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박진경 대령 유공자 지정에 유족들 매우 분개"
국가보훈부 업무보고, 유공자 지정 수훈내용 집중 확인
국가보훈부가 제주4.3 당시 민간인 학살로 이어지게 한 강경진압의 책임자인 박진경 대령을 국가유공자로 지정해 파문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제주4.3 유족 입장에선 분개하고 있다"며 문제 해결을 위한 보훈부의 적극적 역할을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서울 용산 국방부에서 진행된 국방부, 국가보훈부 업무보고에서 권오을 보훈부 장관에게 박 대통령을 국가유공자로 지정하게 된 무공훈장 수훈 내용에 대해 집중적으로 물었다.
이 대통령은 "(박 대령이) 1948년 사살되어 사망했는데, 6·25 때 유공자로 훈장을 받았다는 얘기가 있던데 사실인가"라고 물었다.
이에 권 장관은 "공적 내용은 못 찾았다. 받은 날짜는 1950년 12월30일"이라고 답했다. 이두희 국방부 차관은 "(무공훈장을 받게 된 공적사항의) 정확한 내용은 남아있지 않으나 6·25는 아니고 '국가 안전 보장'과 '전몰장병'에 대한 훈장"이라고 설명했다.
그러자 이 대통령은 "(훈장을 받은 것이) 한번이 아니라 두 번인가"라고 재차 물었다.
이 차관은 "(1950년 받은 것 외에) 1952년에 또 있다. 마찬가지로 공적 사항이 특정돼있지 않고 '안전보장'으로 돼 있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제주 4.3 유족들 입장에선 매우 분개하고 있는 것 같다"며 "잘 처리됐으면 좋겠다. 방법을 잘 찾아달라"고 당부했다.
권 장관은 "이 자리를 빌려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결자해지로 책임지고 절차에 따라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15일 박 대령에 대한 국가유공자 지정 치소를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국방부는 박 대령에게 수여됐던 무공훈장에 대한 서훈 취소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검토에 착수했다. 당시 훈장 서훈이 적정하게 이뤄진 것인지 검토하겠다는 것이다.
뚜렷한 공적이 없는데도 무공훈장을 받은 사실이 확인된다면 관련 법률에 따라 서훈 취소를 위한 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무공훈장이 취소되면, 국가유공자 지정 근거도 사라져 취소될 수 있다.
그러나 이번 국방부의 검토 작업은 초반부터 어려움에 직면한 것으로 전해졌다. 1950년 서훈 자료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정빛나 국방부 대변인은 지난 16일 "1950년에 서훈된 것이기 때문에 사실 지금 자료 확인이 어렵다"며 "계속 확인은 하고 있고, 유관기관과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박 대령은 1948년 제주4.3 당시 제주도민들에 대한 강경진압 작전을 벌이다 부하들에게 암살당했는데, 이후 6.25전쟁이 한창이던 1950년 전몰군경이라는 이유로 을지무공훈장에 추서됐다.
전시에 공적을 세워 무공훈장을 받은게 아닌, 사실상 4.3당시 진압작전의 공적으로 훈장을 받은 것이다. 그런데도 국가보훈부가 당시 공적사항에 대한 확인도 철저히 하지 않은채 국가유공자로 지정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제주사회 분노가 들끓고 있다. <헤드라인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