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시대, 제주의 문화예술 일자리 톺아보기
김대훈 / 제주대학교 행정학과 박사과정
2022년, ChatGPT 출시 이후, AI는 단순 반복 업무를 넘어 창의적 영역까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제주의 문화예술 분야 역시 이러한 변화의 물결 앞에 서 있다 하겠다.
AI가 일자리를 위협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지만, 과거 산업혁명과 컴퓨터 혁명이 새로운 직업군을 창출했듯이, AI 또한, 문화예술 분야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관건은 두려움에 머물러 소극적으로 대응할 것이 아니라, 주체적으로 미래를 설계하는 적극적인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제주 문화예술인들이 AI를 창작의 도구로 활용해 더 넓은 세계로 나아갈 수 있도록 지혜로운 준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요사이, AI 기술개발과 도입만으로 우리의 일자리가 급격히 사라질 것이라는 주장이 있지만, 선뜻 동의하기 어렵다. 사회적 관계망과 만나야 소비가 되는 접촉(face to face)경제 하에서 작동하는 노동시장은 기술의 발달이 모든 것을 당장 대체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AI 앞에 마주선 우리의 일자리가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직(職)'과 '업(業)'에 대한 혼동 때문은 아닌지 다시 한 번 궁리해 본다. 예술의 역사를 보면, 도구의 진화는 손과 몸에 주로 의지하던 예술가들이 머리를 더 쓰도록 유도하였고, 창작의 과정이나 욕망의 표현이 편리해지는 과도기에 일부 장인들은 철학자로 차별화하여 사회를 이끄는 역할, 치유의 역할을 담당해왔다. AI는 우리와 미래의 ‘직’을 대체할 수는 있지만, ‘업’의 본질을 재정립하려는 이에게는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예술의 세계가 넓은 만큼 AI가 닿지 못할 영역이 많고, AI랑 같이해야할 영역, 그 지평이 끝없이 넓기 때문이다.
오삼일 박사 등은 ‘AI 도입은 저성장의 늪에 빠진 한국에 있어 생산성 증가 → 경제성장 → 산업규모 확대 → 일자리 증가로 이어지는 도약의 계기가 될 수 있다’ 고 긍정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동감한다. AI로 재편되어야만 할 문화예술분야의 새로운 생태계는 제주의 문화예술에 찾아온 좋은 기회라 생각한다. 좋은 미래이다. AI가 일자리를 빼앗아가는 것이 아닌 새로운 수요와 역할을 만들어주는 도구로 삼아 제주 문화예술의 일자리를 재설계해야 할 시점이라는 것이다.
문화정책 과제와 연구는 시기마다 다른 옷을 갈아입었다. 일자리 창출이 우선이던 때에는 문화정책과제에 공공재원 투입을 통한 일자리정책을 연결하였고, 지방소멸과 지역균형발전 해결이 강조되던 시기에는 문화도시 등 문화를 통한 지역재생과 성장론이 역할을 했으며, 근래 들어서는 국가 브랜드에 기여하는 도구로서의 문화에 대한 접근이 이루어지고 있다.
AI의 발전! 그럼 문화예술 연구자들인 우리는? AI가 쉽게 모방할 수 없는 해녀문화, 제주신화, 제주의 역사를 프롬프트 기획, 데이터 큐레이션, 디지털 편집, AR/VR 스토리텔링과 같은 ‘새로운 직무’로 콘텐츠의 질을 높여, 지역의 고유성을 유지하면서도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는 성공사례를 만들어나가면 되지 않을까?
기술, 연구영역, 현장, 관리역, 기부역 들이 거버넌스를 이루면서 협력하는 것이 숙제라 생각한다. 이 때 그 거버넌스에 AI가 하나의 주체로서 참여할 수 있도록 모든 문을 열어두면 될 듯 하다.
도구는 끊임없이 발전을 거듭한다. 그 도구는 인간이 하기싫고, 힘들고, 어려운 일을 해왔다. 그 도움으로 생산성은 높아지고, 우리 사피엔스들은 여가를 즐길 수 있게(호모 루덴스적 역할) 되었다. 이제 AI라는 새로운 도구를 두려움의 대상이 아닌, 제주만의 독창적인 이야기를 세계에 들려주도록 만들어주는 '최첨단 창작 도구' 거버넌스의 한 주체로 삼아야 할 때다.
AI라는 새로운 도구와 함께 제주 문화예술이 글로벌 무대에서 꽃피울 그 날을 기대해본다. <김대훈 / 제주대학교 행정학과 박사과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