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제주 18시간 보트 타고 밀입국, 왜 아무도 몰랐나

중국인 6명 밀입국 사건, 군.경 해상경계 구멍 도마
440km 거리 바다 건너 상륙때까지 '깜깜'..."레이더 탐지 안됐다"

2025-09-17     함광렬.윤철수 기자

중국인 6명이 고무보트를 타고 장시간 항해 끝에 제주도 해안을 통해 밀입국한 사건과 관련해, 군.경의 해상 경계체계가 도마에 오르고 있다. 제주 해상경계 시스템에 구멍이 뚫린 단면이 그대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17일 오전 제주해경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주해양경찰청의 고무보트 밀입국 사건 관련 브리핑에서는 해상경계 시스템에 구멍이 뚫린 문제에 대한 취재진들의 질문도 이어졌다.
 
해경의 발표 내용을 종합하면, 이번 밀입국 사건은 지난 8일 오전 7시 56분쯤 제주시 한경면 용수리 해녀탈의장 인근 해안가에서 정체불명의 수상한 고무보트가 있다는 마을 주민의 신고가 해경에 접수되면서 처음 확인됐다. 

군.경이 현장에 도착할 당시 고무보트에서는 구명조끼 6벌, 다량의 유류통, 중국어로 표기된 빵 등 비상식량, 거치된 낚시대 2대, 전동추진기 등이 발견됐다. 구명조끼 수와 유류통 등을 미뤄 먼 거리에서 항해해 온 밀입국 보트일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한 경찰과 해경은 바로 밀입국자 검거작전에 돌입했다.

사건발생 당일인 8일 오후 6시30분 서귀포시 소재 모텔에서 1명을 검거한 것을 시작으로, 12일까지 총 6명이 검거됐다. 밀입국자 6명에서는 여성 1명도 포함됐다. 

조사 결과, 제주도 등에서 장기간 불법체류 이력이 있는 이들은 지난 5월 소셜미디어(SNS)에서 우리나라로 몰래 들어갈 사람을 모집한다는 내용의 광고글을 보고 참여해 밀입국 계획을 세웠던 것으로 드러났다.

고무보트를 구입한 이들은 지난 7일 낮 12시19분쯤 중국 장수성 난퉁시 인근 해안에서 고무보트를 타고 출항했다.

밀입국

평균 속력 13노트로 17시간40분간 항해를 한 끝에 8일 오전 6시쯤 제주시 한경면 용수리 해안에 도착한 것으로 조사됐다. 항행 거리로는 440km(237해리) 정도이고, 항해 시간은 무려 17시40분이었다. 

평균 속력 13노트(knot, 약 24km)로 항해하는 동안 군.경의 레이다 망에서는 전혀 감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해안에 상륙해 고무보트를 달아난 후에도 해군이나 경찰, 해경 등에서는 상황을 인지하지 못했다.

제주도 해안 250km 사면에는 40여 대의 열상 감시장비들이 24시간 가동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고무보트 잠입에서는 속수무책이었다.

제주경찰청 해안경비단 레이더와 TOD(열상관측장비), 해군, 해경, 그 어디에서도 고무보트의 잠입을 포착하지 못했다. 

도착 후 2시간이 다 될 무렵인 오전 7시56분쯤, 한 주민이 이들이 타고 온 수상한 고무보트를 발견해 해경에 신고를 한 후에야 군.경이 대응이 시작됐다. 해상 경계시스템에 완전히 구멍이 뚫린 것이다.

이처럼 밀입국 보트 탐지에 실패한 이유는 고무보트가 금속자재가 아닌데다, GPS 위치발신시스템을 껐고, 야간 라이트를 켜지 않았기 때문으로 추정되고 있다. 

밀입국사건에

해경 관계자는 이날 브리핑에서 고무보트가 제주를 향해 항해할 당시 상황에 대한 설명을 요청하자, "(고무보트에서) 제주에서 11해리 정도 떨어진 곳에서 GPS 위치정보시스템을 끄고 제주로 들어온 것으로 파악됐다"며 "(제주 해안에) 어느 정도 들어오니 불빛이 보이고 육안으로 찾을 수 있다고 생각했고, 추적을 당할까봐 차단을 했다고 진술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해안경비단 레이더와 TOD(열상관측장비)를 통해 미확인 선박이 접촉되면 우리 해양경찰의 경비세력을 이용해 미확인선박을 추적하고 검문검색을 통해 식별하는 절차를 훈련하고 있다"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앞으로도 유관기관과의 공조체계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레이더 감시장비 운용은 제주경찰청 해안경비단에서 관리하는 것이어서 해경에서 이 부분에 대한 직접적 설명은 하지 않았다.

또 다른 해경 관계자는 "(레이더 감시망에서 고무보트를 탐지하지 못한 이유에 대해서는) 소관기관에서도 파악하고 있다"면서도, "고무보트가 작고 속력이 빠르기 때문에 레이더에는 잡히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해경에서는 해안경비단 레이더 TOD를 통해서 미확인 선박이 확인되면 추적, 검문 검색을 하는 훈련을 매월 실시하고 있다"며 "공조 체계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제주해경청이 맡고 있는 면적이 전체 26%(9만 2872㎢)로, 제주도 면적 50배 정도 되는데, (탐지를 하려면) 많은 장비가 필요할 것이다"며 "이에 대한 본청과 조율 부분은 조사가 내부적으로 마무리가 되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이번 밀입국 고무보트의 운항 노선에는 어선이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고, 해경 경비함정 두 척도 고무보트를 탐지하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럼에도 이번 밀입국 사건과 관련해 구멍 뚫린 해상감시시스템 문제에 대한 철저한 규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헤드라인제주>