을 앞두고 내년에 압축도시 고도관리에 관한 세부적 실행준비를 위하 기본계획 수립 용역을 계획한 것이다.
하지만 도의회 예산 심사 단계에서 제동이 걸리면서 향후 추진 계획에 대한 수정은 불가피해졌다.
계획이 다소 꼬이자, 압축도시 기본계획 수립을 용역을 별도로 하지 않는 대신, 도시기본계획 수립 용역 과정에서 이 부분을 포함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현주현 제주도 15분도시추진단장은 "비록 압축도시 용역은 진행하지 않지만, 그동안 압축도시 조성을 위한 고도규제 해소의 일환으로 고도지구 정비를 추진해 왔고, 내년에는 각 행정시가 고도지구 정비계획을 입안할 계획이다"면서 "이 계획에서 문화재 등 필수적인 지역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의 고도지구를 해제하는 내용이 포함될 것"이라고 말했다.
압축도시 기본계획 수립 자체가 불발된 상황에 대해서는, "별도의 용역으로 추진하지는 못하게 됐지만, 필요할 경우 도시기본계획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압축도시 조성을 위한 구상을 함께 수립하는 방법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까지 압축도시 조성을 위한 방향으로 정책들이 진행돼 왔고, 절차에 따라 진행되고 있다"면서 "행정시가 고도지구 정비계획을 입안하게 되면 도의회 의견청취 및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거쳐 확정하게 되는데, 압축도시 기본계획 용역을 못하더라도 다른 일정들이 절차에 따라 진행되고 있는 만큼 고도관리 정책 결정 일정에는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헤드라인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