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계엄동조 주장' 고부건 변호사 "지자체, 명예훼손 피해자 될 수 없어"

피고발인 신분 경찰 조사 출석..."계엄 선포후 오영훈 지사 뭘했나?"

2025-11-20     함광렬 기자
경찰

제주특별자치도가 지난해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불법적인 비상계엄 사태에 동조했다는 내용의 사회관계망(SNS) 게시글을 올려 고발당한 고부건 변호사가 20일 경찰에 출석하면서, "지자체는 명예훼손의 피해자가 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례가 있다"고 주장했다.

고 변호사는 20일 오후 제주서부경찰서 앞에서 명예훼손 피고발인 출석 조사 전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그는 "오영훈 제주도정은 제가 도민의 알 권리를 위해 제기한 정당한 문제 제기를 ‘명예훼손’이라는 이름으로 뒤집어씌우며, 비판을 범죄 취급하는 시대를 다시 열고 있다"며 "권력의 실책과 무책임을 지적하는 것은 죄가 아니다. 죄가 있다면, 그것은 도민을 속이고 책임을 회피하려는 그들의 행동이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대법원은 이미 수차례, 국가와 지자체는 명예훼손의 피해자가 될 수 없다고 판시했다"며 "그럼에도 제주도정이 저를 고발한 것은 법을 몰라서가 아니라, 도민의 목소리를 억누르기 위해 법을 정치적 도구로 악용한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고 변호사는 "12·3 계엄 사태 당시, 도지사는 청사에 3시간 넘게 나타나지 않았고, 제주도청은 스스로 ‘출입 통제·폐쇄’라는 표현을 사용했다"며 "그런데도 이제 와서 그 표현이 부담되자 저를 고발하는 모습은 잘못을 고칠 의지는 없고, 책임만 피하려는 권력의 민낯을 보여줄 뿐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도민의 눈을 가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가장 큰 오만이다"라며 "도민의 입을 막으려 한다면, 그것이야말로 민주주의에 대한 모욕"이라고 덧붙였다.

또 "도민을 지휘하고 보호해야 할 도지사는 그 자리에 없었다"며 "이 사실을 알고도 침묵하는 것은, 제게는 도민을 다시 한 번 위험 속에 방치하는 일과 다르지 않았다"고 밝혔다.

앞서 제주도는 사회관계망(SNS)에 제주도가 지난해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불법적인 비상계엄 사태에 동조했다는 내용의 글을 올린 고 변호사를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고발한 바 있다.

제주도는 "게시글의 주장은 완벽한 허위이며, 도지사와 제주도 공직자들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행위라고 판단해 고발조치했다"고 밝혔다.

반면 고 변호사는 이번에 형법 87조 3항(내란죄)에 규정된 '부화수행' 혐의로 고발하며 사실상 맞불을 놓았다. '부화수행'은 위법한 계엄을 인식하면서도 적극적으로 막지 못했거나 소극적으로 동조했을 경우 적용될 수 있다. 

고 변호사는 "지방자치단체가 중앙정부의 불법 명령에 협조하거나 방조한 것은 헌법질서를 파괴한 내란의 공범 행위"라며 "제주도의 출입통제 조치 및 오영훈 지사의 현장 부재는 명백한 내란 부화수행의 사례"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제주도는 '계엄 동조' 주장 자체를 허위로 규정하며 강력 대응한다는 방침을 거듭 밝히고 있다. <헤드라인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