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버스 섬식정류장 공방..."교통 정체 심화" vs "개선 효과 확인"
정민구 의원 "버스 운전자들 위험 호소...보행자는 불안"
오영훈 지사 "고려 부족했던 부분 있지만, 속도향상 등 효과"
제주특별자치도가 야심차게 추진해 온 '제주형 고급 간선급행버스체계(BRT)'의 도심권 양문형버스 전용 섬식정류장 설치사업이 중단된 가운데, 섬식 정류장의 도입 성과를 놓고 14일 열린 제주도의회 도정질문에서 공방이 벌어졌다.
이날 제444회 제2차 정례회 도정질문에 나선 더불어민주당 정민구 의원(삼도1.2동)은 섬식정류장 도입으로 교통정체 심화 등 문제가 발생하고 있어 오영훈 지사의 '책임있는 결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오영훈 제주도지사는 섬식정류장 도입으로 버스의 운행속도 향상 등 효과들이 입증되고 있고, 일부 문제점들에 대해서는 보완해 나가겠다고 답했다.
정 의원은 "섬식정류장 정책으로 '대중교통 중심도시 제주'를 내세우면서 '전국 최초'라는 타이틀을 얻었을진 모르겠다"라며 "그러나 도민들의 공감대는 뒷전이였다는 평가"라고 질타했다.
그는 "버스 기사들이 진입 위험을 호소하고 있고, 보행자들은 도로 한가운데를 건너야 하는 불안을 겪고 있다. 교통흐름 개선은 커녕, 오히려 정체가 심화되고 있다"며 "시범사업 단계에서 이미 드러난 문제였다. 이제는 명확히 따져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드러난 문제의 원인이 무엇이며, 그 문제 해결을 위한 재검토 또는 재설계 계획이 있는가"라며 "또한 향후 교통정책 수립 시 성과 중심 행정이 아닌 도민 공감 중심 행정으로 전환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는 무엇인지에 대해 답해달라"고 요구했다.
정 의원은 또 "도민들은 행정의 실수를 비난하기보다, 진심 어린 반성과 책임 있는 개선을 원하고 있다"며 "도정이 이 사안을 정책 실패로 남길지, 아니면 도민과 함께 다시 설계하는 교통혁신의 출발점으로 만들지는 지금의 선택에 달려 있기에 정책 결정권자로서 책임 있는 결단도 내릴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답변에 나선 오영훈 지사는 "BRT사업은 우리가 기본적으로 생각했던 버스 운영 체계와는 완전히 다른 체계"라며 "물론 일부 반대도 있었지만 버스의 속도가 빨라졌다는 평가가 있었다. 그 평가를 받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당선인 당시, 취임하기 전 이미 서광로 BRT 사업이 확정돼 집행되고 있는 상황이었다"라며 "당시 상대식 정류장을 설치해야 하는데, 인도폭을 줄여야 해서 가로수를 베고 인도폭이 좁아질 때였다"고 말했다.
그는 "이에 대한 문제제기가 있었고, 저도 공감해 보류를 하도록 했다"며 "이후 국토교통부 산하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와 이 사업에 대해 협의를 하면서, 설계 변경을 제안했고, 그 방법이 섬식 정류장이었다"고 설명했다.
오 지사는 다만 "좀 더 살펴봤어야 하는 부분이 있다. 양문형 버스와 섬식 정류장을 도입하면 문제가 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서광로라는 지점을 놓쳤다"라며 "서광로는 시외버스 터미널이 있어 시외버스가 많이 다니는데, 버스가 1차로와 3차로를 전부 점령하고 밀집되는 문제가 있었던 것"이라고 인정했다.
오 지사는 "3차로에 있는 (시외)버스가 1차로로 가야 하는데, 아직 시외버스는 저상버스가 아니기 때문에 양문형으로 교체하는데 시간과 투자 비용에 대한 고려가 부족했다"며 "제가 놓쳤던 부분은 이 부분이다. 그래서 지금 잠시 보류했다"고 말했다.
그는 "버스가 1차로와 3차로를 동시에 점령하는게 아닌, 1차로로만 다닐 수 있는 여건은 2026년 말로 계산을 했었다"라며 "그런데 그 1년 이상의 시간을 도민들께서 감내하기에 간단치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또 지금 1차로에서 우회전이 불가능해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며 "이 문제를 빠르게 바로잡기 위해 설계변경 작업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 지사는 "지금 제기되는 문제들의 핵심은, 자가용 이용자들이라고 본다"며 "앞으로 이러한 부분을 더 보완하겠다. 또 절차상 설명이 부족했던 부분에 대해서는 도민 여러분께 양해의 말씀을 구한다"고 말했다.
다만 오 지사는 "이제 BRT 서광로 BRT를 우리가 운영해 봤을 때 지표가 개선되는가를 이미 확인을 했다"며 "(섬식 정류장)개통 전 시간당 10.9km를 갈 수 있었는데, 개통 후에는 15.4km로 42%의 속도향상 지표가 나왔다"고 강조했다.
이어 "버스정류장의 길이도 상대식에 비해 40% 줄어들었고, 인도폭 잠식도 95% 감소했다"며 "공사비도 22% 절감되고, 공사 기간도 25% 단축되는 성과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성과와 도민들의 비판을 동시에 잘 반영하며 판단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헤드라인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