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경 안내판' 놓고 제주도의회 민주당-국민의힘 신경전

민주당 "'30만 제주도민이 기린다'는 공덕비, 명백한 왜곡된 내용"
국민의힘 "4.3안내판, 행정이 역사 해석에 개입하면 안돼"

2025-12-16     홍창빈 기자
16일

국가보훈부가 제주4.3 학살로 이어지게 한 강경진압의 책임이 있는 박진경 대령을 국가유공자로 지정하면서 큰 파문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16일 열린 제주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위원장 박호형) 회의에서 제주특별자치도가 박 대령 추도비 옆에 설치한 ‘4·3 역사 왜곡 대응 안내판’을 놓고 제주도의회에서 여야 의원들간 신경전이 벌어졌다.

이날 회의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은 제주도가 박 대령 추도비 옆에 설치한 4.3왜곡 안내판을 언급하며 행정이 역사적 사실을 해석하는데 과도하게 개입하면 안된다고 주장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박진경 추모비 등 4.3당시 세워진 비석들의 내용이 이미 왜곡돼 있어 바로잡을 필요가 있고, 제주도가 4.3왜곡 안내판이 정부가 공식적으로 진행한 제주4.3진상조사 결과를 근거로 하고 있어 당위성도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 "제주도민이 함께 박진경 공적 기린다? 명백한 왜곡"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박진경 추도비의 내용이 왜곡돼 있어 이를 바로잡기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며 제주도의 '4·3 역사 왜곡 대응 안내판' 설치의 당위성을 옹호했다.

제주도의회 4.3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하성용 의원(안덕면)은 "안내판 설치에 대해 이남근 의원 등 다른 사람들이 바라보는 관점의 차이는 있을 수 있다"면서도 "(이번 안내판에)관련된 부분은, 새로운 쟁점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제주4.3은 많은 희생자를 낳았는데, (안내판은)그 내용 중 왜곡돼 있는 부분을 일부 수정하고 진상조사보고서에 담긴 내용을 안내하는 것"이라며 "이를 갈라치기로 보거나 이런 부분을 쟁점으로 보면 안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논란에 대해서는 역사와 지역주민들이 평가를 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진상조사보고서에 담긴 내용을 토대로 (4.3왜곡에 대응하는 안내판을)착실히 설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하 의원은 "국가폭력에 대해서는 정부가 사과를 했고, 진상조사보고서가 작성이 됐다"며 "객관적인 근거를 갖고, (보고서에)사실대로 적시돼 있는 부분에 대한 안내가 필요하기 때문에 앞으로도 관심을 가져달라"고 말했다. 

송창권 의원(민주당, 외도.이호.도두동)은 "(추모비를 보면)공비소탕으로 받아들이게 나와있다. 제주도민들이 다 공비라는 느낌을 받게 한다"라며 "추모비를 세운 사람도 보면 군경 원우회 일동으로 돼 있고 한자를 보면 '제주도민과 함께 세웠다'는 뜻이 되는데 말도 안된다"고 성토했다.

그는 또 "특정 시기만을 끄집어내 '이 때는 누가 더 많이 죽였다' 이러면 안될 말"이라며 "4.3 당시 군경 및 서북청년단 등 토벌대에 의해 희생자의 84%인 1만여명이 죽었고, 봉기자(남로당) 등 무장대에 의해 11%가 죽었다. 이 숫자만 보더라도 무고한 양민들이 어떻게 희생됐는지는 분명한 진실"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김경미 의원(삼양.봉개동)도 "지난 2018년 7월16일 초선의원 당시 첫 업무보고에서, 충혼묘지 입구에 설치돼 있던 박진경 추모비와 관련해 이야기를 했다"라며 "추모비에는 '불철주야 충정으로 선두의 지휘를 하다 불행히도 장렬하게 산화했다. 이에 30만 도민과 군경 원호회가 합동으해서 그 공적을 기린다'는 내용이 있는데, 30만 도민은 (박진경의)공적을 기린 적 없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진실의비가 지금이라도 늦지 않게 세워진 것에 고마움을 전한다"라며 "역사를 바로세우는 것이 어떤 부분에서는 우리 의원들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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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이남근 의원(비례대표)은 "박진경 대령 사태를 보며 어느 순간부터 제주4.3과 관련해 한쪽의 평가만 존재하는 느낌"이라며 "역사적 사실이 여론에 이끌리듯 평가 없이 사람의 인권을 폄하하면 안된다"고 말했다.

이어 "언제부터인가, 다른쪽의 평가는 전혀 이야기해서도 안되고 금기시되며 자유로운 발언이 안된다는 느낌을 받았다"라며 "팩트를 보면, (4.3당시)박진경 대령이 재임하던 40일 동안 구금은 2500명 정도 됐다고 하지만, 사상자는 무장대 14명에 경찰이 살해한 사람 25명이 팩트임에도, 제주도민 30만명을 다 살해하게 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저도 (박 대령을)좋은 사람이라고 보지는 않는다"면서도 "그러나 당시 20대 청년 군인으로서, 명령을 받아 할 수 있는 일이 어떤 일이 있엇는지, 지금 우리의 시각대로 정리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그는 "역사적 사실에 대해 행정이 규정을 하는 것은 안된다고 본다"며 "무고한 시민이 학살당한 4.3에 대해 옹호할 수는 없지만, 언젠가부터 남로당이라는 단어는 빠지고 군경만 들어가 있는데, 좌우 양쪽을 다 보아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강상수 의원(정방.중앙.천지.서홍동)도 "역사는 시간이 흐르며 해석이 달라질 수 있다. 사안이 나올때 마다 (해석을)바꾸고 바꾸면 역사가 왜곡이 되는 것"이라며 "행정은 중심을 잡아야 한다. 나서면 안된다"라고 주장했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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