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산간 훼손' 논란 한화 애월포레스트사업, 전략환경평가 부실 의혹
사전 입지검토에 '초지 보전' 의견, 전환평에서는 '누락'
한동수 의원 "전형적인 칸막이 행정...초지전용 불가"
중산간 훼손 논란이 일고 있는 제주 애월포레스트 관광단지 개발사업과 관련해 전략환경영향평가가 부실하게 이뤄졌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전략환경영향평가에서 관계 부서들의 의견을 듣도록 하고 있는데, 초지를 관리하는 부서의 의견이 누락된 사실이 확인됐다.
그런데 초지관리 부서는 이 사업에 대한 사전 입지검토에서 '초지 보전' 의견을 제출한 바 있어, 이 의견이 제출됐다면 전략환경영향평가를 통과하지 못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16일 열린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제443회 임시회 환경도시위원회(위원장 정민구) 제주도 기후환경국 등에 대한 행정사무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한동수 의원(이도2동을)은 이 같은 문제를 제기했다.
한 의원은 "애월 포레스트 사업에 대한 전략환경영향평가가 2025년 2월에 통과됐다"며 "제가 살펴본 결과, 심각한 문제가 발견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제가 살펴본 결과, 전략환경영향평가서에는 사업 부지 약 70%, 정확히 69.5%를 차지하는 초지 전용과 관련한 관계기관의 의견이 없다"며 "초지보다 면적이 훨씬 적은 농지·산지 전용 관련 의견은 있는데, 유독 초지 관련 의견이 없다.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강애숙 제주도 기후환경국장은 "초안과 본안을 행정시의 토지 관련 부서로 보냈는데, 그에 대한 이견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자 한 의원은 "'제주도 사무위임 규칙'을 보면, 도지사로부터 위임받은 사무 중 행정시장에게 재위임할 수 있는 사항에서 초지법 관련 일부 조항이 제외돼 있다"며 "관광시설의 용지로 전용하는 경우나 투자진흥지구 지정을 위한 전용은 행정시가 아니라 제주도 권한"이라고 강조했다.
즉, 애월포레스트 개발사업의 전략환경영향평가에서 초지와 관련한 의견은 제주시 축산부서가 아닌, 제주도청 축산부서에 확인해야 했다는 것이다.
한 의원은 "제주시는 이 사업과 관련해 '우리 기관으로 접수된 문서가 타 기관에서 처리해야 할 사항으로 판단되어 이송합니다'라며 제주도 친환경축산정책과로 문서를 이송했다"며 "그런데 제주도 축산정책과의 의견을 받았는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강 국장은 "없다"고 답했고, 한 의원은 전략환경영향평가를 하면 현장을 방문하는데, 현장이 대부분 초지인 것을 확인했을 것인데 어떻게 할지 확인을 해야 하지 않는가"라고 꼬집었다.
한 의원은 "제주도 축산정책과가 의견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2024년 3월 이뤄진 이 사업 사전입지검토 자문에서 '초지를 보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냈다"며 "초지 전용 허가를 내줄 수 없다는 취지"라고 강조했다.
그는 "사업부지 내 초지 비율은 69%에 달한다"라며 "초지 전용 허가 없이 애월 포레스트 사업 추진이 가능한 것인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에 강 국장은 "전략환경영향평가 심의 당시에는 이런 의견이 회신되지 않아 관계부서 의견을 수렴하지 못했다"며 "도시계획과와 관광산업과 등 승인부서가 이런 의견을 받는다면, 그쪽에서 판단이 이뤄질 것"이라고 답했다.
한 의원은 "부지의 69.5%가 초지인데 해당 부서 의견이 없다고 해서 그냥 통과시키는 건 부실한 평가"라며 "이 사업은 민감한 사안이다. 도민의 의구심과 반감을 해소하려면 투명해야 했다. 환경정책과에서 초지에 대한 의견을 자발적으로 확인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강 국장은 "저희는 협의부서이고 승인부서 주관으로 관련 협의를 진행한다"며 "다만 다시 한번 확인했어야 한다는 점에는 동의한다"고 답했다.
그는 "절차상 공식적으로 의견을 요청했고 답변이 없었기에 이견이 없는 것으로 처리했다"며 "절차상 큰 하자는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 의원은 "환경부에 확인해보니, ‘초지 전용이 불가하다’는 도 축산정책과의 의견이 제출됐다면 전략환경영향평가 통과 여부도 달라질 수 있다고 했다"고 말했고, 강 국장은 "기간 내에 답변이 오지 않아 인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심의가 진행됐다. 다음 단계부터 적용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항변했다.
한 의원은 다시 "초지 전용이 어려워 사업 추진이 불가능한 결론에 이를 수도 있다"며 "특혜 시비와 갈등만 커질 인허가 절차를 계속할 이유가 있는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에 강 국장은 "이 자리에서 처음 인지한 내용이라 승인부서와 협의해 보겠다"며 "정상 절차로 진행된다면 환경영향평가에서는 이 부분을 중점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본다"고 답했다.
한편 한화그룹 계열사가 주축이 돼 설립된 애월포레스트피에프브이가 추진하는 애월포레스트 관광단지 개발사업이 최근 인허가를 위한 사전 절차를 모두 마치고, 본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최근에는 경관위원회 심의를 조건부로 통과했으며, 앞으로 개발사업심의 및 환경영향평가 등 핵심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2036년 12월까지 1조7000억원을 투자해 제주시 애월읍 상가리 17-5번지 일대 해발 300∼430m 지역 125만1479㎡의 부지에 대규모 관광단지를 조성하는 것을 주 내용으로 한다.
애월포레스트피에프브이는 한화호텔&리조트가 62%, 한화투자증권이 10%의 지분을 갖고 있다. 사실상 한화가 주도적으로 추진하는 사업이다.
사업은 3단계로 나눠 진행된다. 1단계는 2027년부터 2031년까지 호텔 200실 및 워케이션 시설 496실 등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2단계는 2031년부터 2033년까지 숙박시설 246실 및 휴양문화시설을, 3단계는 2033년부터 2036년까지 숙박시설 148실 및 클럽하우스, 직원관련 시설 등을 조성하는 계획을 제시했다.
그러나 개발 예정부지가 해발 300m 이상에 위치해 중산간 지역에 위치해 있는데다, 사업부지가 지하수자원특별관리구역으로 지정돼 있어 논란이 커지고 있다.
사전 입지 평가도 사실상 형식적 절차로 그대로 통과시킨 이 사업은 올해 들어서는 전략환경영향평가 절차를 마무리했다. 다만, '적정한 용수 공급계획을 수립하고 검증받는다'는 조건으로 통과했다.
애월포레스트의 하루 예상 용수 수요는 상수도 3128.7톤, 중수도·빗물 2260톤 등 총 5388톤에 달한다. 문제는 하루 3000톤 넘는 상수도 공급을 필요로 하지만, 현재 사업 예정지 주변 수도시설로는 공급이 어렵다는데 있다.
물 공급 계획은 이 사업의 최대 난제인 셈이다.
그런데 이 개발사업이 추진되는 시점에 오비이락격으로 '중산간 보전 도시관리계획 기준'을 새롭게 정하면서 논란을 샀던 제주도정이, 상수도 공급계획도 사전 검토를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을 산 바 있다.
이에 대해 제주도는 "애월포레스트 용수공급 검토는 2024년 10월부터 2025년 1월까지 진행된 전략환경영향평가 협의 과정의 일환으로, 환경영향평가법 제9조에 따라 모든 대규모 개발사업이 의무적으로 거쳐야 하는 절차"라고 해명했다.
이처럼 사업 추진 과정에서 중산간 난개발 논란에 이어 물 공급 계획 등 각종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전략환경영향평가 부실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그 결과가 주목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