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자도 해상풍력, 결국 에퀴노르 불참...국내 공기업 단독 응모

에퀴노르 2차공모도 불참...중부발전, 수의계약 절차 수순
에너지공사, 내년 2월까지 평가 거쳐 우선협상대상자 결정

2025-10-22     홍창빈 기자
대규모

제주 추자도 인근 해상에서 추진되는 대규모 풍력발전 사업 공모와 관련해 그동안 논란의 중심에 있던 노르웨이 국영기업 에퀴노르가 빠지고 국내 발전 공기업이 단독 수의계약 수순을 밟을 전망이다.

제주특별자치도 에너지공사에 따르면 가칭 '추자해상풍력발전단지 조성사업' 컨소시엄 구성을 위한 사업희망자 재공모에서도 단독 응찰이 이뤄졌다.

단독응찰한 기업은 지난 1차 공모에도 단독으로 응찰한 한국전력의 발전 자회사인 한국중부발전(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에너지공사는 '지방자치단체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시행령'을 준용해 평가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즉, 수의계약 절차를 밟는다는 것이다.

에너지공사는 중부발전을 대상으로 내년 2월9일까지 2단계 평가 제안서를 접수한 뒤, 평가를 거쳐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이번 1단계에서는 사업수행능력평가(PQ심사)는 △시공.운영 실적 △신용등급 △투자 및 대출 확약 등에 대해 평가가 이뤄졌다.

앞으로 진행될 2단계에서는 정량평가와 정성평가가 이뤄지는데, 정량평가에서는 △도민이익공유금액(최소 1300억 원 이상) △사업규모·발전량·재무분석 자료를 기반으로 한 경제성을 평가한다.

정성평가에서는 △지역업체 참여율 △관광자원 연계 △지역경제 기여 전략 △위성데이터 기반 풍황분석·발전량 예측의 타당성 △그린수소.ESS 등 에너지정책 연계 노력 등을 심사한다고 제시했다.

이밖에도 생산된 전기는 반드시 제주도로 연계(계통연계)해야 한다고 제시됐다.

이런 공모 조건이 제시되면서, 에퀴노르측이 1300억원 이상으로 제시된 도민이익 공유금과, 제주도로 계통을 연계하도록 한 부분에서 부담을 느껴 공모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실제 지난 9월 1차 공모 유찰 이후 에퀴노르측은 <헤드라인제주>에 입장문을 통해 "현행 공모 조건은 대규모 해상풍력 개발사업을 안정적으로 추진하기에는 제도적·상업적 기반이 충분히 마련돼 있지 않다고 판단돼 이번 입찰에는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1300억원에 이르는 도민이익 공유금 조건에도 불구하고 국내 공기업이 참여하면서, 최종 결과가 주목되고 있다.

한편 추자해상풍력 사업과 관련해 과거 사업의향서를 제출한 바 있는 노르웨이 국영 에너지기업 에퀴노르가 유리한 것 아니냐는 논란이 제기된 바 있다.

특히 지난해 9월 오영훈 제주도지사가 유럽을 방문할 당시 노르웨이의 에퀴노르 본사를 방문해 경영진과 면담을 진행했다. 당시 제주도는 보도자료를 통해 오 지사가 제주도의 풍력자원 관리 방침과 주민수용성에 대한 입장을 전달했다고 설명했지만, 도지사가 추자도 인근에서 대규모 풍력발전을 계획하고 있던 사업자를 직접 만나면서 이미 '이야기'가 오간 것 아니냐는 의문이 이어졌다.

이로 인해 사업자 선정과정에 공정성이 담보될 지 의문이 제기됐다.

논란이 이어지자 제주도는 지난 5월 사업자 공모를 앞두고 평가 기준 개정을 예고했다. 지난해 12월 고시한 후 불과 5개월만이다.

개정된 고시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부분은 '풍력자원계측기 유효지역 범위, 수집·측정 기간(1년 이상) 등 계측기의 설치, 운영 및 관리계획의 적정성' 항목이다.

'풍력자원 조사자료의 적정성 여부'가 '소규모 풍력발전사업에서는 ‘풍력자원 수집·측정 기간(365일 이상이며, 반드시 연속적 기간일 필요는 없음), 풍력자원계측기 유효지역 범위, 계측기의 설치, 운영 및 관리계획의 적정성 등’으로 제시됐다.

반면, 공공주도 풍력개발사업'에서는 사업개발계획 수립 및 사업자 선정 절차 추진 시 '제주도 풍력발전종합관리계획'에서 제시한 풍력자원 조사자료를 활용하도록 했다. 

풍력발전종합관리계획에서 제시하고 있는 풍력자원 조사자료는 기상청의 20년치 위성 데이터와, 제주도가 해외 업체로부터 구매한 제주도 인근 해역 풍황 자료 등이 해당한다.

즉, 기상청 위성 자료 등 제주도가 제시한 자료를 이용해 작성한 사업계획만 인정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이미 추자도 인근에서 해상풍력사업 추진을 위해 수년간 계측기를 운용해 온 노르웨이 에퀴노르사가 확보한 기존 계측자료는 사업자 공모 과정에서는 인정되지 않게돼 논란은 일부 해소됐다. 

다만 대규모 해상풍력발전 사업으로 인한 환경성 문제는 여전히 남아있는 상황이다.

에퀴노르코리아가 과거 제출한 사업의향서에는 총 19조원을 투자해 추자도를 중심으로 동.서 해상 2곳에서 각각 1.5GW 규모, 총 3GW의 해상풍력 발전단지를 건설한다는 계획이 제시됐다. 15MW급 풍력발전기 200개를 설치한다는 구상을 담고 있었다.

이 발전기의 높이는 약 286m 수준으로, 과거 우리나라 최고층 빌딩으로 유명한 63빌딩(249m) 보다 높다.   
 
전국에서 신재생에너지 전환비율이 가장 높은 제주도에서 현재까지 개발한 풍력발사업의 규모가 1GW가 되지 않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추자도 해상풍력은 실로 거대한 규모다. 

비록 이번 공모 과정에서 사업부지가 줄어들면서 앞으로 대상지에서 추진하게 될 풍력발전 규모도 축소되고, 3GW규모의 계획을 갖고 있던 에퀴노르가 사업에서 빠졌지만, 여전히 해양경관 및 환경성 논란과, 해양생태계 영향으로 인한 어업생존권 등에 대한 논란은 남아있는 상황이다. <헤드라인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